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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거즈

윤, 2011 업그레이드 버전

by 2021S 2011. 7. 31.


 오늘의 히어로는 단연 윤석민.


<KIA 타이거즈>


다른 때는 타격을 유심히 보는 편이지만 윤석민 등판 날에는 마운드에 눈길이 더 간다. 공 하나하나를 지켜보는 재미가 있어서.

윤석민 선발날은 노트북에 중계화면까지 틀어놓고 경기를 본다. 3루 대기 타석쪽에 지역지 기자실이 위치해 있어서 공의 높낮이와 무브번트는 잘 보이는데 좌우가 애매하다. 그래서 정면 화면을 다시 보면서 공을 감상한다.

그런데 보기에 따라서는 윤석민의 투구가 재미 없을 수도 있다.

투구폼이 다이나믹 한 것도 아니고 표정이 다양한 것도 아니고.. 공 하나만 보자면 시선을 확 끄는 ‘묵직함’이라고 표현하기에 부족하고. 쉽게 쉽게 가볍게 던지니까 던지는 자체로는 밋밋한 감이 있는데 공을 쫓다보면 이닝이 금방금방 넘어간다.

오늘도 물흐르듯 이닝이 넘어갔지만 최종 기록은 .. 윤석민 자신의 첫 무사사구 완봉에 개인 최고 탈삼진(12개). 임팩트 있는 경기였다. 무엇보다 팀의 최악의 위기상황에서 에이스 역할을 완벽하게 수행해냈으니.

팀 1900승도 채웠고. 팀 1위. 조범현 감독 500승도 윤석민이 담당했었다.

 



<오늘의 기록지. 이번주 기록지 정신없다. 선수들 정신없이 교체되고 점수들도 어지럽게 나고.

그런데 오늘 아주 간단하게 정리된 기록지.

수비도 그렇고 공격도 그렇고. 수비는 윤석민이 혼자 깔끔하게 막아버려서 심플하고.

공격의 경우도 복잡하지 않았고.. 교체 선수가 단 한 명도 없었으니.. 교체할 수가 없는...>

어깨가 무겁다 .. 컨디션이 안 다는 얘기가 있었지만 경기전에 봤을 때 표정이 나쁘지 않았다. 그래서 오늘 괜찮겠나 싶었는데 .. 나중에 다시 보니 얼굴이 좀 안 좋다. 어... 하고 있었는데 경기를 완벽하게 끝냈다.

그런데 수훈선수상 받고 들어오던 윤석민이 덕아웃 펜스에 두 손을 얹고 고개를 푹 숙인다. 평소였다면 싱글싱글 어린이 모드였을텐 얼굴이 좋지 않다. 덕아웃에 들어와서도 의자에 앉아 몸을 숙이고 있는데 힘들어 하는 기색이 역력하다.

습도 놓은 날 변화구 던지기는 좋지만 체력적으로는 더 힘들다. 완봉에 습한 날 공 던져서 힘든가 했는데 .. 명치끝이 아파서 힘들다며 얼굴이 납빛이다. 공복에 속이 안 좋은가 했더니 먹은 게 체한 모양이다. 원래 등판 날 끼니 거르고 공을 던지는 스타일인데 오늘은 어머니가 오셔서 밥을 먹고 챙겨나왔단다.

그래도 기자들 질문에 차분하게 대답을 하던 윤석민. 방송인터뷰도 소화하고 들어온다.

올스타전 삼진왕이 돼서 돌아오기는 했지만 공을 던지는 자체가 무리가 되기는 한 것 같다면서. 허리 어깨쪽 근육이 뭉쳐서 고생을 했단다. 삼성전에나올 수도 있었지만 로페즈처럼 탈이 나서 중간에 내려올 수도 있을 것 같았다면서 그것보다는 경기를 완벽하게 책임지는 게 나을 거라고 생각했다는 윤석민.

오늘 끝까지 경기를 책임졌다.

전반기 운이 좋아서 잘 나갔는데.. 후반기 걱정을 하기는 했다.

전반기 잘하고 후반기에 좋지 못한 경우들도 있으니까. 하지만 후반기 첫 등판에서도 운이 좋았다면서 잘 풀릴 것 같단다.
 
‘비운의 에이스’ 징크스 이제는 털어버리기. 운도 실력이고.. 타자들이 윤석민이 책임져 줄 수 있다는 생각, 윤석민에 대한 믿음을 가지게 되면서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경기를 가져오고 있는 것이다.

투수가 타자를 믿고, 타자가 또 투수를 믿고.

그동안 에이스라는 이름에 뭔가가 아쉽고 부족했던 윤석민. 올 시즌 진정한 에이스로.. 커다란 선수로 부쩍 성장한 느낌이다.

어제 오늘.. KIA 승리의 주역. 나지완은 마음이 아파서 윤석민은 몸이 아파서 .. 무거운 인터뷰가 됐다. ‘단짝’ 두 사람 다음에는 유쾌 발랄 인터뷰 부탁합니다~




보너스 사진.


 
업그레이드 윤석민의 학생설정버전.

안경쓰고 다니니 알아보는 사람이 적다면서 웃던 윤석민. 저 안경 맞추고 친구랑 백화점을 돌아다녔는데 아무도 못 알아봤다면서 좋단다.

그래봤자 코밑에 점.. 했더니...‘그러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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