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12월27일. 1주일이 훌쩍 지났는데 드디어 노트북을 편다.


귀차니즘에 업데이트도 뭐고 그냥 넘어갈까 생각도 했는데, 감사의 인사를 드리고 싶은 분들도 많고. 그래서 모처럼 업뎃에 도전한다. 그래 올 시즌 목표가 ‘부지런하게 살자!’이기도 하고, 실천중이다.


원래는 계획에 없던 행사. 이번에는 조용히 지나가려는 찰라에 “올해는 행사 안 하느냐?”는 한 팬의 질문에 한기주가 흔들렸다.

 

갑자기, 급하게 행사를 추진해야 했던 상황. 기존 멤버들의 참가 여부도 불투명했다. 매년 꼬박꼬박 친구의 부름에 응답하던 김현수도 이번에는 메이저리그 진출 문제로 어렵겠다는 답을 전해왔다. 다른 일도 아니고 좋은 일로 바빴던 터라 기쁘게 입은 울면서 눈은 웃으면서 김현수를 놔주었다. 내년에는 같이 노예 해준다고 했다. 증거 안 들이밀어도 달려올 김현수이기는 하다.

 

결국 멤버가 임준섭과 김주일 단장을 제외하고는 새로 꾸려졌다. ‘이고초려’ 공을 들여서 영입한 멤버도 있고, “뭐야 이야기 안 들었어? 아무튼 27일날 봐”라는 말에 어리둥절 상경을 한 멤버도 있다.

 

 그렇게 백용환 이홍구 한승혁 홍건희 박찬호가 달려왔다. 시간은 된다고 하던 한기주의 친구이자 김주형의 후배인 최주환은 김주형 결혼식장에서 영입 확정.

 

 그리고 안치홍. 뭐 억지로 그런 것은 아니지만 슬쩍 경찰청 휴가 날짜(12월24~1월2일)를 한기주에게 알려주었고, 한기주가 직접 27일로 날짜를 간택했다. “휴가인데 무슨 일이냐. 와서 밥이나 먹어라. 많이 먹어라. 한 세 시간 동안 먹어라”는 말로 말은 특별게스트, 실제는 특별 웨이터 안치홍이 꾸려졌다.


무엇보다 촉박했던 시간, 새로운 컨셉을 놓고 고민이 많았다. 그동안 일일호프로 진행을 했던 행사. 이번에는 레스토랑으로 결정했다.

 

 

 

날도 추운데 행사 2~3시간 전부터 발을 동동 굴리면서 기다리고 있는 팬들이 안쓰러웠다. 빠른 테이블 회전 시간 탓에 정신없이 자리에 앉았다가는 모습을 보면서도 마음이 편치 않았다.

술이 좋아서 오는 게 아니라.. 애정하는 선수들 보고, 좋은 일에 함께하고 싶어서 추위도 마다하지 않고 찾아주시는 분들이라서. 차분하게 식사를 하면서 시간도 보내고 가시라는 의미로 레스토랑 컨셉을 잡아서, 선예약을 진행했다.

“내가 팬이라고 해도 저렇게 못 하겠다. 그런 마음을 감사하게 생각해주라”는 말로 행사를 설명하기도 했지만 아무튼 쉽지만은 않았던 준비.

과연.. 비싼밥을 먹기 위해서 사람들이 올까? 좋은 일을 하는 건데 많은 금액을 모아야 하는 것 아니냐? 술을 팔아야 수익이 나올 것인데 밥으로 가능할까?라는 고민.

 

 

 

천금 같은 휴식기를 쪼개서 자리를 하는 선수들도 기분 좋게 기부금 모을 수 있도록 주위 분들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기부’가 행사의 메인이 됐으면 하는 바람도 있었고, 기부금을 내주신 분들에게 복불복 뽑기 기회를 제공하는 이벤트를 기획했다. 그리고 흔쾌히 협찬을 약속해주신 분들 덕분에 기부금 이벤트를 성공적으로 진행할 수 있었다.

 

기존에 4타임 하던 행사를 3타임으로 줄였고, 경매 이벤트도 진행하지 못했지만 도움 주신 분들 덕분에 다행히 걱정했던 것보다는 많은 금액을 좋은 일에 기부할 수 있었다.

 

귀여운 스냅백과 캐릭터 상품을 안겨준 야구친구, 사인볼과 유니폼 등을 보내준 비젼코리아, 브라더소다를 시원하게 제공해준 보해, 헤어제품을 들고 찾아준 라본느코스메틱, 80만원 상당의 이용권 2장을 전해온 스포사피트니스 측에 깊은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무사히 끝났다고 웃으면서 기념촬영은 했지만. 행사 시작 두 시간 전에는 “아 망했다”는 소리가 절로 나왔다. 자리 배정, 이벤트 준비 등 이것저것 할 게 쌓여있는데 시간은 가고. 그리고 또 하나 앞치마 꾸미기라는 난제가 있었다.

 

한기주가 백용환을 모델로 삼아 직접 양동 시장을 돌면서 행사용 앞치마를 준비했다. 한 덩치 하는 웨이터들이라서 넉넉한 사이즈의 앞치마를 구하기 위해 발품을 팔았다. 고심 끝에 검은색 넉넉한 사이즈 앞치마 당첨.

 

참가자 이름과 꿈을 주는 나누미라는 단어 마킹을 부탁하고 며칠이 지났고, 물건을 받아서 하나를 집어들었는데.

 

아뿔싸. ‘헉’하는 소리가 절로 나왔다.

 

 

 

 

사진으로 앞치마의 상황을 접한 웨이터들의 반응도 ㅋㅋㅋ. 안 그래도 없어. 못.. 아니.. 아무튼 모처럼 팬들 앞에 서는 선수님들 단정하니 분위기 있어보여야 하는데 어떻게 하나.. 고민고민을 하다가 이것저것 스티커와 장식품들을 들고 갔다.

 

개성대로 꾸며 보세요~라며 걱정은 했는데 아. 투박한 그들에게서 모르고 있던 섬세함을 보았다. 스티커를 요리 저리 붙이고 모양을 내면서 자신 만의 앞치마를 만들던 장면에서 난 뭔지 모를 감동을 느꼈다. 그렇게 개성만점의 앞치마는 완성이 됐는데.. 나중에 보니.

 

단톡방 시끄럽게 어떤 복장으로 가야하느냐, 무슨 색 옷을 입어야 하느냐라고 떠들어대던 웨이터분들.

 

 

 

 

앞치마가 검정이니, 검정 상의만 피해주라고 그렇게 이야기를 했고 이해를 하는 것 같더니만 저래 입고들 왔다. 유니폼 안 입고 온 것에 감사해야 한다고 할까.

 

 

 

 

 그리고 카메라 앞에서 어색어색 웨이터님들. 개성 있는 포즈를 부탁했더니.

 

 

 

 

이미지와는 달리 수줍음 많은 박찬호가 나름 MVP. 포즈도 잘 취하고, 옷도 주문한 대로 잘 입고 오고, 사진사 역할도 잘하고. 사진 퀄리티는 모르겠음.

 

박찬호 팬도 MVP. 박찬호를 향해 ‘뿌잉뿌잉’을 하면서 상품을 주겠다고 해도 부끄러워서 도저히 못하겠다고 고개를 젓던 그녀.

대신 춤을 추겠다며 박찬호를 세워두고 내 퀴에 캔디에 맞춰 화끈한 댄스를 선보였고, 부끄러워하면서 자리로 돌아가셨다. 뿌잉뿌잉은 못 하지만 춤은 추는 당신이 MVP.

 

 

 

 

포토타임 시간. 김주일 단장이 “제에발 야구 선수들 서 있을 때 그렇게 있지 말라”고 애원을 해도 이들의 손은 공손 모드.

 

 

 

 

일일이 포즈를 지정하면서 생동감 있는 사진 연출.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오른쪽 왼쪽 모두 인기 스타는 안치홍.

미안하고 고맙고.

 

 

 

 

사진 분위기는.. 스타 강사의 강의 이런? ㅎ

 

 

 

 

기부금 내고 복불복 뽑기.....  부라더소다와 즉석사진도 상품으로..

 

 

 

 

 

사인볼과 함께 가장 많이 넣어둔 상품. 꽝은 두 개.

 

추운 날 좋은 행사를 위해 와주셨는데 뭐라도 하나 들고가셨으면 하는 마음에서..

 

 

 

 

모금함 전담. 홍건희. 처음에는 그냥 박스였는데 글씨도 써놓고 하트도..

 

 

 

 

멋진 홍건희. “뭐야? 이야기 안들었어?”라는 이야기에 서울에 온 화순 대투수.

행사가 서울에서 열리기 때문에 서울 출신 선수들 위주로 섭외를 했고, 차마 홍건희에게는 말을 하지 못했는데. 한기주 나름 카리스마 있는 선배님이시다. 

 

 

 

 

서울남자 백용환.

 

 

 

 

임준섭이 옆에 붙어다니면서  “닮아죠?”라며 들이밀던 사진. 격하게 부정하는 백용환.

 

 

 

 

스냅백과 브라더소다를 겟하셨나보군요! 사진에 장충고 3인방 모여있다. ㅎ


백용환 이홍구 박찬호. 그리고 이날 이들의 대선배인 홍세완 코치도 다녀가셨다. 막내 박찬호는 음료수가 먹고 싶어요라면서 하늘 같은 선배님의 주머니를 털었다.

 

 

 

 

최주환 선수에게도 감사의 인사를. 


호랑이 무리 속에서도 밝은 표정으로 열심히 일을 했다. 일이 있어서 마지막 타임에는 함께하지 못했지만 혹시 찾으실지도 모르는 두산팬들을 위해 자신이 입던 앞치마에 사인을 해서 건네주고 갔다. 그 앞치마는 마지막 타임에 오신 두산팬에게 선물로 드렸다.


실착 유니폼을 챙겨 들고 온(기부금 뽑기로... KIA 팬이 가져가셨다 ㅎ) 최주환, 다음에는 더 많이 챙겨서 오겠단다. 두산 동료도.

 

(혹시 몰라서 팬분 얼굴을 가렸는데.. 원본 원하시면 댓글 남겨주세요. 보내드릴게요^^)

 

 

 

 

그리고 한기주가 재활을 했던 스포사피트니스. 행사를 위해 이용권을 보내주셨다. 그리고 당첨이 된 팬분은.. 선수들이 쓸 수 있도록 기증을 하고 싶다는 의사를 밝히셨다. 따뜻한 마음만 받고 선물을 드렸다. 감사합니다.

 

 

 

 

아. 이분은 얼굴을 가려야하나 고민을 많이 했는데.. 기분 좋게 받아 들여주실 거라고 생각하고 공개. 한기주를 닮은 한기주의 열성팬. ㅎ 저게 공이 맞나 싶은 유물을 하나 들고 오셨는데. 예전에 한기주가 던진 공을 친, 파울볼을 주우셨고 그걸 들고 오셔서 사인을 받으셨다. 감사합니다. 덕분에 기분 좋게 웃었습니다.

 

임준섭을.. 닮은 분도 계셨다는!

  

 

 

 

어떻게 해.. 에라 모르겠다하면서 시작했던 행사는 ‘휴’하는 안도감으로 끝났다.

 

 5번째 행사에 참가하는데 이렇게 정신 없이 지나간 경우는 처음. 그래서 정신을 놓고 있었다. 이고초려 끝에 모신 멤버. 행사 다음날이 ‘진짜’생일이라서 일정이 있다던 한승혁. 팬들의 뜨거운 요청 속에 며칠 뒤에 다시 연락을 했고, 약속을 미루고 행사에 참가해줬다.

 

고마운 마음에 마지막 타임에 생일 파티를 해주려고 케이크를 사가지고는 갔는데.. 행사 다 끝난 뒤에 생각이 났다. 결국 뒤풀이에서 생일 파티. 나이도 헷갈려서 초도 하나 부족하게 들고왔더란다. 젓가락 하나 세웠다. 고마워 ^^

 

이번에도 함께 해준 김경권님 박보라님 감사.  나윤승 단장님도 땡쓰.  세영, 은지냥도!

 

무엇보다 행사를 위해 걸음을 해주신 팬분들.. 감사합니다!!

 

 

 

 

 

처음에는 취재로 행사장을 찾았고, 어느 순간에는 저도 멤버가 되어 뛰어다니고 있었습니다.

올해는 어떻게 하다 보니 행사를 총괄하기도 했는데... 솔직히 부담이 많이 됐습니다.

좋은 뜻으로 하는 일인데 ‘꼭 그런 걸 해야 하느냐’며 행사 자체에 대해서 부정적으로 보는 시선이 있기도 했고, 기부금을 많이 모으지 못할까봐 걱정도 했습니다.

기자가 너무 나서는 것 아니냐는 시선도 부담이 되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어떻게 보면 저도 야구로 먹고 사는 사람이라서, 좋은 일을 하는 야구인들과 야구팬들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됐으면 하는 바람으로 일을 했습니다.

좋은 일에는 굳이 주어진 자리와 역할 등 경계가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라운드에서는 동료이기도 하고(때론 적이기도 하지만), 밖에서는 지인들이기도 한 이들이라서 편하게 즐겁게 행사를 준비했고(물론 위기의 순간도 있었지만) 마무리했습니다.

좋은 취지로 이해해주시고 봐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그리고 올 시즌에도 열심히 뛰고 노력하는 기자로 살겠습니다. 부족한 부분에 대해서는 충고도 해주시고, 조언도 해주시고.. 잘 할 때는 따뜻한 말, 칭찬 건네주시면.. 행복할 것 같습니다. 새해 건강하시고, 행복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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