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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와 타이거즈 그리고 오늘 (feat 윌리엄스 감독)

by 2021S 2020. 7. 29.

기사 AS After Service 또는 After Story


야구가 없으니 한 주가 괜히 빨리 가는 느낌이다. 내일 벌써 목요일. 금토가 휴무라..  이미 주말 앞둔 기분이다. 

오늘 광주에 비가 요란했다. 천둥번개도 치고. 비가 얼마나 내렸는지 차를 타러 가서 우산을 접는 그 순간에 비에 흠뻑 젖었다. 

야구가 어려울 것 같다는 생각을 하면서 야구장으로 갔다. 야구장에 거의 도착할 때쯤 비가 잠잠해졌다. 

다 지나갔나 싶던 순간.  다시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비가 요란하더니 내 하루도 요란했다. 가방이 살짝 젖은 탓인지, 가방 안에 있던 얼음 가득 담긴 텀블러 탓인지. 

노트북이 갑자기 기절했다. 키스킨에 습기가 차 있기는 했는데.. 설마... 다시 화면이 돌아와서 작업하는데 또 기절. 

비내리는 분위기를 보아하니 경기는 어려울 것 같고 기사는 마감해야 하고.  집에 가서 서브 노트북 챙겨들고, 서비스 센터 찾을 생각으로 아예 가방을 챙겨 들고 인터뷰실로 내려갔다. 

월요일 쉬었고 화요일 경기가 비로 노게임.  특별한 이벤트가 없었기 때문에 질문도 한정적이었다. 

혹시 또 경기가 취소될 경우 선발 로테이션, 가뇽의 등판 일정 변경 여부 등등. 

잠시 질문이 끊기고 인터뷰실이 잠잠해졌는데.. 윌리엄스 감독의 눈이 반짝거렸다. 뭔가 신나는 이야깃거리가 생각난 것처럼. 

"오늘도 새로운 것을 배웠다"며 먼저 입을 연 윌리엄스 감독. 

이어 "해가 떠있는데 비가 올 때 호랑이가 장가간다고 하는 것을 배웠다"고 이야기해 인터뷰실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자리에 오기 전에 비가 오나 안 오나 그라운드를 내다보러 나갔다가 마주한 프런트. 마침 해가 떠있고 비도 오고 그래서 '호랑이 장가' 이야기를 해줬다고. 

즐겁게 새로운 리그 생활을 즐기고 있는 윌리엄스 감독.  쌈도 아주 좋아하신다고 ㅎ 인삼주는 너무 예뻐서 못 마시겠다고 하셔서. 기자들이 일단 마시고, 거기에 새로운 술을 부으면 된다고 알려드렸다. 이때도 윌리엄스 감독의 눈이 빤짝거렸다. ㅎ

새로운 생활이라서, 처음이라서 좋은 것도 있다. 

'비교 데이터'가 없다는 것이다.  지난해 성적이 어땠고, 지난해 이 순간에는 어떤 결과가 나왔고.. 그런 비교 수치가 없기 때문에 부담이 덜하다고 이야기를 하셨다. "모든 게 처음"이라면서. 

'처음'처럼 사는 윌리엄스 감독과 KIA 선수들. 

실패도 성공도 그날로 끝. 매일 다시 새로운 출발선에 서고 있다. 그게 144경기라는 대장정을 하는 선수들에게는 아주 중요한 부분인 것 같다. 실패의 아쉬운 여운도 성공의 자만도 없이 매일 리셋. 새로 시작하는 KIA. 

그게 이 긴 싸움에서 버티고, 이기는 방법인 것 같다.

같은 1승인데 시즌 막판 허둥지둥 1승의 가치를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바람이 차가워지면 순위경쟁은 뜨거워진다.  이때 뒤늦게 1승의 아쉬움을 곱씹곤 한다.  매년 반복되는 같은 실수. 

공평한 144경기, 같은 1승이 올 시즌에는 만들어져가고 있다. 일단 오늘, 이기고 보자. 안 되면 뭐 어쩔 수 없고. 이런? 

내일이 없는 오늘이 역설적으로 내일을 만들고 있는 중이다. 

 

오늘 '컨트롤'이라는 단어가 몇 차례 나왔다. 우천취소 이야기를 하다가. 

가장 적은 경기를 치르면서, 시즌 막판 가장 많은 경기를 치러야 하는 KIA. 우천취소가 순위 싸움 막판 중요한 변수가 될 수 있다. 

당연히 걱정이 될 수 있는 부분인데. 윌리엄스 감독의 반응은 쿨했다. 

걱정한다고 해서 달라지는 것은 아니니까. 

내가 컨트롤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기 때문에 크게 신경쓸 필요는 없다.  지금 내가 컨트롤할 수 있는 것을 컨트롤하면 된다. 

야구도 인생도 마찬가지인 것 같다. 

 

2020 KIA의 영향 때문이지 폭풍처럼 지나간 인생의 놀라운 경험 때문이지. 나도 비슷한 생각을 하면서 올해를 보내고 있다. 

아침에 일어나면 주문처럼  "오늘이 가장 행복한 날"을 외친다. 덕분에 매일 나는 가장 행복한 날을 경신하면서 살고 있는 중이다. 

그리고 컨트롤 할 수 없는 것에 대한 미련을 버리고. 내가 할 수 있는 범위에서 최선을 다하다 보니 후회도 고민도 줄었다. 

덕분에. 어수선했던 오늘도 평정심으로 잘 마무리 했다. 다행히 나의 노트북도 아무 일 없었다는 듯 깨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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