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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2~2010.08

2008.08.05 - 윤석민 태극마크 달다

by 2021S 2012. 1. 27.



3일간의 달콤한 휴식을 끝낸 KIA선수들이 4일부터 무등경기장에서 훈련을 재개했다.

오늘 공교롭게도 12시 윤석민과 인터뷰 약속이 잡혀있었다.

시즌 마지막날 한판 털어주겠다니까 ‘털어요?’하면서 재미있다는 듯 싱글싱글 웃던 윤석민.

어제 퇴근 후 대표팀 엔트리 변동 가능성이 있다는 소식을 접했다. 그리고 오늘 오전 윤석민의 대표팀 발탁 소식을 들었다.

인터뷰가 문제 이겠는가.

다승왕에 대한 욕심을 물었을 때도 담담히 욕심이 없다던 윤석민. 대표팀에 대해서는 욕심을 숨기지 않았던 만큼 나도 싱글싱글.

그때 잘 될 것 같다고 얘기했었는데… 진짜 잘됐다.

축하 전화에 정신이 없을 것 같아 전화대신 인터뷰 올림픽 이후로 미루자고 축하한다 문자 보냈더니 곧바로 간결한 답장이 왔다.

‘네 ㅋ 감사 ㅎ’

짧지만 윤석민 하고 싶었던 말, 감정이 다 담겨있어서 나도 괜히 기분이 좋다.  

감독님도 김종모 수석코치님도 맘 아프던 자식 잘돼서 기분이 좋으시댄다.

올림픽 대표팀 승선이 모든 걸 다 보장해주는 것은 아니지만 이번에도 좋은 결과가 있을 거라고 믿는다.

 

....

 

오늘도 여전히 김주형과 나지완은 특타.

덕아웃으로 하나, 둘 몰려드는 선수들의 표정은 솔직히 쉬다 나오는데 좋을리가 없다.

 

...

 

오늘 있었던 헤프닝.

 

덕아웃에 있던 김종모 수석 장성호를 보고 말한다.


“감독님은 드렸냐?”

“예? 안 드렸는데요.”

티셔츠인가 뭔가를 단체 주문해서 선물한 모양이었다.

“너 왜 감독님은 안드리냐?”

그러자 장 주장 씩 웃으며…

“어쩐지 선수들 수에 맞게 주문했는데 하나가 남더라.”

옆에서 김동재 코치가 거든다.

“얼른 가져다 드려라.”

멋쩍어하며 감독실로 향하는 장성호를 보고 김동재 코치가 다시 한마디 한다.

 “선수가 스스로 자기 생명을 단축하는구나.”
 
잠시 후, 감독님 덕아웃으로 나오시면서.. 장 주장에게 웃으며 한마디.

“집에 가라. 집에 가~”



*****************



옛날 사진. 글 정리하다 보면. 뭔가 사기 당하고 있는 기분이다.

바로 어제 일인 것 같고. 얼마 전 사진 같은데.

3년 4년 전의 일과 사진이다.

이날의 대화와.. 사람들 표정도 생생하게 기억에 남아있다.


대표팀 탈락하고 윤석민 코가 빠져있었다. 그래도 예정대로 사직전 선발 등판을 해서 잘 던졌다.

사실 그날.. 윤석민이 공을 던진 게 아니다. 알코올이 .. 던졌다. ㅎ

 

시간이 흐른 뒤에는 편안하게 또 재밌게 풀어놓을 수 있을 이야기들.

윤석민이 나중에 감독하고 있을 때 회고록 한번 써야겠다.

이제는 말할 수 있다. 윤석민. 나지완편도 재미있겠다. ㅎ



축 늘어져 있던 윤석민. 그 상심을 알기에 .. 대표팀 발탁 소식을 듣고 다들 진심으로 기뻐하고 좋아했었다.



..에피소드는 뭔가 .. 찡하다.

아쉽게.. 익숙한 그라운드를 떠난 사람들.

결말은 좋지 못했지만 이날 ..  덕아웃에는 웃음꽃이 만발했었다.

 

아름다운 이별이라... 이별은 아름다울 수 없다는 게 내 생각.

아름답지는 못하더라도 후회없는 이별을 위해 주어진 시간과 주위의 사람들에게 최선을 다하고 싶다.

 

아무튼 귀찮은 것도 있었지만 이렇게 그라운드의 이야기를 기록을 남겨두었다는 게 다행이다 싶다.

추억에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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