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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거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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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2021S 2011. 11. 18.


당사자들이야 길고 긴 시간이겠지만.

밖에 있는 입장에서 보면 선수들 군대 갔다가 금방 쑥하고 나타난다.

군대(?)간다고 고기 환송식 한 게 엊그제 같은데 ... 지금은 원래 그대로 있었던 듯 익숙한 이범석.

광주에서 8개월 정도 공익근무를 하다가 모교인 온양중으로 자리를 옮겼었다.

나름 코치님. 이범석 있을 때 온양중 성적이 좋았단다. 특히 투수들이 잘했다고. “난 특별히 한 것은 없는데 애들이 잘하대~”

무엇을 가르쳤냐고 하니까.

“그게 아 뭘 했지. 그냥 같이 뛰었어. 애들 뛸 때 같이 러닝 했지”라면서 웃는다.

기본기를 강조했다는 얘기냐니까 그런 거네 라며 또 웃는다. 뭘하고 왔는지 모르겠지만 아무튼 공익근무 마치고 돌아온 이범석.

일요일 비행기로 일본에 들어간다. 마무리 캠프를 위해서.

재활단계라서 마무리 캠프를 갈 생각을 못했다. 그래서 여권도 없다. 부랴부랴 여권 만들어서 일요일 비행기로 간다.

2년 만의 캠프. 사실 걱정이 더 앞선다.

아직 100%의 몸이 준비 되지 않았기 때문에. 감독님이 보시고 실망하면 어떻게 하나.. ‘안되겠네’라는 말을 듣게 될까봐.

“원래 투구폼도 이상했는데. 애들도 지금 이상하다고 하는데. 내가 봐도 이상한 것 같고.”

본인이 평가하는 상태는 70%.

모든 걸 보여줄 준비가 되지 않았다. 그리고 또 급하게 다 보이려 하지 않을 생각이다.

이번에도 마음이 급해서 오버 페이스를 하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는 단호히 고개를 흔든다.

2009년을 생각하면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

2008년 이범석의 피칭은 아름다웠다. 속이 다 시원할 정도로. 하지만 처음으로 100이닝을 넘게 소화했고, 공 하나하나에 전력을 다해서 탈이 났다.

2009년 후반기에 완벽하게 돌아가자라고 생각을 했지만 마음이 앞섰다.

한 해 반짝 했다는 얘기를 듣고 싶지 않았고 개막전 엔트리에 이름을 올리고 싶었다.

“2005년 입단해서 팔꿈치 수술도 하고 한 번도 개막전 엔트리에 못 들었는데. 2009년에는 꼭 이름을 올리고 싶었지. 안 좋았는데...”

출발도 안 좋았고, 봄이 가기도 전에 마운드를 떠나야 했다.

그때 천천히 .. 천천히 했었더라면... 많은 후회를 한 이범석. 그래서 이번에는 꼭 서두르지 않고 차근차근 준비를 하겠다는 생각이다.

재활이 완벽히 끝나야 되겠지만 투구폼에는 큰 변화를 주질 않을 계획이다. 여러 시행착오 끝에 찾은 자신의 투구폼이라서 변화가 쉽지는 않을 것 같다는 얘기다.

찬란했던 2008년에도 위기는 있었다.

마무리 캠프, 전지훈련 때 6000개의 공을 던졌다는 이범석. 제구를 잡기 위해서 공을 미친 듯이 던졌단다. 캠프 MVP로 주목을 받았지만 결국 캠프가 끝날 때쯤 탈이 났다.

어느 순간 공이 쇳덩이같이 무거웠다는 이범석. 시범경기에도 뛰지 못하면서 방황을 하기도 했다. 한동안 운동도 겨우 하면서 지냈는데.. 중계로 투수들이 공을 던지는 것을 보면서 정신을 차렸단다.

공이 깃털같았다는 이범석. 어깨가 좋아지면 공을 많이 던지고 싶단다. 젊은 선수들에게는 많이 던지는 게 좋은 것 같다며.

가장 기억에 남은 경기는 첫 승을 기록했던 날. 나도 이날 기억난다.

경기 끝나고 감독실에서 조범현 감독과 얘기를 하고 있었는데 이범석이 수훈선수 인터뷰에 나섰다. 잠시 양해를 구하고 티비를 보시던 조 감독, 첫승이였어? 라면서 놀라셨다.


<범식.... 입에 붙어서 지금은 범석이라는 이름보다 범식이 익숙하다. ㅎ>

어제 오전 육상장에서 캐치볼 끝나고 돌아오는 이범석과 타이거즈 샵 앞에 앉아서 두런두런 아니 소란스럽게 인터뷰를 했다.

그냥 자리 찾다가 그곳에 앉았는데 정신이 없다.

타이거즈 중학야구 결승전이 있어서.. 아가들이 트로피를 안고 쑥쑥 지나가고. 최해식 해설위원도 아들이 결승전 우승 투수에 MVP라고 자랑을 하고 가시고.

선수님들도 돌아가면서 옆에 앉아서 자체 게스트로 참여하고.

“복귀하면서 세운 계획이나 목표?”

지나가던 조태수, “목표가 무슨 필요가 있어. 안 아픈 게 최고지!”

“애들 가르치면서 배운 것은 있나요?” “나도 못하는데 ... ”

지나가던 신용운, “지금 그게 문제가 아니고요. 22일 어찌 될 것 같아요?”


김주형은 아예 앉아서 질문하면 답, 질문하면 답을 하고 있다.

결국 둘 85둥이의 만담 진행.  

돌아오더라도 무조건 세게 던지겠다는 말을 했더니.

김 : 완급 조절을 해야지

이 : 맞을 것 같아서 살살 못 던지겠어

김 : 그러니까 ●형처럼 완급조절을 하면서 140km를 던지다가 120㎞를 쑥 던져야지.

이 : 아 했었지. 150㎞ 던지다가 137㎞. 근데 그러다가 홈런 3개 맞았어.

김 : 비슷하게 던져야지.

이 : 120㎞는 어떻게 던져? 계속 세게 던질 거야. 대신 9이닝 완투를 안 할거야.


이범석하면 따라 붙는 수식어 ‘노히트노런’. 달성하지는 못했다. 아웃카운트가 하나 부족했다.

‘이범석의 노히트 노런’하면 따라오는 이름이 김주형.

박석민의 내야안타, 그 공을 처리한 선수가 3루수 김주형이었다.

김주형도 그때 생각하면 미안하고 또 미안하다.

두 번째 아웃카운트를 처리했던 김주형, 이제는 됐겠지라면서 한숨을 내쉬었단다. 마지막 아웃카운트.. 그런데 공이 또 오더란다.

파울라인을 넘어간 걸로 봤던 김주형.. 파울 콜은 안 나고 순간 당황해서 무조건 세게 빨리 던져야겠다는 생각밖에 못했단다. 그게 내야 안타가 됐다.

수비 경험이 많지 않아서 다른 생각을 할 여유도 없었던 김주형, 이긴 경기에서 고개 숙이고 들어간 것은 처음이라면서 많이 미안하고 속상해 했다.

고개도 못 들고 선배들한테 구박 꽤 받은 김주형.  

생애 첫 완봉승을 한 이범석도 구박을 받았다. 신나서 밥을 먹던 이범석을 향해 선배들 왈  “야 너는 지금 밥이 넘어가냐?”

그때 노히트노런 격려금이 있다는 걸 알았다는 이범석. 순간 밥이 안 넘어가기는 했단다. ㅎ

http://www.kwangju.co.kr/read.php3?aid=1321542000452963011



돌아온 사람, 가는 사람도 있다.

서울집에 가있던 이인행이 광주에 며칠 내려왔다.

사무실에 잠깐 들렸는데 미완의 대기 사복까지 입고 있으니.. 선배들 고개가 갸웃갸웃.

“어디선 많이 봤는데.. 광주 FC 선수?” 야구 선수라고 했더니 “아 몸이 딱 축구 선수 같아서. 그럼 투수?”

KIA 타이거즈 내야수 이인행입니다. ㅎ 경찰청에서 포텐 터지고 와서 다음에는 질문 세례가 아니라 사인 세례 받기를 ^^

올해 발목도 다치고 눈두덩도 찢어지고... 조마조마했는데 경찰청에 합격했다.

생글생글 해맑고 철부지 같으면서도 나름 어른스러운 면도 있다.




저녁먹으면서 이런저런 얘기 많이 했는데. 입단식 얘기도 껄껄 거리면서 했다.

이인행 입단식때 눈이 눈이 그렇게 와서.. 입단식을 1·2부로 나눠 하는 사상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었다.

이인행·홍재호·임한용이 도로에 묶였다.

이인행은 첫차를 탔는데도 도착을 하지 못했다. 심장 벌렁벌렁하면서 기도를 하며 내려오던 이인행, 임함용에게 전화를 했는데... 역시 차가 꼼짝을 안 해서 휴게소에 발이 묶인 임한용... 어쩔 도리가 없지 않으냐면서 홍재호와 눈싸움 열전을 펼치고 있었다고.

이날 입단식 생각나서 옛날 블로그에서 끄집어온 2010 입단식 날 이야기.


http://blog.naver.com/adore13?Redirect=Log&logNo=140098141651
 

김동재 코치님 얘기도 했다.

이인행을 많이 챙겨주셨다는 코치님. 광주에 내려와 계신다고 했는데 서울에서 재활 중이시다고.

나도 코치님 생각이 나서 전화를 드렸다. 직접 전화를 받지는 못하신다.

사모님께서 반가워 하시면서 목소리 들으면 좋아하실 거라고 코치님을 바꿔주셨다.

건강 하시죠.. 재활 잘 하셔야 합니다. 빨리 노래방 가시게요... 코치님은 네.. 네.. 짧게 대답을 하셨다. 그것만으로도 감사합니다. 그래도 더 욕심 부리겠습니다. 다음에는 더 많이 말씀해주세요.  3일 일일 호프가 열린다.

나지완이 조장이 돼서 시내에 나가 사인볼 판매도 한다. 길바닥에 굴러다니는 돌도 팔아서 올 선수다.

지난해 서재응의 강매에 양주상 차렸는데 ... 안주도 안주고. 안주 내놓으라는 성화에 안영명 웨이터만 바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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