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도 오늘도.. 똑같이 7-2.
85 동갑내기 친구들이 나란히 수훈선수 인터뷰를 했다. 어제는 이용규, 오늘은 나지완.
야구를 그만 두고 싶었다.. 라고 말을 할 정도로 큰 좌절을 딛고 이 자리에 선 선수들이자 .. 야구 욕심이 많고 .. 생각하는 야구를 할 줄 아는 선수들이다.
그리고 둘 다 인터뷰 잘하는 선수다.
<KIA 타이거즈>
이용규 인터뷰 실력이야 소문 많이 났고... 나지완도 보기와 달리(?) 인터뷰의 달인이다. 재치도 있고.
둘이 어떤 질문을 하면 막힘없이 술술.. 상황을 설명하고, 기술적인 부분이나 목표에 대해서도 쉽게 쉽게 말을 잘한다.
차이는 이용규는 그냥 간단한 질문 하나도 기사가 될 수 있게 하는 촉과 진지함을 가졌다는 것.. 나지완은 가뭄에 콩나듯 진지하다는 것... 그래서 가끔은 어르고 달래서 답을 얻어내기도 한다. ㅡ.ㅡ
홈경기 타격훈련 끝나고 공을 줍기 위해 대기하는 .. 마지노선 85년생들. 이들이 KIA 허리 역할을 하는 나이인데. 장난은 제일이자 능청스러움도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나지완은 의외로 후배들에게 싫은 소리 잘 못한다. 시어머니 역할은 이용규 담당이다. 나지완이 인정하는 카리스마다.
이용규의 카리스마는 기자들에게도 예외가 아니다.
지난해 DJ코치 돕기 일일호프때도 모금함을 들고다니던 이용규.. 기자들 모여있는 자리와서 .. 눈에 힘 한번 주고.. “돈들 안내셨죠? 만원이 아까움?”이라 말하자마자 .. 테이블에 있던 사람들 빛의 속도로 지갑을 꺼내들었었다.
평소에도 호칭이 없다(?).
기자님이라고도 하고 .. 어린 선수들은 개인적으로는 누나라고들 하는데 ... 시크한 이용규는 ... 호칭 생략하고 .. 인사를 하고 .. 얘기를 한다.
통화를 해도 .. 기자님 혹은 누나 무슨 일이예요? 라고들 하는데.. 이용규는 아이고 어인일이십니까~다.
누나라고 해보라고 한번 장난을 쳐봤는데 .. 반응은.. ‘싫어 싫어.. 아 싫어’였다. ㅎ
아.. 딱~ 한번 이용규가 누나라고 한 적은 있다 .그런데 나한테 직접 한 얘기는 아니고.
지난번에 칸베 코치님 오셨을 때.
라커도 향하는 복도 입구에서 이용규와 얘기를 하고 돌아서는데 칸베 코치님이 계셨다. 한국 들어오시고 처음 뵌 거라서 반가운 마음에 코치님 코치님 하면서 방방 뛰었더란다. 이용규는 라커로 향하고 있었고.. 내가 너무 신이 나서 코치님을 외친 탓에 .. 멀리에 있던 누군가가 이용규에게 ... ‘저기 누구냐?’고 질문을 했다.
이용규.. 여울이 누나요라면서.. 걸음을 옮겼다.
그라운드에서는 상대팀 속 다 뒤집고, 덕아웃에서는 눈에서 레이저 쏘고 있는 이용규지만.. 그 뒤에 있는 인간 이용규는 예의바르고 사람을 배려할 줄 아는 따뜻한 남자다.
커트 신공에 이어 안타제조 신공 발휘중.
자존심 세고, 욕심 많은 이용규와 나지완은 나름의 로드맵을 가지고 씩씩하게 앞으로 나아가고 있다.
2009년 10월24일. 이날.. 태어나서 가장 야구 못했던 이용규와 태어나서 가장 야구 잘했던 나지완.
두 친구 나란히 무릎 꿇고 앉아 서럽게들 울었는데 올 가을에는 어떤 장면을 만들어낼지 궁금하다.
▲사직전적(29일)
K I A 004 030 000 - 7
롯 데 000 100 100 - 2
△승리투수= 트레비스(7승4패)
△패전투수= 사도스키(3승5패)
△홈런= 김상현 9호(3회2점) 나지완 4호(5회3점·이상 KIA)
이대호 19호(4회1점) 홍성흔 3호(7회1점·이상 롯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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