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타이거즈

군산에서의 여름.

by 2021S 2010. 8. 8.

다시 마운드에 선 이대진.

집중해서 투구 내용 보려고 했는데... 간밤의.. 폭풍질주(酒)에 하루 내내 후폭풍에 시달리느라 진이 다 빠져버렸다.

3회까지 어떻게 자리 지키고 앉아 보기는 했는데, 오늘 근무날도 아니고 해서 차로 피신을 해서 잠시 에너지 충전을 했다.

그 정신 없는 상황에서도..... 기억나는 건.. 살인적인 각도의 커브.

군산에서의 경기 특히 여름 경기.. 무척 불만이지만 ... 장점도 있기는 있다. 화장실이 뛰어서 10초 거리에 있다는 것. 그리고 공의 무브먼트를 생생하게 지켜볼 수 있는 기자실 위치.

승리는 놓쳤지만 노장의 투혼이었다.

이대진을 대진형이라고 부르는데...  3년째 보고 있지만 여전히 말을 높여주는 빅초이와도 호형호제하게 됐다.

입으로는 힘들다 힘들다 하면서도 요즘 꽤 기분이 좋아보이는 빅초이. 콜론과 얘기를 하고 있는데 지나가던 빅초이가 콜론에게 내 동생 내동생~이런다. (한국어 배우기 열중 모드인 콜론은 동생동생 따라하고). 그런데.. 오빠는 아니고 형이란다. 초이 형.

콜론의 한국어 실력은 상상을 초월한다.

어제는 덕아웃에 앉아서 노래를 부르던 콜론. 그런데 그 노래가 바로 안치홍의 응원가였다. 안타치로 도루하고~ KIA의 안치홍 안치홍~♪

이종범~이종범~ 안타 이종범도 ... 불러젖히고. 발음을 듣고 깜짝 놀랐다. 인터뷰도 알아서 한국말로 할 기세다.


콜론이 유쾌하게 떠들고 있는데 주장이 콜론에게 자기 덕분에 승리 투수가 됐노라고 큰소리를 쳤다. 그러자 콜론 단번에 고개를 저으면서 노 초이~ 이런다. 주장은 계속 자신의 2루타를 강조하는데 콜론은 고개만 젓는다. 둘이 보면 톰과 제리 같다.

뒷얘기로도 나갔지만 어제 덕아웃에 네 잎 클로버 카드가 배달됐다. 한 남성팬이 제작해서 보내온 것인데..

홍보팀이 선수들에게 카드를 나눠주고 있는데.. 어째 반응들이 한결같이 ‘이거 세 잎 클로버에 잎 가져다 붙인 거지!’이다. 속고만 살았나..ㅎ 그래도 자신의 사진이 담긴 카드를 받은 선수들 표정이 좋다.


     

그런데... 행운의 카드에 굴욕을 당한 선수도 있다.

손영민의 카드를 찾아 건네준 홍보팀.. 옆에 있던 박경태 이름을 찾아보는 데 없다. 다시 들여다봐도 없다. 박경태는 미묘한 표정으로 없네 없어 하는데 사람들은 빵 터진다. 콜론에게도 놀림을 받은 박경태. 그러더니 뭔가 생각난 듯 카드를 쭉 훑어본다. 그리고 얼굴에 한줄기 희망의 빛이 돈다.

성호형도 없다면서 .. 얼굴 가득 미소를 짓는 박경태. 박성호는 같이 묻어가지 말라면서 박경태에게 일침을 놓고 사라진다.

728x90
반응형

'타이거즈' 카테고리의 다른 글

폭풍업뎃 - 김상현 이야기  (20) 2010.08.16
호돌이 전격공개  (23) 2010.08.11
그라운드 이야기 - 2010.8.8  (10) 2010.08.10
3500도루, 3000홈런  (15) 2010.08.07
지구는 돈다, 신종길 영광의 상처  (26) 2010.08.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