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브레이크.
KIA에게 고마웠던 비가.. 아쉬운 비가 됐다.
야구가 그리운 팬들을 위해 올리는 사진.
지난주 ‘괴물’과의 대결에서 트레비스 승리투수가 된 뒤 기념사진이다.
트레비스와 얘기를 하고 있는데 벌건 얼굴로 걸어가던 안치홍.
트레비스가 같이 사진 찍자면서 안치홍을 붙잡았다.
1군 돌아와서 싱글싱글 신났던 안치홍과 승리투수님.. 예쁜 사진이 나왔다.
비를 몰고다니는 트레비스는 이번에도 궂은 날씨에 공을 던졌다.
수비수 실책에 .. 상대 벤치의 어필까지 정신없었을 경기.
SK전 3번 등판했는데 오늘 경기 가장 못했다면서 .. 그래도 타자들이 많이 쳐줘서 승리투수가 됐다며 고마워했다.
안치홍은 이날 혼자 더블헤더.
강진 넥센과의 경기에서 2루수로 선발 출장. 태어나서 처음으로 2군 경기 출전.
3타수1안타1타점.
바로 1군 콜업을 받아서 급히 광주로 달려왔다.
허겁지겁 가방 들고 뛰어오는데 눈 아래로 벌겋게 탔다. 신이나서 폴짝폴짝 달려나가 코칭스태프와 선배들에게 복귀했다고 넙죽넙죽 인사를 하고 다닌다.
덕아웃에 들어와서는 가방 챙기러 집에 갔다와야 한다면서 부산하다.
2군 경기 내용 물어보니.. 3타수 1안타인데 안타치고 뛰어가다가 3루에서 죽었음 하면서 빠른 속도로 브리핑하고 락커로 달려간다.
경기 끝나고도 눈이 반짝반짝 입은 수다수다. 오전부터 경기장 가서 뛰었더니 얼굴이 이렇게 됐네. 안타를 쳐서 좋네. 몸은 괜찮네 등등 소풍 나온 아이같이.
눈물 젖은 빵을 먹어봤다고 하기에는... 한 경기 출전에 그쳤으니 한참 부족하지만 그래도 많은 걸 배웠을 터.
무엇보다 건강에 대한 소중함을 느꼈을 것이다 .
아프다 아프다 하면서도 악착같이 재활하고.. 돌아와서 악착같이 뛰고.
2군 내려갔을 때 먼저 안치홍에게 했던 얘기가 ‘좀 쉬어라’였다. 맘 급하고 욕심 많은 안치홍이지만 이번에는 많이 아프기는 했는지 투덜투덜 안하고 차분하게 재활했다.
1군 복귀하면서 다른 목표 세운 것 있냐고 물어봤을 때.. 수다수다 안치홍이 적응 안되는 진지한 목소리로 했던 말이 “부상 없이 시즌 끝내기”였다.
살면서 배운 것 중 하나가 ‘채우는 것보다 더 어려운 게 버리는 것’. 채우기 위해서는 버릴 줄도 알아야 한다.
욕심 가득 살아왔던 안치홍이 이번 기회에 버리는 법.. 그래서 더 많이 채울 수 있는 법을 배웠기를.
예전에 고개를 갸우뚱 하면서 “2군이 뭐죠?”라고 농담하던 안치홍에게 함평 한 번 가봐야 하는데! 라고 했었는데.. 함평은 아니지만 강진을 다녀왔다.
KIA에서 2군을 의미하는 고유명사, 함평. 함평과 연관된 또 따른 고유명사 나비. 귀신같은 내플로 팬들을 뒤집던 나지완에게 붙은 별명.
월요일마다 전화 참여하는 지역방송이 있는데.. 오늘은 내 바로 앞에서 나지완의 전화인터뷰가 진행됐다.
전화연결하고 대기하고 있다가 ... 입 막고 키득키득하느라 혼났다.
진행자가 야구 중계도 했고, 야구 많이 좋아하는 김귀빈 아나운서.
나지완의 별명 얘기가 나왔고.. 당연히 나비 얘기가 나왔다.
나지완 태연하게 요즘은 좋은 별명들도 생기기는 했다면서.. 나비의 유래에 대해 설명했다.
KIA 2군 경기장이 함평에 있는데 .. 야구 못할 때 팬들이 함평가서 나비나 봐라는 의미에서 지어주셨다며.
나지완 선수님 거만(?)해 질까봐 언급 조금씩만 하려고 해도 .. 피해갈 수가 없다.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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