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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거즈

폭풍업뎃 - 김상현 이야기

by 2021S 2010. 8. 16.


오늘도 어김없다.

일요일만 되면 기자들 KIA로부터 조련을 받는다.

오늘도 기사 마감을 코 앞에 두고 .. 경기 흐름이 싹 바뀌었다. 기사 다시 뒤집는 수밖에.

지난주 군산에서도 이기는 경우 지는 경우 해서 .. 경기 결과에 따른 4개의 경우의 기사를 한꺼번에 썼다.

일요일, 마감 시간 넘어서 써 놓은 기사 못 넣은 경우도 있고.

그래도 오늘은 그나마 정말 양호하게 기사 마감을 할 수 있게 해 준 KIA. 감사하다.

올 시즌 끝내기 패 신나게 기록한 KIA, 두 번째 끝내기 승을 기록했다. 해결사 김상현이 끝내줬다.

맞는 순간 아.. 끝났다.. 하면서 바로 노트북에 얼굴을 묻고 기사 마감을 했다. 어떻게 홈에 들어왔는지.. 그라운드 돌아볼 여력도 없었다.

앞선 타석에서 김상현 꽤 좋지 못했다. 타격 밸런스가 무너져서 정신없었던 김상현.

패전투수가 된 이정훈에게는 성적이 괜찮아서 조금 더 적극적이고 편하게 공격을 할 수 있었다고.

포크볼이 들어올 것이라고 생각하고 타석에 들어섰는데 예상이 벗어났다. 공 두 개가 바깥쪽으로 들어오자 다시 바깥쪽 승부가 이뤄질 것이라고 생각하고 전략을 수정한 김상현. 바깥쪽 높은 볼이 들어왔고 그대로 우측 담장으로 넘겨버렸다.

김상현은 극적이다. 그리고 적극적이다.

김상현이 히어로가 되는 날 하는 얘기는 비슷하다. 자신의 전략이 맞아 떨어졌다는 것. 당연히 전략이 성공했기 때문에 좋은 결과가 나오는 것지만, 그 전략이 단순하지는 않다.

어떤 노림수를 가지고 들어가지만 그 노림수를 상황에 따라서 순간적으로 바꿀 줄 안다. 타율이 어디 내세울 정도가 아니라서 그렇기는 하지만 한방에 집중하고 있는 김상현이다.

2군에서 눈물의 시간을 보냈던 만큼 야구에 대한 절실함도 알고, 야구의 화려함 뒤에 가려진 쓴 맛도 알고 있는 김상현. 그래서 더 인간적인 선수 중 하나다.

김상현 하면 기억에 남는 모습 중에... 지난해.. 후배들 덕아웃에 앉아서 망중한을 즐기고 있었더란다. 김상현 가만히 앉아있으면 뭐하느냐고 종이 뭉치를 들고 와서 후배들에게 나눠준다.

상대 선수 분석표다. 본인이 직접 만든 것은 아니고 전력분석팀에서 준 자료였을 것이다. 김상현 이건 뭐고, 저건 뭐고 하면서 표를 보면서 후배들에게 설명을 해준다. 귀 기울여 듣는 선수도 있었고, 이건 무슨 그림이냐는 식으로 슬쩍 보고 넘어간 선수도 있었다.

지피지기면 백전백승이라고 했던가?

그냥 받아만 두는 것인지 꼼꼼히 살펴보는 지는 모르겠지만 빅초이의 가방에도 늘 암호 같은 종이가 한쪽을 차지하고 있다.


정신없이 마감하느라 홍성흔의 부상 소식을 늦게 접했다.

주말 첫 경기. 훈련을 막 시작한 롯데. 한 선수가 KIA 덕아웃으로 성큼성큼 걸어온다. 홍성흔이다.

유유히 적군 진영에 들어온 홍성흔 덕아웃 냉장고 문을 열고 음료수를 찾는다. 3루에 시원한 음료수가 없다면서.. 시원한 음료수를 득템 한 홍성흔 의기양양하게 본진으로 돌아갔었다. 파이팅 넘치고, 알짜배기 활약으로 팬들을 즐겁게 해주는 프로 중의 프로.. 홍성흔 선수의 쾌유를 빕니다.

<사진제공=KIA 타이거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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