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광주일고 좌완 선후배간 맞대결이 벌어졌는데.
오늘도 심동섭과 유창식이 나란히 마운드에 올랐다. 선배 심동섭은 승리투수가 됐고, 후배 유창식은 패전투수가 됐다.
심동섭 프로 데뷔 첫승인데.. 얼떨떨도 하고 민망도 하고. ㅎ
아니 프로데뷔 첫승이 왜 이러는 거냐고 장난을 쳤더니 본인도 민망한지 큰 눈을 껌뻑껌뻑하며 쓸쩍 웃는다. 운도 실력이다고 토닥토닥하고 얘기를 하는데.. 두 투수 코치님들도 그렇게 던져놓고 무슨 인터뷰냐면서 한 마디씩 하고 가신다.
어찌됐든 승리투수는 승리투수. 첫승 기념 공을 만지작 만지작 하면서 인터뷰. 사람들이 다음에는 잘 던져서 끝나고 TV 인터뷰도 하라면서 격려.
요즘 밸런스가 좋지 않아서 경기 끝나고 밸런스 연습을 하고 퇴근한단다.
<KIA 타이거즈>
경기전에 심동섭과 유창식 그리고 장민제를 만났었다. 셋 다 광주일고 에이스 출신. 3학년 장민제, 2학년 심동섭, 1학년 유창식이었다.
화정초에서도 같이 야구했고.. 유창식과 장민제는 무등중까지 해서 초중고는 물론 프로까지 같이 다니고 있다. 심동섭은 충장중.
장민제 좀 보려고 갔는데 심동섭이 .. 복도에서 고교 선배의 과격한 사랑을 받고 있다. ㅎ
고등학생들 장난치듯 정신없다.
이게 뭐나며.. 나는 그저 웃으면서 두 선수님의 장난질 감상.
KIA를 상대로 선발 첫 승을 가져갔지만 .. 익숙한 장소인 무등야구장에서의 두 차례 등판 성적은 좋지 못했던 장민제. 어제도 홈런 두방에 무너졌다. 어제 경기 얘기를 하던 장민제. 아... 나지완.. 하면서 손을 떨었다. ^^
얘기하다 말고 심동섭을 가리키면서 저놈하고 같이 뛰기 싫어서 한화 왔다고 농담도 하고. 그렇게 투닥투닥하던 장민제 아이싱을 하러 가야겠다고 사라진다.
3루 덕아웃 입구 의자에 앉아 있던 심동섭을 보고 .. 한 코치가 왜 여기 있냐고 물어보니.. 민제 형이 자꾸 오라고 한다면서 고자질 아닌 고자질을 하던 심동섭. ㅎ
틈을 이용해 심동섭과 미니 인터뷰. 요즘 제구도 안되고 페이스도 안 좋다고 하니까.. 체력적으로 조금 힘이 든다고 그런다.
많은 이닝을 소화한 것은 아니지만.. 작년에 5경기에 뛴 게 전부였던 심동섭 27경기를 소화하고 있다. 안치홍도 그랬고.. 프로 생활 막 시작한 선수들 체력안배 요령도 없고 그래서 딱 이맘때쯤 위기가 온다.
그래도 열심히 해서 올 시즌 끝까지 1군에서 활약을 하고 싶다면 목표를 밝힌 심동섭.
그러더니 살며시 기사 얘기를 한다. 조범현 감독이 심동섭 많이 좋아졌다~고 언급한 것에 관련된 기사. 어린이날 선물 받은 아이처럼 눈 동그랗게 뜨고 .. 행복해하던 심동섭. 칭찬 들으니까 좋냐고 하니까.. 부끌부끌하면서 헤헤.. ‘좋아요’다.
잠시 후에는 유창식이 등장. 장민제가 심동섭을 대하듯. 심동섭 유창식을 과격하게 맞이한다.
후덕해진 유창식. 프로와서 살 좀 쪘나고 물어보니까 유창식 오리발 내밀면서 아니란다. 고등학교때는 옷을 타이트하게 입어서 더 날씬해 보인 것이라며.
심동섭은 무슨 거짓말이냐고 궁시렁궁시렁.
유창식 1일 경기가 고향에서의 첫 등판. 유창식은 안치홍에게 시원하게 한방 맞았다.
고향에서 첫 등판.. 성적이 좀 안 좋았는데 어땠냐고 물으니 유창식 헤벌쭉 웃는다. 옆에서 또 심동섭이 끼어든다. 홈런 제대로 맞았다고 시원하게 발렸다면서 껄껄.
유창식도 지지 않는다. 씩 웃으며 어제 형도 발리셨다면서. (앞에 수식어도 하나 붙었다. 멍멍이의 또 다른 말)
10년을 넘게 함께 지내면서 형제같은 또 친구같은 선후배님들 거침없다. ㅎ
그러면서 심동섭은 와 장성호 선배하며 고개를 절레절레. 유창식이 진짜 잘 치시지 않냐고 물어본다.
심동섭은 장성호가 그리 어렵단다. 타석에 꼿꼿하게 서있는데 공 던지는 게 힘들단다. 오늘도 장성호 그냥 내보냈다. 던진다고 던지는데 이상하게 공이 안 들어간단다. LG의 이병규도 심동섭에게는 난해한 상대. 더 큰 선수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넘어야 하는 큰 산이다.
유창식은.. 이용규를 언급했다.
한화에서 15번을 달고 있는 유창식. 1일 등판 때도 KIA의 15번 이용규가 첫 상대가 됐는데. 오늘도 1-1에서 이용규를 상대하러 올라왔다. 투 스트라이크 잡았는데 이용규의 커트 모드 발휘. 결국 풀카운트까지 가서 10구째에 안타를 맞았다.
그리고 바로 마운드를 내려왔는데 이용규가 홈을 밟으면서 패전 투수가 됐다.
아이싱을 끝내고 장민제가 합류하면서.. 통로는 ... 더욱 시끌시끌.
“야구 참 못하십니다” 분위기로 셋이 투닥투닥. 심동섭이 장민제를 툭 쳤더니.. 유창식이 왜 우리팀 선수를 때리냐면서 항의한다.
수적 열세에 몰린 심동섭의 최후. ㅎ
다른 곳에서 다른 모습으로 제 2의 야구 인생을 써내려가고 있는 세 선수.
무럭무럭 자라서 한국 야구의 든든한 기둥이 되기를.
▲광주전적
한 화 001 000 000 - 1
KI A 000 001 13X - 5
△승리투수= 심동섭(1승1세이브) △세이브투수= 유동훈(3승1패4세이브)
△패전투수= 유창식(2패)
못다한 주말 업데이트는 다음 기회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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