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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거즈

2011.09.25 - 인생 2막

by 2021S 2011. 9. 26.

 
매시즌 누군가가 오고 또 누군가는 떠난다.

매일같이 스타가 탄생하지만 누군가는 그 자리를 내줘야 하는 곳. 이 선수가 잘하면 저 선수가 속이 타고, 저 선수가 잘하면 이 선수가 속이 타고.

옆에서 지켜보는 입장에서는 다 잘하면 좋겠지만 그럴 수는 없고.


엔트리 확장되면서 새로운 얼굴들 보는 재미가 있다. 사람들에게는 새로운 얼굴이지만 보이지 않는 곳에서 열심히 뛰던 선수들이다.

훈련 스케줄도 다르고 마주치는 사람들도 다르고 .. 1군이 어색하고 하고. 얼떨떨하다. 기자들도 많고. ㅎ

주전급 선수들이야 어느 자리나 익숙하고 사람들의 주목을 받기 때문에.. 요즘은 어색어색하게 덕아웃을 배회하는 선수들  ‘미완의 대기’들에게 더 눈길이 간다.

그래도 2군 경기하면서 얼굴은 봤다고 덜 어색해 한다. 사실 2군 선수들 중에서는 ‘저 사람은 누구?’라고 생각하는 이도 있다. 군복무 마치고 등장한 김성계도 누가 왔다갔다는 하는데 기자인 줄 몰랐다고 웃기도 했다.


KIA 성적이 좋았다면 새로운 선수들 지켜보는 재미가 더했을 건데..

니퍼트의 호투와 요즘 들떠있는 수비진들 덕에.. 오늘 본의 아니게 인생 2막을 연 선수들이 있다.

임준혁·김태훈 그리고 류재원·정상교도 있고.. 끝까지 방망이 열심히 돌리고 있던 이제우만 아직 신고를 못했다.  ^^  이제우, 1군 등록된 날. 심동섭의 눈부신 호투가 있었다. 경기 끝나고 모처럼 재회한 입단동기 심동섭을 보고... “내가 알던 그 심동섭이 맞냐!”고 외쳤던 이제우.

일단 앞서 공·수에서 주목을 받았던 류재원(본인이 류를 원한다고 하니) 오늘도 시원한 홈런을 날렸다. 

프로 첫 홈런은 아니다. 2007년에도 홈런 두 개를 기록한 적이 있다.


<KIA 타이거즈>


홈런 얘기를 하고 있는데 옆에서 듣던 프런트가 홈런 친 적이 있었느냐고 살짝 놀란다. 그러더니 이제 공·수는 보여줬으니 주루를 보여주면 되겠다고 웃었다.

류재원은 원래 장타 능력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던 선수이기는 하다.

류재원 하면 또 기억나는 게 대주자 사건. 연장전이었던가 대주자로 프로에 데뷔를 했을 것인데 견제 조심하라는 신신당부 속에 그라운드에 올라가자마자 견제사.

아주 잠깐 봤고 현역으로 군대를 다녀오면서 류재원은 나에게도 나름 낯선 선수다.

그런데.. 오늘 경기 끝나고 보니 인기 스타가 다 됐다. 사인을 하느라 차에 오르지 못하던 류재원.

참, 김선빈도 그렇고 류재원도 1루에서 헤드퍼스트 슬라이딩은 금물!

열심히 하려는 모습은 좋지만 위험한 플레이다. 김선빈 3할을 꼭 하고 싶다는 간절한 마음이 있기는 하지만 사람들 가슴 철렁이게 했다. 그리고 출루에 대한 적극적인 의지를 보였기 때문에 희생타가 안 됐으니까 힘내고 ㅎ.



제법 어른스러워졌지만 아직도 어린티 많이 나는 정상교.

정상교랑 얘기하고 있는데 옆에서 프런트가 정상교 보고 동안이라며 어디 가면 고등학생 이냐는 소리 안 듣냐고 물어본다. 

웃는지 우는지 애매한 표정으로 네.. 가끔이요라고 대답하는 정상교. 그러고보니 시원하게 웃는 얼굴은 못 봤다. ^^

정상교 수비 센스는 좋다는 평가였고, 오늘 홍재호랑 더블플레이 잘 만들었다.

마감하느라 정신없이 얼핏 봤는데 어깨도 좋다. 홍재호는 2루가 가장 편한 자리, 정상교는 유격수가 가장 익숙한 자리.

아직 배워야 하고 키워야 할 것들이 많지만 기본기가 좋은 선수라 기대가 된다. 파워가 늘었다는 것도 눈에 보인다.

시즌 초반에만 해도 타구도 멀리 안가고 힘이 부족하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는데 최근에는 눈에 보이게 힘이 붙었다.

학창시절에는 기술 위주로 훈련을 많이 했었는데 프로와서 웨이트 열심히 하면서 힘이 붙은 것 같다고 정상교스러운 표정으로 대답을 했다.

시원시원하게 잘 웃고 낯가림이 없는 김태훈은 콩닥콩닥 프로에 데뷔했다!

끝나고 보니 .. 아직 정신이 덜 돌아온 표정 ㅎ. 직구직구하면서 타석에 들어섰는데 2루 땅볼. 첫 타석부터 안타를 치면 이상한 거라고 했더니 이상한 선수가 되고 싶었단다.

최근에는 2군에서도 타격감이 나쁘지 않았기 때문에 타석에 들어설때는 괜찮았는데 수비하러 들어갈 때 심장이 마구마구 뛰었단다. 거기에 투수가 얼굴 못 봤던 낯선 선배 임준혁.

자신의 장점이 뭐냐고 물었더니.. 아직은 배워야 할 것 밖에 없다고 쑥스러워한다.

그래도 좀 괜찮다고 할 수 있는 능력은? 이라고 물었더니 포수지만 비교적 빠른 발. ㅡ.ㅡ  (얼핏 보면 포수 아닌 것 같은 몸매다.

그래서 질문을 바꿨다. 그러면 쉽게 나눠서 공격형 포수, 수비형 포수에서 어떤 형에 가깝나요? 공격형 쪽에 더 가깝다는 대답.

포수로서 단점은? 이라고 물었더니.

블로킹 능력이 조금 부족하고 송구가 좀.. “헉. 제일 중요한 게 안 좋네!”라고 놀렸는데 이제 막 진짜 무대에 서 본 초보 포수.

채워야 할 게 많은 만큼 발전 할 수 있는 여지가 더 많다는 생각으로 .. 좋은 기회에 많은 걸 담아가길.

김태훈과 얘기를 하고 있는데 본리초 선배님이신 차일목이 지나간다. 엄마 미소로 김태훈을 한번 흐뭇하게 보고 사라진 차포.

경기끝나고 만난 임준혁은 “아.. 다시 마운드로 돌아가고 싶다. 시간을 돌리고 싶다”면서 섀도우 피칭을 하고 있었다.

임준혁은 자신이 등판했던 9회로 돌아가고 싶다면서 못내 아쉬워했다.

오재원은 직구에 발을 맞았고 용덕한은 슬라이더에 등을 맞았다. 복귀전에서 다른 팀 귀한 선수님들 맞춰버린 임준혁.

공 자체가 나쁜 것은 아니었지만 마음이 들떠 있었던 임준혁.

임준혁 가장 최근 등판이 2009년 7월29일. 롯데와의 사직경기. 이날 2이닝 10실점. 폭풍 실점을 했었다.

마지막 등판 기억하고 있느냐고 하니 어찌 잊겠냐면서 10실점!이라고 말한다.

임준혁이 돌아와서 마운드가 든든(?)해졌다는 평가. 카리스마 손영민도 고분고분 뒤를 따르고 있다나? ㅎ

막둥이 심동섭에게 이 선배랑 처음 야구 하지? 어때? 장난스레 물었더니 임준혁은 자기 무서운 사람 아니라면서 손사래다. 심동섭은 어색하게 웃고.

이러면 정말 사람들이 오해할 수도 있겠네. 하하.

임준혁은 땡글땡글 눈빛과 부드러운 목소리를 지닌 따뜻한 선수입니다. 야구에 대한 열정도 많고, 생각도 깊고 말도 아주 잘하는 매력적인 선수입니다. 오해하지 마세요!!

보여줘야 한다는 생각. 현실로 돌아왔다는 부담감때문에 아쉬운 복귀 무대를 치른 임준혁..  두 번째 무대가 궁금하다.

오늘 느꼈던 설렘 그리고 공 하나하나를 보는 간절함 잊지 말고 늘 그라운드에서 최선을 다하는 .. 또 겸손하고 반듯반듯한 프로선수로 쑥쑥 자라나기를!! 




그리고,.. 노래는 못하지만 축구는 잘하는 광주 FC의 ‘겁없는 신인’ 이승기의  시즌 8호골  매우 격하게 축하합니다. ^^

<광주 F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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