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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거즈

11월이 달린다.

by 2021S 2011. 11. 10.


바쁘다.

몸도 마음도.

비시즌의 바쁨에 매일같이 들여다보던 이 공간도 소홀했다.

거의 1주일 만에 로그인을 했다.

기사를 봐도 바쁘다. 그래서 요즘 신문 열어보기가 겁난다.

가장 바쁘고 기사 쓰기 싫을 때 선택하면 좋은 기사가 일문일답.

별 고민 없이 쭉 타자질을 하면 된다.

단독 인터뷰가 아닐 경우, 일문일답이 무색한 경우에는 멘트로 기사를 처리하면 된다.

~라며 ~라고 말했다. 멘트 몇개 나열하다보면 기사 하나 뚝딱 만들어진다.

내 머리는 쉬고, 남의 입을 빌어 기사를 쓰는 것이다.

요즘 내 기사가 그런다.

지난 이틀 광주서울광주목포광주.

상경-시상식-기사송고-인터뷰-첫 식사-귀경-잠시취침-목포출발-전남 선수단 해단식-전남 종합스포츠센터착공식-낮술 한 잔-사무실복귀-타자질-상무지구 폭풍질주-야구장 트윗 벙개 취재-늦은 저녁과 차 한잔.

글쓰기 귀찮을 때는 ‘사진’이라는 무기가 있다. 크게 사진 지르고 슬쩍 기사를 줄이면 된다.

오늘 업데이트는 사진을 무기로.


# 11월2일 또 다른 캠프가 시작됐다.

누군가는 떠났고 누군가는 남았다.

남은 자, 남겨진 자.




시즌이 끝나면 어찌됐든 심리적인 여유가 생긴다. 얼굴들도 달라진다. 살들도 찌고 찡그러져 있던 얼굴도 펴진다.

호랑이한마당때 찍은 사진.

그냥 좋은 사진.  ㅎ

의외의 단짝 김주형과 안치홍. 이날도 꼭 붙어서 알콩달콩.

김주형은 남았다. 팔꿈치가 아물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





비시즌의 여유. 이번에도 임준혁이 포인트다.

다른 사람 찍고만 다녔지 정작 내 사진은 없다.

사진 찍는 게 익숙지 않은 것도 있고.

모처럼 카메라 앞에 섰다. 코믹 영화 포스터 같아서 맘에 드는 사진.



#11월4일 전설이 모였다.


타이거즈 OB 모임이 있었다.

김응용 감독님은 개인적으로는 처음 뵈었다.

아 몰라. 기자들 있으면 앞으로는 안 올거야.. 라고 하시면서도 툭툭 말씀을 하신다. 슬쩍 웃으시면서.

무슨 얘기를 하셨더라. 박수까지 치면서 무척 즐거워 하셨다.




 

“감독님이 나이 드셨다고 술을 안 드시니 재미가 없습니다”라며 핀잔을 주던 김봉연 교수에게


“교수가 그렇게 말을 막 하면 되나”면서 껄껄.


“팔씨름 한번 해야겠다”던 김응용 감독님은 감독 제의가 오면이라는 말에 “감독? 당연히 해야지”라면서 1초의 망설임도 없이 크게 외치셨다.


“그동안 불러주지도 않더라”며 농사 짓다가 급하게 배타고 오셨다고 잘 차려나 입고 올 것 그랬다는 감독님.

가장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는 첫 우승 퍼레이드날이야기.

퍼레이드 끝내고 최윤범 단장과 임채준 팀 닥터 고향마을에 감을 따러가셨다던 감독님. 감을 잔뜩 싣고 돌아오던 길에 교통사고가 나셨단다.

고가도로에 차가 겨우 걸쳐 멈췄다면서, 세 분 그때 이야기를 하면서 이랬네 저랬네 이야기 보따리.


차에서 내려서 배를 잡고 웃는 두 분을 보고 최 단장님이 지금 웃음이 나오냐면서 정색을 하셨다는데 그 장면이 머리에 그려졌다.

퍼레이드 뉴스가 아니라 다른 뉴스가 나올 뻔했다면서 웃으시던 감독님.




최 단장님은 이날 골프 모임 대신 앞으로는 야구 모임을 하자면서 제의를 하셨다. 야구팬들에게도 좋은 이벤트가 될 거라면서.

단장님의 열성적인 모습에 ‘단장님은 여기서도 단장님이시네’라면서 웃던 전설의 스타들.



#11월7일 윤석민이 웃고 울었다.


거리가 있어서 시상식 현장 취재는 못 가봤다. 어떻게든 현장을 뛰려고 하면서 일을 했는데. 4시즌 만에 현장 투표를 했다.

시상식 끝나고 미디어 인터뷰 시간.

질문을 던지기 위해 손을 든 나를 보면서 KBO 이진형 팀장이 멀리서 오셨다고 특별 코멘트까지 하며 마이크를 넘겨 주셨다.

서울식 2단 고음으로 얘기를 하려고 했는데, 난 광주에서 나고 자란 어쩔 수 없는 광주 사람이다.



윤석민. 윤석민.

자신의 이름이 그렇게 간절했던 때가 있었을까.


방어율왕을 차지했던 2008년에도 윤석민은 MVP 후보에 이름을 올렸었다.

난 기억도 하지 못했었는데 시즌이 끝날 무렵 윤석민이 당시 얘기를 했었다.

자신을 뽑아주겠노라고 했던 사람이 7명은 됐는데 2표밖에 나오지 않았다고. (사실 3표가 나왔다)

나도 뽑아주겠다던 사람 중 한 사람이었다고는 하는데 기억조차 하질 못하는 걸 보니 윤석민의 이름에 동그라미를 치지 않았던 것 같다.

이번에는 배신하면 안 된다면서 “저를 뽑아주시면 앞으로 KIA의 인터뷰를 책임지겠습니다”고 웅변을 했다.

이변이 나오질 않을 성적의 후보자가 있다면 애교표가 나오기도 한다.

어찌됐든 상은, 받을 사람이 받기 마련이다.





MVP 수상 기념.. 윤석민이 이야기는따로  업데이트 할 예정.


바쁘다 바쁘다 입으로 투정은 하지만. 난 어쩔 수 없는 일체질. 어떻게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바쁘게 뛰어다닐 때 가장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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