핸드폰으로 뚝딱 사진을 오리고 글을 올리고.


진득하니 노트북 앞에서 글자 하나하나를 고민하는 것보다 간편하다. 편리하다.


그런데. 나중에 돌아보기엔 가볍고, 찾기가 힘들다.


그냥 바람처럼 훅훅 지나가는 느낌이다. 블로그를 했던 이유 중에 하나가 기록. 기억을 담기 위한 것이었는데.

 

 머리에 다른 생각을 담고 있을 틈이 없이 힘들었던 여름이 흘러갔다.

 

아직도 한번씩 정신이 아득해지지만 잘 버티고 있는 중. 시간 나는 대로 틈틈이 기록을 쌓아갈 예정.

 

 

어제 밤에 코치님들 사진을 올렸는데. 생각난 코치님들 위주의 덕아웃 이야기.

 

공손하게 인사를 하고 있는 스틴슨.


 

 

 

상황은 이랬다. 일찍 그라운드에 나온 스틴슨이 야수 담당 코치진 사이에 끼어있었다.

 

김민호 수비 코치가 폴더 인사를 가르쳤고, 스틴슨은 아주 곱게 인사를 했다.

 (평소에 보면 인사말이 내가 하이, 스틴슨은 안녕하세요다. 필의 안녕하세요는 그냥 한국 사람이 하는 말이다. 에반도 안녕하세요로 시작을 해서 감사합니다로 끝난다. 첫 대화때 한국음식 좋아한다면서 “비빔밥. 음 도올솥 비빔밥”을 말했었다. 매운 것 잘 먹는다고 큰소리를 치더니.. 라커룸에서 불닭볶음면 드시는 분이다.)

 


스틴슨의 90도 인사를 뒤에서 조용히 지켜보고 있던 이대진 코치.


 
스틴슨을 열심히 부르시더니 “왜 나한테는 그렇게 인사를 하지 않느냐!”고 장난을 거셨다. 아.. 일어·영어 구사자인 이대진 코치 담백하고 고급진 발음으로 영어로 대화를 하셨다. (여러분의 편의를 위해 한글로 번역해드림)

 

스틴슨이 당황(?)해서 몇 번이나 꾸벅꾸벅 인사를 했다. 폴더 인사를 하는 스틴슨과 그를 흐뭇하게 지켜보는 이대진 코치. 

 

이날 턱수염을 밀고 등장한 스틴슨. 깔끔하니 나이처럼 어려보인다며... 코치님과 나는 굿을 외쳤다.


 

 

 

 

 

분위기 메이커 김민호 코치님. 이야기를 나눠보면 정말 야구를 사랑하고 많이 공부하시는 분이라는 게 느껴진다. 나름대로 훈련 방식도 많이 고민하신다. 훈련도 독특하고, 재미있고.


이런 장면도 만들어진다. 수비훈련이 끝난 뒤 코치님 마음에 쏙 들지 않았던 박찬호와 고영우.


두 사람을 앞에 세워놓고 “정신차려라!”를  복창하도록 했다. 그리고 관중석에서 하루 일과를 준비하고 있던 운영 요원들을 향해 “박수 쳐라”도 외치게 했다. 그런데 목안으로 기어들어가는 두 사람의 목소리. 박수가 나올리 없다.


답답해 하시던 김민호 코치가 지나가던 신종길을 불러세웠다.


신종길 망설임 없이, 아주 큰 목소리로 조교 역할을 하고 사라졌다.

 

 

코치님이 쓱 나를 보시더니 “인터넷에 김민호 코치 아들 한번 검색해보세요.”

대통령배 경기고 4강 주역이라고 기사가 똭. 음... 아드님이 야구를 하고 계셨군요!

야구선수 학부모이기도 한 김 코치님. 경기고 2학년 김성훈이 아들이다. ((

아버지들의 마음은 같다. 아들에게 물었더니 집에서는 야구 이야기도 잘 안 하신다고 하는데.. 아들 자랑. ㅎ

기사 검색 이야기를 해줬더니 정말 그랬느냐면서 놀란 표정이다.

수석코치님 아드님도 야구를 한다. 대학 신입생이다. 저번에 한번 잠깐 인사를 했는데... 여러움(부끄러움의 뉘앙스와 비슷한 사투리) 없는 활발한 성격이 아버지를 닮았다.

 

 

 

 

아빠와 아들.

 

두 부자와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 박찬호가 등장했다.


경기고와 8강전 상대가 박찬호의 모교 장충고.


“니네 학교가 졌다”며 웃으신 코치님.


서로 인사를 나누면서 족보(?)를 따지는데. 아.. 고졸 프로 2년차 박찬호가 고 3일 때 김성훈은 중학생이었다.


잠깐 계산을 해보더니 “연이 닿지 않는다. 나도 나이가 좀 있다”면서 박찬호가 훈련을 하러 갔다.

 

KIA에는 희귀한 경기고 출신. 황대인이 있다.


김성훈에게 황대인에 대해 물었더니. 말이 많아진다.


 

 

 

 

“정말 존경하는 선배다. 주장으로서도 그렇고 선수로서도 훌륭한 선배님”이라면서 황대인을 이야기했다.


그 다음날 황대인이 1군 등록. 하루 차이로 두 동문은 만남을 갖기 못했다.


황대인에게 김성훈의 이야기를 전해주었더니 .. 딱히 부정은 하지 않고 흐뭇해 했다.

 

 

김종국 코치가 새 고글을 장착하고 등장하셨다. 홍세완 코치가 나름 마음에 들었는지 “안 어울려요. 한번 줘보세요”라며 착용을 해본다.


어울리네 마네 이야기가 나오자... 거울은 없고 사진을 찍어드릴 테니 보시라면서 카메라를 들었다.


 

 

 

 

사진을 찍어서 보여드리자. “뭐 잘 어울리구만~”하면서 특유의 표정을 지으셨다 .

 

그리고 나카무라 코치님께서 등장.

 

 

 

 

 

코치님도 카메라 앞에 서서 V포즈를 취하셨다. 뜻밖의 포토타임 진행.

 

김종국 코치는 웃으면서 농담을 잘하시는데 나카무라 코치는 아무 표정없이 쓰러지는 농담을 툭툭 잘 던지신다.

 

아주 진지한 표정으로 다가오셔서는.

 

“나는 저 두 아이 (백용환, 이홍구)때문에 공 하나하나에 긴장을 하고 정신이 없는데 두 사람은 어디에서 나오는 자신감인지 모르겠다. 가서 한번 물어봐주라”, “오늘은 (포수가 아닌) 1루수로 나가기 때문에 내안에 이홍구 없다” 이럼 농담을 던지고 가신다.

 

 

감독님부터.. 유머가 넘치시니. 

 

야수 출신의 감독님과 투수 출신의 수석 코치님의 공던지기 내기. 승자는 감독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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