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평에 다녀왔다.


마침 상무와의 경기가 있었고, 재활군 선수들 근황 좀 살펴보려고.


오늘은 그 얘기를 하려고 했는데. 주제를 바꿨다.


김영광의 이야기다.

 

 

 


KIA 팬들에게도 생소한, 나도 직접 이 선수가 경기를 하는 것을 보지는 못했다.


하지만 이곳에 김영광이라는 선수가 있었다는 것을 말해주고 싶었다.

 

아직은 프로 선수라는 게 어색할 루키. 어떻게 어떤 모습으로 다시 KIA 팬들에게 이름을 알릴지는 모르겠지만.

 

내 나름의 작별인사다.

 

내가 일하는 곳에는 많은 이들이 오간다.

 

이름이나 겨우 알다가 잊게 되는 이들도 있고 유난히 각별하게 마음이 맞는 이도 있고. 많은 이들이 흘러가는 곳이다.

 

김영광은 괜히 마음이 가는 이였다.


우선 장채근 감독의 신신당부가 있었다. ㅎ

김영광은 장 감독님의 홍익대 제자.


통화를 하는데 만나면 꼭 이 말을 그대로 전해주라고 하셨다.

 

 “똑바로 해라. 안 그러면 내가 다리를 확 분질러버린다.”


애국가를 부르러 왔던 그날. 김영광을 보고, 장채근 버전으로 그대로 말을 전했다. 수줍어 하면서 열심히 하겠다고 웃던 김영광.

 

한 투수와 이런 저런 대화를 하는데 김영광 얘기가 나왔다.


어쩌다가 김영광의 이름이 나왔는지 모르겠지만 “그 놈 볼이 좋아서 깜짝 놀랐다”는 이야기였다.

선수들은 캐치볼만 해봐도 대충 상대의 견적을 뽑는다.

공 끝이 좋아서 괜찮은 놈 들어왔다고 생각을 했단다. 역시 문제는 경기 풀어나가는 부분.


위기 상황에서 흔들리는 것을 보면서 그게 아쉽더라면서. 그 부분만 보완되면  좋은 피칭을 할 수 있을 거라고 말을 했다.

모든 선수를 일일이 눈으로 확인할 수 도 없고. 봐도 잘 모를 때가 있다. 그럴 때는 주변에서 보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된다. 

 

이대진 코치도 김영광을 얘기했었다. 성실한 선수, 준비가 잘 된 선수인 것 같다고.


아마 선수들은 프로처럼 정기적으로 경기를 하는 것이 아니라서 그런 부분에 대한 대처가 부족한데. 꾸준하게 피칭을 잘 해온 것 같다고 말을 했다.

그리고 김영광은 며칠 뒤 괌 캠프에 합류하라는 얘기를 들었다. 며칠 전부터 짐을 풀고 싸고, 풀고 싸고 그렇게 괌에 갈 준비에 들떠 있었다.


캠프 가기 전날 통화를 했었다. 

 

그때 썼던 기사..


김영광은 “괌에 간다는 얘기를 듣고 기분이 정말 좋았다. 며칠째 짐을 싸고 풀고를 반복했다. 처음 가는 캠프라 선배들에게 조언도 구하고 정신이 없었다. 부상 없이 내 페이스대로 가진 것을 보여주고 돌아오는 게 목표다. 캠프 마지막날까지 생존할 수 있는 게 가장 큰 목표지만 그렇게 되지 않더라도 많은 것을 배우고 느끼고 오자는 마음으로 캠프를 준비했다”고 말했다.

김영광은 성실함과 구위로 코칭스태프에게 좋은 점수를 받았다.

이대진 투수 코치가 “학창시절부터 꾸준하게 피칭을 하면서 준비를 잘한 것 같다”며 기대주로 꼽는 선수 중 하나.

선배들에게도 좋은 공을 가진 후배로 눈길을 끌었다. 문제는 경험이다.

김영광은 “예전부터 경기 출전에 상관없이 꾸준하게 피칭을 했었다. 밸런스와 컨트롤은 괜찮은데 위기 상황에서 흥분을 잘하는 편이다. 침착하게 경기 풀어가는 능력을 배워야 한다. 선배들과 훈련을 하면서 부족한 부분을 채우겠다”며 “자신있게 경기를 풀어가는 모습이 멋져서 양현종 선배를 좋아했다. 먼저 선배님께 전화번호를 물어봤었다. 종종 전화를 해서 조언도 구하는데 친절하게 잘해주신다. 함께 훈련을 하게 돼서 설렌다. 열심히 배우고 오겠다”고 각오를 언급했다.

 

...

 

양현종을 좋아한다면서... 선배님이 친절하게 알려주셔서 기분이 좋다고 웃던 김영광.

캠프 출발하면서 잘 다녀오겠다고 메시지를 남겼던 김영광은 오키나와에는 가지 못했다.

 

1월 마지막 날 안부를 묻는 메시지를 남겨 놓고는..  일본까지는 합류하지 못했다고 말을 했다.

그래도 많이 배우다가 돌아간다고 앞으로 부족한 부분 보완하겠다던 신인 투수.

 


한참을 못 보다가 오늘 함평 불펜에서 김영광을 만났다.


심동섭의 피칭을 보기 위해 나갔는데 김영광이 있었다. 유심히 심동섭의 피칭을 지켜보던 김영광. 그게 KIA 김영광의 마지막 모습이다.

 

 

 

 

사무실에 있는데 트레이드 소식이 전해졌다.

 

전화를 했는데 받질 않더니.. 이내 전화를 걸어왔다. 해맑은 목소리로.

 

이상하다 싶어서 조심스레 어떠냐고 물었다. 기자의 촉. 머리가 복잡해지기 시작했다.

 

무슨 일이 있느냐는 말에 내가 말문이 막히고 말았다. 더듬더듬 트레이드 사실을 말해줬다. 어떻게 하다 보니 내가 트레이드 통보를 하게 된 셈이 됐다. 이런 경우가 ...

 

내가 장난이라도 치는 줄 알았는지, 무슨 소리냐고 어리둥절해 하던 김영광.

 

 정말이냐고 신인인데 그게 가능하냐고 묻는데 괜히 찡했다.

 

기억에 남는 작별이 될 것 같다.

 

적응도 하기 전에 떠나야 하는 게 안타깝지만.. 자신의 진가를 알아봐 준 누군가가 있다는 것. 가치를 인정받았다는 사실에 힘을 얻고 씩씩하게 새 출발 하기를.

 

다시 또 김영광의 이야기를 담을 수 있는 날이 오기를 기다리며. 영광아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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