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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거즈

2011.08.28 - 안치홍이 끝냈다.

by 2021S 2011. 8. 29.


광주-대구-포항-광주

대구육상세계선수권대회 취재차 대구에를 다녀왔다. 개회식 기다리면서 .. 윤석민의 투구 인터넷으로 봤다. ㅎ

갑작스런 출장, 갑자기 다녀왔는데..

우사인 볼트, 류시앙, 이신바예바의 경기 모습을 지켜봤고.. 오전에 광주시청 박태경 경기까지 보고 철수. 박태경 대표팀 주장으로 책임감도 컸고 준비도 많이 했을 건데 결과는 좋지 못했다. 그래도 최선을 다한 플레이에 박수를 보내고 싶다.

기대를 했던 남자 100m 결승. 트위터에도 썼지만 한국시리즈 7차전에서 끝내기 보크가 나온 것 같은 충격이라고 할까?

무등경기장 야구장에서는 충격적인(?) 끝내기 안타가 나왔다. 상대팀 공격중일 때 끝내기를 연출해버린 경력은 있지만 올 시즌 KIA의 첫 끝내기.

다음 주 두 경기만 소화하게 된 KIA, 마운드가 빠르게 가동됐다. 한국시리즈 7차전에서 로페즈가 문을 박차고 나올 때의 그런 .. 분위기까지는 아니었지만 난세의 영웅 등극.

출장 다녀오자 마자 야구장에 자리를 펴고 앉아서 이일 저일 하면서 야구 감상.

정신없이 기사 정리하다 고개를 들어보니 불펜에 로페즈가 몸을 풀고 있다. 투수 로테이션 계산해보고 있는데.. 어느 순간 마운드 등판.

그리고 기록하고 기사 쓰고 육상경기 살펴보느라 정신을 놓고 있었는데 어느 순간 보니 9회말.

순간 나지완이 볼넷으로 걸어나가고 김상현의 안타가 이어진다. 타석에는 안치홍. 옆에 있던 기자의 박기남 포카리 들었다는 말에 고개를 돌리니 덕아웃에 선수들 곧 뛰어나올 기세.

득점 기회에서 조급한 모습을 보여왔던 안치홍인데.. 볼 카운트가 불리해진다. 그리고 공을 몇 개 커트하더니 .. 공을 때린다.

깊숙한 플라이가 될 것도 같고 안타가 될 것도 같고 .. 공이 끝까지 살아가면서 결국 끝내기 안타가 됐다.

<KIA 타이거즈>

끝내기 안타의 주인공 안치홍의 얼굴에 웃음이 가득.. 볼이 터져버릴 것 같다. 싱글싱글 날개라도 달고 날아갈 것 같은 안치홍은 생애 첫 끝내기라면서 감격해 한다. 초등학교 때도 못 쳐 본, 태어나서 처음 쳐본 끝내기라고 처음 처음을 강조.

끝내기 비결은 타이밍.

변화구 타임으로 기다리면서 직구를 커트해냈다. 변화구 생각하면서 타이밍 싸움하면 타구가 괜찮게 나오더라면서.

첫 끝내기라는 얘기에 피해갈 수 없는 질문.

그동안 득점권 찬스에서 결과가 좋지 않았느냐고 물었더니.. 저기 기록 살펴봅시다 이런 반응. 나름 득점권 타율은 괜찮았다면서. ㅎ

그래서 질문을 조금 바꿨다. 결정적인 순간에서의 임팩트가 부족하지 않았습니까?

그러자 그동안 득점권 상황에서 들어서면 여유가 없었던 건 사실이다면서... 그런 상황에 대한 경험과 인내심도 필요한 것 같다고 대답했다. 그러면서 마음 편하게 먹고 하자고 생각을 하며 타석에 들어섰다고.

언제였지. 지난 시즌이었나. 플라이 하나였으면 경기가 끝날 수도 있던 상황에서 쓸쓸히 돌아섰던 안치홍. 덕아웃에서 무척이나 분해하며 앉아있었다. 첫 끝내기 쳤으니 여유 좀 생기려나.

안치홍의 절친한 친구이자 한국 프로야구 역사를 함께 써나갈 친구 김상수 얘기도 했다.

만루 사나이라고 할 정도로 강렬한 활약 많이 보여줬고, KIA전에서도 좋은 모습 보여줬다.

그런데 사실 KIA전 타율은 가장 낮다. 올 시즌 타율이 3할에 육박하지만 KIA전 타율은 0.226 삼진도 9개나 당했다. 그런데 42타점 중 8타점을 KIA전에서 뽑아냈다.

김상수의 활약과 비교해서 아쉬움은 없었느냐고 물었더니.. 친한 친구여도 입단 때부터 주목받아온 경쟁자 사이, 본인도 상대적으로 그 부분 생각을 안 할 수는 없다고.

그래도 부족했던 부분도 있지만 다른 이의 플레이보다는 내 플레이를 가지고 생각을 하려고 한다는 안치홍, 심리적으로 그게 도움이 되는 것 같다면서.. 결국 야구는 자신과의 싸움이니까.

요즘 수비에 물이 오른 안치홍. 아무래도 방망이가 안되니까 수비라도 잘해야 한다면서 수줍어 한다.

물 세례를 받아서 흠뻑 젖은 안치홍.. 거기에 면도도 안해서 얼굴이....

얼굴은 왜 그러느냐고 했더니 어제, 그제 운이 좋아서 안타 주웠다면서 웃는다. 안타를 치고 싶어서, 잘 치고 싶어서 .... 면도도 안 하고 등장한 야수조 막내.

안그래도 낮에 안치홍에 대한 생각을 했었는데.. 대구에서 일 끝내고 포항으로 점심을 먹으러 갔었다.

ㅎ  오랜만에 포항 물회나 먹어보자는 생각에.

예전에 KIA 선수들 포항 자체 캠프했을 때  .. 물회를 맛보고 반했었는데. 그때 그 가게를 찾아갔다.

황병일 코치에게 이래저래 해서 포항을 왔다고 했더니 사진은 잘 있냐고 물어보셨다. 둘러 보니 카운트 뒤에 있던 사진.

2008년 마무리 캠프 때 안치홍 훈련하는 걸 봤기는 했는데 제대로 인사를 나눈 것은 12월 포항 캠프에서였다.

아직 고등학교 졸업도 안했던 꼬꼬꼬마. 식당에서 함께 밥을 먹었는데 다소곳이 밥만 열심히 먹었다. 같이 훈련을 했던 손정훈은 이것저것 궁금한 게 많은지 질문도 하고 얘기도 하고 그랬는데. 뭐 물어봐도 그냥 씩 웃기만 하던 안치홍.

그전부터 안치홍 안치홍 하는 얘기를 많이 들어서 좋은 선수가 될 거라고는 생각은 했지만 이 정도로 빨리 자랄 것이라고는 생각을 못했었다. 그리고 이렇게 수다수다스런 선수인지.. 상상도 못했었고!

옜날 모습이 생각나서 벌써 세월이 .. 라면서 물회 섭취.

밥을 먹고 나오면서 카운터에 걸려있던 사진을 찍어 보냈더니 금방 눈치를 채고 포항이냐고 물어본다.

코흘리고 있던 선수님 그새 이렇게 컸습니다. 그러는 그쪽은 나이가 더 드셨습니다.. 면서 티격태격. 광주가면 좀 봅시다!라고 했더니.. 끝내기 안타를 쳐서 정신없이 바빴던 김기자를 덕아웃으로 소환했다.

 

절대 체력이 좋은 편은 아닌데.. 일 닥치면 체력 자동 업그레이드다. 이틀 동안 잠 설치면서 먼 원정길 다녀왔는데 눈이 말똥말똥하다.

여유롭게 제대로 육상선수권 취재 다녀왔으면 더 좋았을텐데 라는 아쉬움이 있지만..

전 세계를 대표해 한국을 찾은 수 백명의 외신기자들 사이에서 정신없었던 이틀. 프레스 센터의 인상적인 모습은 다름 아닌 사람. 백발의 연륜이 잔뜩 묻어나는 외신기자들을 보면서 감탄을 했다. 외신 기자의 대부분이 상당한 연차가 있어보이는 베테랑들.

경험만큼 좋은 재산은 없다고, 능숙하고 프로다운 모습으로 취재 현장을 누비는 그들의 모습이 .. 같은 기자였지만 정말 멋져보였다.

그리고 나도 저런 모습으로 더 많은 현장을 누비면서 연륜 가득한 기자로 늙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럴 수 있을까?

이런 모습으로 늙을 수 있다면 결혼 따위는 안 해도 상관없어! 라고 외치고 온 김기자. 더 크게 날아보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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