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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거즈

이상한 나라의 김기자

by 2021S 2021. 1. 11.

 

캠프 시작되면 사실상 시즌이 시작되는 것이다. 

슬슬 캠프 날짜가 다가오면서 나도 점점 긴장모드다. 놓고 있던 야구 다시 붙잡고 있는 중. 

월요일은 외부 방송일까지 겹쳐서 좀 바쁘다. 오늘 또 손이 많이 가는 취재를 해서 정신없이 시간이 갔다. 

넋 놓고 있다가 보도자료를 받았다.  연봉조정신청 마감 자료였다. 

KT 주권의 이름이 있었다.

겸사겸사 생각나는 사람이 있어서 전화를 들었다. 

지난 주말을 기준으로 KIA에서 두 명이 아직 연봉 도장을 찍지 않았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그중 한 사람. 대충 상황도 아는데 나름 아쉽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연봉 조정신청 안했네?"라고 웃으면서 이야기를 꺼냈다. 나름 고급 정보라(고급 정보라고 해도 선수들끼리 연봉은 서로서로 다 잘 안다.. 어떻게 보면 흔한 정보다) .. 어떻게 알았느냐면서 놀라더니. 주권 이야기를 해주니 다시 또 놀란다. 

어느 조직이든 연봉 협상 때 모두가 웃을 수는 없다. 당연히 자기 위주로 생각을 하고 판단을 할 수 밖에 없다. 

KIA에서도 매년 불만의 목소리는 나오고. 가끔은 나도 이해가 되는 불만도 있고, 민망한 불만도 있고 그렇다. 

연봉 관련 기사가 조심스럽기는 하지만 기사로도 많이 썼다. 

KIA 연봉 고과가 상당히 복잡하다. 고과 항목이 600가지였던가? 같은 안타여도 상황에 따라서 점수가 달라진다. 세부 항목이 정말 많다. 

최대한 세밀하게 평가를 하겠다는 게 구단의 생각이지만 정작 연봉을 받는 선수들은 큰 틀에서 보기 때문에 이해를 잘 못한다. 

받는 사람 입장이 아닌 주는 사람 관점에 초점이 맞춰진 고과라 협상 때마다 선수들 우는 소리가 들린다. 원래 약자에 더 가까운 편이기는 하지만 그걸 떠나서 주로 선수들 입장에서 수긍이 되는 경우가 많았다. 

또 하나 느끼는 것은 갭이 크다는 것이다. KIA에서 큰 돈을 만지려면 무조건 FA를 해야 한다..라는 소리가 나온다. 

비FA 선수 중에 2~3억대 선수가 없다. 

2018년 기사 끄집어 와 봤다.

 

KIA 연봉 협상, 시작부터 찬바람

KIA 타이거즈의 연봉 협상 테이블에 찬바람이 불고 있다. 지난해와는 다른 분위기의 추운 겨울이다. 통합 우승을 이룬 지난해 KIA에는 연봉 훈풍이 불었다. 정규시즌 성적이 5위에서 1위로 수직 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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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11’의 분위기를 탄 KIA는 올 시즌 108억6500만원(신인과 외국인 선수를 제외한 54명)이라는 10개 구단 최고 연봉 총액을 기록했다.

평균 연봉도 2억 120만원으로 1위였다. 하지만 내부를 들여다보면 ‘빈부격차’가 크다.

올 시즌 23억원을 받은 양현종을 포함해 FA신분인 최형우(15억원), 윤석민(12억5000만원), 이범호(6억5000만원), 나지완(6억원), 김주찬(4억원) 등 6명의 연봉이 67억에 달했다. 5억원의 연봉을 받았던 임창용까지 더하면 7명의 선수에게 72억원이 집중됐다.

남은 47명의 선수의 연봉 총액이 36억6500만원, 평균 연봉은 약 7800만원이었다.

팀 성적과 상관없이 FA 선수들은 고정된 연봉을 받는다. 팀 성적 하락에 따른 연봉 삭감 바람은 비 FA 선수들에게 적용되는 만큼 내년 시즌 KIA의 ‘빈부격차’는 더 커질 전망이다.

 

2018년만 그런 게 아니라.. 지금도 상황은 비슷하다. 

이번 시즌 끝나고도 연봉 기사를 썼다. 

 

프로야구 최저연봉 인상에도 웃지 못하는 저액 연봉자들

‘최저연봉’이 이번 겨울 KBO 스토브리그의 키워드 중 하나가 됐다. 지난 1월 KBO는 2020년 첫 이사회를 열고 새로 시행하는 제도 등을 결정했다. 가장 큰 변화로 언론의 주목을 받은 것은 ‘FA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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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시즌 KIA 연봉 재계약 현황을 봐도 재계약 대상자 47명 가운데 17명의 연봉이 2000~3000만원대이다. 하위 17명의 평균연봉은 3182만원. 5000만원 이하 연봉자는 총 26명으로 전체의 50%가 넘는다.

억대 연봉자는 단년 계약을 하면서 재계약 대상자로 분류된 양현종(23억원) 포함, 김윤동(1억3000만원), 나주환(1억2000만원), 박준표(1억1000만원), 박찬호(1억500만원) 그리고 NC로 이적한 문경찬(1억1500만원) 등 6명이었다.

 

기사 쓰면서 옆에 사람들한테 연봉표 보여주니 많이 놀랐었다. 

프로야구 선수인데 3천만원대로 어떻게 사느냐면서. 평균 연봉은 높지만 상위 선수들을 제외하면 평균 연봉이 확 떨어진다. 

꼬우면 FA해라가 빈 말이 아니다. FA전까지 속 태운 선수들도 있고. FA가 돼서도 찬밥 대우를 받은 경우들도 있고.

회사원들이라면 알 것이다. 연봉이 주는 사기. 그리고 그 회사를 위해 최선을 다했는데 외부에서 온 사람과 전혀 다른 대우를 받을 때의 그 심정.

조직에 대한 충성도가 하나의 전력이라는 것을 감안하면 아쉬운 장면들이 많았다. 특정 선수의 옵션, 특혜도 문제가 되기도 했었고.

절대 비밀은 없는 곳이라서 소문이 다 난다. 

어느 조직에나 뾰족한 사람이 있고, 자기중심적인 사람도 있지만 옆에서 지켜볼 때 고개를 갸우뚱한 경우들이 있었다. 

다시.. 연봉조정 신청 이야기로 돌아가서. 

마음 같아서는 연봉조정 신청하고 싶다는 경우들 종종 본다. 그런데 안다. 선수들이 이길 수 없는 싸움이라는 걸. 

그리고 혹시나 이기게 된다고 해도 결과적으로는 이기는 게 아니라는 것도 안다. 

구단이 어찌 됐든 갑이니까. 어떤 불이익 올지 모르니까 그냥 참고 넘어가는 경우들이 많다. 

선수의 욕심이라고 해도, 충분히 자신이 생각하는 것에 대해서 어필하고 평가를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럴 용기 있는 선수는 많지 않을 것이다.  

나름의 소심한 항의로 늦게 도장을 찍는 게 전부다. 어차피 보라스 할아버지가 와도 연봉이 달라지지 않는다는 걸 아니까. 

프로는 돈이다. 돈이 자기의 이름이니까 이런 부분에 대해서는 관대하게 당연하게 봐주면 좋겠다. 아니 왜????라는 소리가 나오는 경우가 아니라면. 

이상한 나라에 살고 있다는 생각을 종종 한다. 겉으로는 화려해 보이지만 어떻게 보면 가장 처절한 무대에서 살고 있는 사람들. 내년은 물론 당장 내일도 모르는 사람들. 

프로야구 선수를 그만뒀을 때 내일을 걱정 안 하고 품위를 지키면서 살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나도 가끔은 이 곳이 어색하고 싫을 때도 있다. 결국은 똑같은 조직인 이상한 나라. 

그냥 마냥 편하게 이야기하고 장난치는 선수들도 TV로 보면 신기하기도 하고. 아무튼 복잡한 곳에서 살고 있다. 

프로답게 살 수 있고,  프로답게 보여줄 수 있는 그런 환경 그런 선수들이 되면 좋겠다. 늘 하는 말이지만.. 그라운드 밖에서도 존경받을 수 있는 선수들이 됐으면 하는 게 가장 큰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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