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AS After Service 또는 After Story
장담컨대, 선수들보다는 팬들이 더 기다렸던 날이었을 것이다.
예매전쟁을 뚫고 먼 길을 마다하지 않고. 심지어 더위 속 마스크와 싸움하면서 자리를 지켰을 팬들.
두근두근했던 첫 만남 첫 시리즈는. 루징 시리즈.
첫 경기는 마지막 아웃카운트까지 두근두근했다. 자신이 만든 위기를 스스로 이겨내면서 터프 세이브를 기록한 전상현. 이런 경기들을 통해서 전상현은 더 성장할 것이다. 이런 경기는 결과를 떠나서 경험만으로도 많은 공부가 된다. 실패의 경우에도 배우는 게 많다. 그래도 성공을 통해서 배우는 게 더 좋다. 자신에게도 팀에게도.
이후 두 경기는 스스로 부른 패배다.
어제 초반 싸움에서는 KIA의 우위가 예상됐다. 상대 선발 박세웅의 '징크스'가 이어지는 것 같았다. 일찍 흐름을 가져올 수 있는 기회도 있었고.
야구라는 건 언제 흐름이 바뀔지 모르는, 끝나봐야 끝나는 경기다. 확실하게 추를 기울여야 하는데, 초반 좋은 기회를 날린 뒤 수비에서도 우왕좌왕. 심판진도 들쑥날쑥 경기 흐름을 끊으면서 팬들에게 아쉬운 경기를 남겼다.
오늘 경기도 마찬가지다. 그냥 처음부터 진 경기. 매 경기 이길 수는 없고, 많은 날 패배가 기록이 남는다. 하지만 오늘 같은 경기는 자리를 지킨 팬들이 가장 보고 싶지 않은 경기였을 것 같다.
매 이닝, 매 순간 무기력하게 흐름이 끊기는 모습. 선발 가뇽은 생각보다 일찍 내려왔지만 중간 싸움의 타이밍은 지루했다. 물론 결과론이기는 하지만, 선수들의 이어진 실수와 무기력한 플레이가 더 그런 답답함을 줬겠지만. 아무튼 일찍 전의를 상실한 모습이었다.
의욕이 넘쳤을 수도 있고, 집중력이 떨어졌을 수도 있다. 어찌 됐든 기다렸던 시리즈, 팬들의 기대감이 실망감으로 끝난 시리즈가 됐다.
이제 KIA는 안방에서도 홈팬들을 만나게 된다. 광주의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과 3일 1단계로 완화되면서 챔피언스필드 관중석도 열린다. 4일 LG와의 홈경기부터 팬들의 입장이 시작된다.
기다렸던 순간. 패배의 순간에도 박수를 받을 수 있는 플레이를 보여줬으면 좋겠다. 선수들보다 더 기다렸던 날을 맞게 된 팬들을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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