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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2~2010.08

2008.10.14 - 윤석민 2008 마지막 등판날.

by 2021S 2012. 2. 6.

윤석민 마지막 등판이자 팀의 마지막 경기였던 10월4일 두산전.  올 시즌 이날처럼 집중해서 야구를 본 경기가 있었나 싶다.


 한해 동안 지켜본 윤석민은 이렇다.

 




외유내강. 


겉으로는 무심한 척, 욕심 없는 척. 상대 타자를 제압할 우락부락한 외모도 아니다. 눈빛도 초롱초롱 맑은 아가 눈이다.


 하지만 알고 보면 욕심 많고, 생각도 많은 고단수.


 그냥 ‘속았다’라고 표현하면 딱 일 것 같다. 부정적인 의미에서 하는 얘기는 아니다.


시즌 목표를 물어봐도, 타이틀에 대한 욕심을 물어봐도 윤석민은 ‘뭐 별로’이런 식이다. 사실은 그게 아니라는 건 하늘도 알고, 나도 알고, 팬들도 다 안다.


김광현이 막판 스퍼트로 방어율 1위에 오르던 날 계산기를 열심히 두드리고 있었다는 윤석민. 막상 등판 날 모습은 딴판이었다.


경기 1시간 전, 으레 선발 투수들은 긴장된 표정으로 보이지 않는 곳에서 심기일전 하고 있다던가 홀로 몸을 풀기 마련이다.

덕아웃에서는 당일 선발 투수와 마주치기도 어렵고, 마주치더라도 말을 걸지 않는 게 관례다.


이날 윤석민은 마치 남의 등판 지켜보듯 털레털레 덕아웃을 누비고 있었다.

니가 왜 나오냐는 홍성흔의 타박 속에 윤석민은 특유의 미소로 몸풀고 있는 두산 선수들하고 장난까지 쳐가며 여유를 부리고 있었다.


타이틀 하나 있으면 MVP 후보에 오를 수 있다는 이강철 코치의 얘기에는 한 표도 못 받으면 창피하니까 자기 이름 찍어주라고 애교(?)다.


미워할 수 없는 선수다.


조범현 감독도 윤석민에 대해 질문하면 늘 “자기가 다 알아서 잘 하는데”라고 대답을 하시곤 한다. 그럴 때면 더 물을 것도, 더 대답할 것도 없다.


KIA 타이거즈 출입기자라는 죄로 이 가을이 가기 전에 실업자(?)상태가 됐고, 시즌 내내 회사에서는 죄인 취급을 받았다.


 그래도 윤석민의 극적인 2008년을 지켜볼 수 있었다는 것에 난 참 운이 좋았다는 생각이 든다.


참.. 베이징올림픽 다녀온 뒤 처음 만났을 때 그때 가장 행복하고, 가장 천진난만(?)한 윤석민을 본 것 같다.

금메달을 집안 가보로 삼겠다며 자랑하던 윤석민의 목소리에서 식지 않은 베이징의 눈물과 감동을 느꼈었다.


 늘 변함없이 지금처럼 성실하고, 겸손하고, 착한 석민 어린이가 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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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즌 마지막까지 치열하게 전개됐던 방어율왕 싸움.


기자들은 각종 경우의 수로 계산된 김광현과 윤석민의 방어율표를 보면서 .. 머리를 굴렸다.


욕심없어요~ 태연한 척 하던 윤석민도.. 뒤에서 계산기를 두드리면서 머리를 굴렸다.



2008년에도 윤석민의 지분이 높았다.


2008시즌. KIA가 딱히.. 내세울 게 방어율왕 정도?



이해 12.18 업데이트 했던 것도 끌어서 가져왔다.


2008.12.18 - 최고의 해, 윤석민


 ‘불운의 에이스에서 KIA 간판 에이스로’

16일 광주 신양파크 호텔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의 2008 납회식에서 윤석민은 구단이 선정한 최우수선수의 영예를 안으면서 풍성했던 올 시즌을 마감했다. 

윤석민은 “최고의 한 해”라는 말로 자신의 4번째 시즌에 대한 소감을 밝혔다.

지난해 3.78의 방어율로 7승 18패를 기록하며 ‘불운의 에이스’라는 별명을 얻었던 윤석민은 올 시즌 2.33의 방어율로 지난해 승수의 두 배인 14승을 챙기며 다승 2위에 올랐다.

지난해 18패는 올해 5패로 줄었다.

SK 김광현에 밀려 ‘황금장갑’의 꿈은 다음으로 미뤘지만 값진 페어플레이상을 수상한 데 이어, 구단이 선정한 최우수 선수에 오르며 가슴 뿌듯한 겨울을 보내고 있다.

지난해와의 차이를 묻는 질문에 ‘운(運)’이라며 웃던 윤석민은 “게임운영 능력과 위기 대처능력이 좋아졌다”고 자평했다.

18패의 쓴 경험이 윤석민을 성숙하게 했다. 농익은 변화구를 통한 다양한 볼 배합과 매서워진 볼 끝도 몰라보게 달라진 2008년의 윤석민을 만들었다. 

4년 동안 성장을 거듭한 윤석민은 올 시즌 ‘팜볼’까지 장착했다.

150㎞가 넘는 강속구에 커브, 슬라이더 체인지업까지 두루 갖춘 윤석민은 지난 7월9일 한화와의 홈경기에서 홀로 연마했던 팜볼을 선보였다.


첫 상대는 2006년 준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윤석민에 홈런을 뽑아내며 KIA의 가을잔치를 끝낸 ‘천적’ 이범호.

이범호를 삼진으로 돌려세웠던 윤석민의 발전은 여기서 멈추지 않는다. 내년 깜짝쇼를 위한 비장의 무기를 준비하고 있다.

무엇보다 윤석민의 2008년을 특별하게 만든 것은 지난 8월의 베이징 올림픽이었다. 올림픽은 올 시즌 윤석민에게 가장 아픈 기억이자 또 가장 극적인 기쁨이었다.

“올림픽 최종엔트리에서 탈락한 다음 날 사직마운드에 섰던 순간이 가장 힘들었다. (조범현)감독님이 경기를 하루 쉬는 게 어떠냐고 하셨지만 팀이 4강을 다투는 상황이었고, 개인적으로 아픈 티를 내기 싫어서 예정대로 등판을 강행했다”

가장 힘든 경기를 치른 이날 윤석민은 롯데 타선을 7이닝 동안 1실점으로 막고 승리투수가 됐다.

뒤늦게 태극마크를 달던 순간은 최고의 순간이었다. 대표팀 합류 소식을 듣고 윤석민은 국가대표 선수들이 머물던 호텔로 당장이라도 달려가고 싶을 만큼 기뻤었다고 회고했다.


가장 멋진 한 해였다는 윤석민에게 아직 욕심이 남았다. 내년에는 김광현에게 내준 MVP를 거머쥐는 게 윤석민의 소원이다.


 “올 시즌 10승 이상 방어율 10위권을 목표로 했던 만큼 기대 이상의 한 해를 보냈지만, 김광현이 스타로서 주목 받는 게 부럽기도 했다. 내년에는 김광현보다 한 단계 올라서고 싶다. 느낌이 좋다.”

/김여울기자 wool@kwangju.co.kr

 



다른 선수들과 함께 자리에 앉아있던 윤석민을 잠시 인터뷰 좀 하자고 불러냈다.

등을 떠밀면서 밖으로 나오는데 사진기자 선배들과 취재기자 선배들이 한꺼번에 몰려들면서 순식간에 인터뷰는 기자회견이 됐다. 


기자들에 둘러쌓여있는 모습을 보고 서재응은 인터뷰하면서 돈 받으라고 농담이다.


여기저기 카메라 플래시가 터지자 윤석민 얼굴이 빨갛게 달아 올랐다. 부끄럽기도 하지만 기분이 정말 좋단다. 이내 카메라를 향해 ‘V’를 만들어 보이며 싱글싱글.


올 시즌 시상식을 다녀보면서 재미있었다고, 새로운 경험을 했다는 윤석민은 내년에는 꼭 김광현을 누르고 자신이 그 자리에 서고 싶다고 한다. 김광현이 스타로 주목받는 게 부러웠다나. 이럴 땐 딱 20대 초반의 어린 선수다.


 ‘팜볼’에 대해서 묻자. 그날 컨디션이 너무 좋아서 던져 봐야겠다고 생각했는데 성공했다고 한다.

첫 상대로 이범호를 선택한 이유가 있냐고 하자 자기에게 홈런을 많이 때렸다고 살짝 웃는다. 

 그런 뒤 내년에도 비장의 무기를 선보일 것이라며, 어떤 구질을 던지겠다고 선언했다. 하지만 이내 당황한 표정이다. 

 “내가 너무 기분이 좋아서 비밀을 밝혀버렸다”는 윤석민은 이렇게 미리 알려지면 깜짝쇼의 위력이 떨어진다면서 정이다.

그걸 본 기자들이 웃으면서 오프 더 레코드로 해주겠다고 맞장구를 친다. (모 선배는 기사 제목으로 크게 달아버리셨지만 ㅎ)

 지금까지 번 돈은 어떻게 했냐고 하자, 다 어머니께 드렸다고 한다. 언젠가 목독으로 돌려주시지 않겠냐면서.


 그런데 난 이 순간 개콘의 유머가 생각났다. 

 “나 이 순간 석민 어린이 동심 다 깨 줄 거야. 너 어머니가 돈 돌려주실 것 같지? 나도 어렸을 때 그렇게 속았다. 농장 열어봐라 엄마 새 밍크코트 사셨다. 독 해~” ㅎㅎ


병역문제도 해결되고 마음에 여유가 생겼다고나 할까? 시즌 초에 봤던 모습과 달리 한층 안정된 모습이다.

물론 인터뷰 솜씨도 감탄할 만큼 늘었다.

내년 시즌 정말 감이 좋다는 윤석민. 잘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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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납회식때 싱글싱글 윤석민의 얼굴이 생각난다.


여유있게 V도 그리고. 장난도 치고.. 아이처럼 신이 났던 윤석민.


느낌이 좋다던 2009년.


이해 KIA는 V10을 달성했다. 극적인 우승.


그런데 윤석민은 우승의 주인공은 되지 못했다.


딱히 못했다고 하기도 그렇지만 김상현·최희섭·로페즈·나지완 등이 화려한 조명을 받으면서 한발 물러나 있었던 윤석민.


흠. 2009년의 윤석민 하면.. 한국시리즈 우승 날.... 흠... 자신에게 자축 샴페인을 뿌리고.. 이상한 헤어스타일을 한채 깃발을 미친 듯 돌리던 모습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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