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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거즈

그의 이름. BK

by 2021S 2014. 4. 14.

 

오늘은 잠시 기자 직함 내려놓고 쓰는 글.

 

 

 

 

 

야구팬들에게 BK는. 추억이다. 괜히 든든한, 자부심이 넘치는 그런 추억.

 

박찬호, 최희섭, 서재응, 김병현..

 

그들은 추억이자 위로이기도 했다. 괜히 서럽던 시절의 웃음이었다.

 

대학생이었던 나에게는 자체 휴강을 부르는 이들이었다. 특히 김병현은.

 

 

 

 

내가 원래 잠수함 투수를 좋아하기도 하고. 지구는 내 중심으로 돌아간다는 듯 당당했던 투수라서 더 좋았다.  

 

이강철 코치와 더불어 무릎을 꿇고 경건하게 야구를 감상하게 만든 이름 BK.

 

 

 

 

그가 마운드에 머리를 감싸고 주저 앉았을 때 .. 나도 그리고 이 글을 읽는 많은 이들도 함께 머리를 감쌌을 것이다.

 

아무리 좋아했던 이들이라도. 기자와 취재원으로 만나면 그냥 일과 일.

 

그런데 김병현은 . 그게. 그랬다. 아.. 김병현이구나. 김병현이구나. 김병현이구나!

 

 

친한 넥센 프런트에 부탁해서 따로 사인볼도 받았다. ㅎ 유일하게 개인 소장을 위해 청탁한 사인볼 민원.

 

 

 

 

 

지금의 BK가 어떤 모습이든 그를 기억하고 있는 고향 팬들에게는 가슴 설레는. 소식이었을 것이다.

 

이렇게 돌아왔느냐며 고생했다고 등 한번 두드려주고 싶고 박수 쳐주고 싶은 마음이지 않을까?

 

반가워 하는 고향팬들에 한마디를 부탁했을 때. “슬픈 얘기인데”로 시작한 그의 말에 나는 잠시 그때 그 야구팬이 됐다.

 

예전의 BK를 잊어주라는 말을 했다. 좋았던 것을 미련처럼 가지고 있어서 힘들다는 말도 했다.

 

자신을 찾고 있는 중이라던 그는 “내 마음대로 내 것을 꼭 한번 다시 던져보고 싶다”고 말했다.

 

 

 

 

추억 속의 그를 단 하루라도 꺼내오고 싶은 바람.

 

그때 그의 공이 그라운드에 뿌려지는 날, 미련없이 이제 됐다면서 .. 특유의 웃음을 지으며 마운드를 내려갈 것 같다.

 

BK는 야구팬들에게 그런 선수다.  

 

 

 

 

10년이 훌쩍 지나. 앳된 김병현이 아닌 제법 아저씨 티가 나는 그가 고향팀 유니폼을 입고 눈 앞에서 공을 던졌다.

 

공 하나하나에 이를 악물고 땀을 흘리는 그의 모습에서 많은 생각과 추억이 지나갔다. 

 

 

 

 

정말 예전에 그를 다시 보고 싶다.... 볼 수 없어도 괜찮을 거는 같다. 충분히 많은 걸 보여줬고, 기억하고 있으니까.

 

그냥 BK에게 고맙다는 말을 하고 싶은 밤이다.

 

 

 

꺼내올 수 있다면 시간을 되돌려 가져올 수 있다면..  동성고 한기주도 꺼내오고 싶다. 꼭 다시 보고 싶은.

 

마운드에서 다시 보고 싶은 한기주가 어제 챔피언스 필드를 찾았다.

 

 

 

 


능청스럽게 광주일보 기자라며 기자실에 자리 잡고 경기를 봤다. 마지막 아웃카운트가 나올 때까지 그라운드를 내려다 보았다.

 

마침 광주 경기가 있어서 경기장에 들린 옛 동료이자 친구 NC 투수 변강득과 함께.

 


한기주가 경기가 끝나고 사람들 사이를 걷는데 이동에 아무 지장이 없다.

 

뒤에서 강득이와 “한기주 이제 사람들이 못 알아보네”라고 놀리기는 했다.

 

한기주가 말을 하지 않아도 친구가 말을 하지 않아도 .. 속마음은 잘 알고 있으니까.

 

 

BK. 동성고 한기주. 내가 기다리고 있는 시간과 그들.

 

 

 

 

한기주가 내 카메라에 남겨놓고 간 사진.

 

 

 잠시.. 예전의 감성충만한 야구팬이 됐다. 이제 다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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