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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거즈

취재기자의 딴짓 24. (in 챌린저스 필드)

by 2021S 2014. 2. 3.

 

가끔 사진을 정리하다가 멍해지곤 한다.

 

바로 엊그제 사진 같은데, 사진을 찍을 때의 그 분위기와 느낌이 여전한데. 그게 몇 년 전의 사진일 경우가 있다.


 
이상하다. 셔터를 누르는 순간 추억도 함께 꾹 담기는 것 같다.

 

글로 먹고 사는 사람인데. 사진에 감정과 시간을 싣고, 눈으로 마음으로 추억을 쓰고 살기도 한다.

 

 

 

문제는 사진 정리를 못한다는 것.

 

새해 첫 출근. 남는 시간에 눈앞에 보이는 폴더 먼저 정리했다.

 

캠프를 눈 앞에 두고 있던 챌린저스 필드.

 

 

내가 좋아하는 곳 중에 하나. 

 

각기 다른 꿈과 노력이 있어서 좋아하는 곳이다.

 

지금은 캠프에서 꿈을 꾸고 있는 선수들.  대만 캠프는 8일 출발이다.

 

 

 

 

자고 있는 것 아님.

 

한승혁과 뒤에 김준.

 

입단할 때부터 똘망똘망 했던 한승혁은 여전히 똘똘이 스머프 같다.

 

벌써 4년차.

 

재활하느라 기다림의 시간이 더 많았지만 갈 길이 더 먼. 슬슬 몸이 풀리기 시작한 한승혁. 일단 50이닝이 1차 목표.

 

김준은 수줍수줍.

 

이대형과 처음 챌린저스 필드를 찾던 날 어쩔 줄을 모르던 영혼 이탈 모드의 김준. 그 표정이 그 표정.

 

캠프 출발 날 모처럼 활짝 웃는 얼굴을 봤다.

 

박성호와 꼭 붙어 다니던 김준.

 

 제대하고 첫 시즌, 이적 후 첫 시즌.

 

새출발을 해야하는 두 사람 이야기를 들어보려고 했는데.. 배가 너무 아프다면서 양해를 구하고 화장실을 찾던  두 사람. ㅎ

 

이제 적응이 좀 되느냐고 물었더니.  처음에는 힘들었다고..  원래 낯을 많이 가리기도 하고 KIA에 아는 사람이 없어서.

 

아는 사람이 없다고 하니.. 옆에 있던  박성호가  “나 있잖아요. 나!” 라면서 큰소리다.  

.

 

 

 

 

둘이 고려대 동문이다.

 

박성호가 훨씬 크지만 (197cm) 김준이 1년 선배님 ^^

 

 


 

 

 

역시 자고 있는 것 아님.

 

임준섭은 시즌이 끝난 게 아쉽다고 했었다.

 

조금만 더 .. 시간이 있었더라면 하는 아쉬움. 

 

사람의 마음이 그렇다.

 

처음 시작할 때는 언제 끝나나 아득하게 보이고.

 

어려움이 닥치고, 지칠 때면 빨리 좀 끝났으면 하고.

 

그러다. 막상 끝이 나면 서운하고 섭섭하고 아쉽고 그렇다.

 

매년 우리 삶이 그러듯. 새해 다짐처럼 마음처럼 살기는 쉽지 않다.

 

야구가 조금 보일 때쯤 시즌이 끝나 아쉬웠다는 임준섭. 올 시즌은 그 아쉬움이 덜하길.

 

 

 

 

 

챌린저스 필드.. 나지완이 서있으니 우리 분위기다.  하하.

 

1년을 준비하는 이때는 몸도 힘들지만 마음도 싱숭생숭.

 

그 중에서 나지완의 속이 가장 타고 있을 것이다.

 

나이는 꽉 찼고. 그렇다고 앞날이 약속되어 있는 것도 아니고.

 

우승이라는 욕심. 자신의 야구 인생이 시작된 곳, 함께했던 사람들과 우승을 해볼 수 있는 최고의 기회라고 생각했었다.

 

이러지도 저러지고 못하고 시간은 흘렀고. 결국 눈 앞까지 닥친 아시안게임에 승부수를 던졌다 .

 

정말 좋은 결과를 얻고 싶지만..  그렇지 못하더라도 후회는 없을 것 같단다.

 

겨울 내내 끙끙 앓는 소리. 보기보다 예민한 편인데 고민이 더해져서 잠도 못 잔다고 끙끙 앓는데. 살은 뭐 그대로.


 

 

 

 

사복을 입으면.. 나름 정상 몸매이기는 하다.

 

출국 전 ... 똑같이 ..  꽁닥꽁닥 올 시즌 기다리고 있는 윤석민과 회포를 풀었다.

 

 

 

배팅 장면을 동영상으로 찍어주라고 하더니. 자기 스윙 보면서 자기가 감탄.

 

와 이 스윙 나가는 것 보라면서.

 

남다른 캐릭터는 캐릭터.

 

캠프 초, 타자들 손바닥은 여기저기 터지고 뜯어지고.

 

돼지껍데기 벗겨지고 있느냐고 농담을 하기는 했지만..

 

 

 

 

안쓰럽기도 하고 힘내라고 했더니 아시안게임 대표팀 뽑히게 기도를 해주란다.

 

그래서 따뜻한 마음을 가득 담아 매일 기도를 해주겠노라고 진지하게 답을 했는데.

 

못 뽑히면 다 내 탓이란다.

 

고마워, 열심히 하겠음.. 이런 답까지 기대하지는 않았지만 빛의 속도로 날아온 답이.. ㅋ . 역시 남달라

 

 

 

 

 

 

챌린저스 필드 휴게실의 풍경.

 

실루엣으로 .. 다 구별이 되는 캐릭터들이다.

 

차일목. 안치홍. 이범석. 나지완.

 

탁구대의 또 다른 용도.

 

 

 

 

누군가 탁구대에 엎드려 낑낑 거리고 있다.

 

 

 

 

사인을 하는 게 아니라 그리고 있는 박찬호.

 

아주 오랜 시간의 작업 끝에 완성된 사인볼.

 

 

 

 

긴장한 C로 시작하는 사인은 차명진의 사인이다.

 

차명진의 생애 첫 사인볼을 소장하고 있는데. 사인이 새로 탄생했다.

 

코치님과의 훈련 끝에.. 겨우 완성했던 그..  라면진 사인볼..

 

신인들에게 사인이란..

 

 

 

2014 신인 선수들의 사인.  위에는 두산 이성곤과 문진제 ㅎ

 

 

에이스의 숙명이라고 표현하기에 잔인하고 안타깝지만.

 

각 팀을 대표했던 투수들이 완벽한 몸 상태로 입단하기는 어렵다.

 

전반적인 리그 상황도 그렇고 프로 선수처럼 몸 관리에 대한 요령이 있는 것도 아니고.

 

차명진도 결국은 팔꿈치 때문에 중도 귀국을 했다.

 

갈 길이 멀다고 멀리 보고 힘내라는..  새해 덕담을 해줬다.

 

 

 

 

 

 

아무리 먹고 먹어도 살이 찌지 않는다는 신인 박찬호.

 

풋풋하니 딱 신인 같다.  ㅎ

 

생애 첫 캠프. 정신없이 시간이 흘러가고 있을 것이다.

 

경험해보지 못했던 새로운 세상에서 우왕좌왕 고군분투하고 있을 신인 선수들..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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