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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거즈

굴레를 벗어나.

by 2021S 2010. 8. 20.

나이 들면 시간 가는 게 무섭다고 하던데...

한 살 한 살 먹어갈수록 정말 시간이 짧아지는 기분이다.
문득 정신 차려보면 계절이 바뀌어 있고, 사람들의 모습이 달라져 있다.

어른들에게는 시간이 짧아서 그러나..

어른들은 어떤 것을.. 또 어떤 사람을 이해하고 그 안에 있는 진짜 모습을 보기 위해 많은 시간을 투자하지 않는 것 같다.
나이가 들수록 어떤 틀에서 벗어나기 힘들고, 편견이 많아지는 게 이런 이유 때문일까?

나도 늘 조급하게 보지 않으려 하고. 내 생각의 틀 안에 갇히지 않기 위해 노력하는데 잘 안될 때가 많다.
역으로 다른 이의 틀에 갇혀 내 자신을 평가받기도 하고.

원래 성격은 소심하고 배려심도 일부 보유한 소시민인데.. 일할 때 욱하고 고집이 세서 오해를 많이 받고 상처도 많이 받는다. 가끔 억울할 때도 있지만 다 내 탓 아니겠는가.

어른들의 사회에서는 ‘틀’을 깨는 게 쉽지가 않다. 실수도 더욱 치명적이고.

간신히 3승에 성공한 로페즈 올해 자신이 만든 틀에 갇혀 고생 꽤나 했다. 다 큰 어른, 그것도 프로가 아마추어 같은 행동을 했으니 로페즈도 할 말은 없다. 무엇을 해도 부정적으로 보이고 의미가 왜곡될 수밖에.

***.. 아니꼬우면 니가 심판해! 라는 엄중경고(?)에 순한 양이 된 로페즈. 애를 쓰고 있다는 게 눈에 보이지만 언제 또 늑대가 되어버릴 지도. 신뢰를 얻고 사람 마음을 얻는 것, 로페즈에게 달려있다. 일단 오늘은 3승 축하.
 

KIA의 또 다른 용병(?) 김상현이 많이 도와줬다.

 <로페즈 3승 입니다...............? >

한참 로페즈 늑대놀이 하고 있을 때.. 김상현 잘해보자고 둘이 손도 부여잡고 그랬었다. 그런데 손까지 부여잡았지만 로페즈 선발날 김상현 성적이 좋지 못했다. 다음날 자신의 홈런으로 팀이 승리를 하자.. 김상현 로페즈를 붙잡고 ‘쏘리’하면서 사람 좋은 웃음을 지었었다.

차포도 로페즈 승리의 도우미. 차포의 생애 첫 홈런도 2008년 5월 목동에서였는데.. 목동의 사나이!


‘틀’을 넘어야 하는 또 다른 선수. 폭풍질주. 신종길.

얼마 전 밥내기에서 졌다. 오늘 그 밥을 샀다.

예전에도 몇 번 삐끗한 적이 있지만 그때는 금방 괜찮아졌는데.. 이번에는 아프기는 했나 보다. 미끄러진 데다 발을 잘못 내디딘 것 같다고.

치료도 받고 배팅도 하고... 재활중이다. 괜찮냐고 하니 직선으로 뛰는 건 괜찮단다. ...

한참 얘기를 하는데 웃는지 우는지 모르는 4차원의 표정. 볼 때마다 ‘웃어 웃어’ 하는 두 선수가 있다. 신종길과 최용규. 그러면 살짝 부족해 보이게 씩~ 잘 웃는데....

그래도 신종길.. 오늘은 좀 크게 많이 웃었다.

4차원 아니라고 할까 봐... 나도 덕분에 많이 웃었다.  

프로 지명받던 날 뭐 하고 있었느냐고 물어봤다.

PC방에 있었다던 신종길. (다른 선수들 물어보면 발표 나는 것 보려고 친구들하고 컴퓨터 앞에 있었다고들 대답한다. 박경태도 류현진 등과 PC방에 갔었더란다)

지명 결과 보려고 갔냐 했더니.. 게임하러 갔단다. 그날이 지명날 인 줄도 몰랐단다. ㅡㅡ;;;;;;; 아.. 이거 뭔가요.


야구를 잘하지 못해서 기대도 못했지만..  다리도 빠르고 체격이 좋아서.. 그 가능성을 보고 뽑아준 것 같다는 신종길. 그래도 다른 팀에 가게 돼서 슬펐다는 신종길, KIA 유니폼을 입고 있어 행복하기는 하단다.


4차원에 한 번씩 정신 놔버리기도 하지만 의리는 있다.

밥 얻어먹겠다는 약속도 지켰고 ㅎ.. 저번에 펄펄 날아서 수훈선수된 날.. 받은 상금 30만원을 바로 2군 매니저에게 보냈단다. 그날 2군 선수들 음료수 배가 터지도록 마셨다고.

고등학교 때 이대형과 신종길 누가 더 빨랐느냐고 물었더니 둘이 비슷했단다. 그러면서 둘보다 더 빠른 선수가 있었단다. 광주일고 선배 김민철.

.. 올 시즌 김민철 기대 많이 했는데. 아쉽고 안타깝고. 틀을 깨고 .. 다른 세상에 진입하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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