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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거즈

3138일의 기다림.

by 2021S 2012. 4. 14.

 

기막힌 타이밍.

 

낮에 파일을 정리하다가 안 보이는 곳에 묻혀있던 '강진캠프'폴더를 발견했다.

 

언제 정리해야겠다는 생각으로 따로 빼놨는데.  이 폴더의 주인공이 고우석. 

 

 

 

 

.. 2010년 1월30일. 

 

몸도 안좋고.. 일본 캠프에 합류하지 못하고 강진으로 왔었다.

 

솔직히 이날 공은 별로 좋지 못했다. 필살기 슬라이더 보라면서 꼼짝을 못하게 했는데 .. 공이 이리저리 춤을 췄었다.

 

 

 

 

공을 던지느라 오른손 엄지가 엉망이었다.

 

 

고우석 공을 좀 던지나 싶으면 재활군에 가있고. 수술했다고 갑자기 깁스를 하고 나타나고.

 

심술궂기도 얼마나 심술궂은지. 선수 신경을 안 쓴다. 공을 던졌는데 알고는 있느냐..

 

투덜투덜 심술쟁이. 고우석하면 파이터 자동 연상.  후배님들에게는 든든한 선배? ㅎ

 

안치홍 막내시절... 훈련 전에 병원을 다녀왔던 꼬스톤. 밥을 못 먹었다고 덕아웃에서 귀가 아프도록 칭얼칭얼 거리면서 내 혼을 쏙 빼어 놓은 적이 있다.


택시 타고 경기장으로 오는 길에 전화로 중국집에 주문을 했는데 한 시간이 넘도록 배달이 안 왔다나.

 

배고픔에 분통을 터트리던 두 선수.

 

그래도 고우석이 듬직한 선배님이 되어 주었다면서 싱글벙글.

 

배달이 밀렸다고 핑계를 대는 중국집에 대고 고우석이 시~원하게 말을 쏟아내줬단다.

 

고우석의 구수한 .. 말과 행동을 안치홍이 그대로 재연했었다.

 

 

파이터 고우석이지만 사실 곰같은 선수이기도 하다.

 

기자와 선수, 일의 관계를 떠나서 그냥 좀 애잔하니 잘 됐으면 하는 선수들이 있다. 고우석이 미운정 고운정 든 그런 선수.

 

지난해 잠실 구장이었던 같은데. 하늘 높이 공을 날리며 모처럼 찾아온 기회를 안드로메다로 날려버렸던 고우석.

 

커브가 오락가락했지만 슬라이더는 원래 광주일고 에이스 시절부터 유명했고... 좌타자라인의 엘지를 상대로 몸쪽 승부를 잘했다.

 

피치아웃 상황이 아쉽기도 했지만.. 아쉽게 아쉽게 볼넷을 연달아 내주고 혼자 한국시리즈 찍었다.  ^^

 

2003년 9월10일. 그리고 3138일만에 승리투수가 된 고우석. 이번에는 마운드에서 쉽게 내려오지 말기를.

 

 

보너스 사진.

 

 

팔꿈치 수술로 강진 캠프에 머물렀던 한기주는.  수레를 끌고 다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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