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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거즈

Long goodbyes

by 2021S 2011. 10. 20.


“고마운 마음만 가지고 가겠다.”

조범현 감독과의 마지막 티타임.

선수들도 그렇고 본인도 그렇고 서로에 대해 아쉽고 섭섭한 마음이 없겠냐면서. 하지만 그동안 많이 고생해줬고 미안하기도 했다면서 고마운 마음만 가지고 가겠다고 하셨다.

작별은 그런 것 같다. 좋았던 것만 간직하고 싶고 미안함 마음으로 배웅하게 되는 것. 그렇지 않은 상처 투성이 작별도 있기는 하지만 .. 이번에는 아쉬움이 남는 미안하면서도 고마운 작별이었다고 생각한다.

감독님도 그렇고 나도 그렇고 감독과 기자 관계로 볼때는 당연히 좋은 얘기만 주고 받을 수 있었던 것은 아니다. 프로와 프로니까 이런 것은 어쩔 수 없었던 일 당연하게 여겨지는 부분이고.

개인적으로는 감독님이 직접 끓여주시던 죽맛을 잊을 수 없을 것 같다. 전지훈련 취재 가면 샤브샤브를 대접해주시곤 했는데.. 손수 남은 국물에 정성을 다해서 끓여주시던 죽. 시집가면 샤브샤브 냄비 사주시겠다고 했는데.

좋은 소식 있으면 꼭 연락주라고 하셨다. 자신은 없지만 노력해보겠습니다. ^^

평소 김기자라고 부르시기도 하지만.. 편안하게 대화를 나눌 때는 이름을 부르시곤 했다. 여울님~ 이라면서. 특히 기분이 좋으실 때 나오는 호칭이라.. 더 따뜻하게 들렸던 것 같다.

또 다른 무대에서 밝은 모습으로 다시 뵙겠습니다. 


 
내일은 신임 감독의 취임식이 있어서.. 쉬는 날이지만 근로모드고. 모레는 부산을 갈까말까하고 있다. 취재를 빙자한 부산 나들이?? 요 며칠 그라운드 왔다갔다 하고 있지만 진짜 그라운드가 그리워서 ㅠ.ㅠ

예상치 못했던 빠른 시즌 종료에 정신을 못차리고 있는데.. 빨리 정줄을 잡아야겠다. 바닥까지 떨어져 있는 컨디션과 기분도 좀 끌어올리고.

어제 경기장 분위기가 밝을 수만은 없었다. 나도 요즘 축축 처져 있고. 윤석민이 분위기 좀 띄어보겠다면서 나섰다.

이말저말 .. 수다수다하면서 위로를 하더니 재미있는 얘기를 해주겠다고 몸까지 쓴다.

서울에서 앞차를 살짝 받은 윤석민. 당황해서 어쩔 줄 몰라하고 있는데 앞차에서 우락부락한 아저씨가 씩씩거리면서 내리더란다.

성큼성큼 다가온 아저씨. 머리를 쥐어뜯으면서 괴로워하셨다고.

“아 윤석민이네. 윤석민이야. 아.. 왜 하필 윤석민이냐고. 윽. 진짜”

윤석민임을 확인하고 고통스러워하던 아저씨..

차도 큰 이상없는 것 같으니 그냥 가라면서 차로 가시더란다. 그리고 잠시 후 다시 발길을 돌려서.. 뭐 줄 것 없냐면서 한말씀 하셨다고. 윤석민 마침 가지고 있던 사인볼을 아저씨에게 건네드렸다.

윤석민이 몸까지 써가면서 상황 재연을 하는데 덕분에 모처럼 크게 웃었다. 몸이 재산이니까 선수님들 사고 조심.

홍건희도 웃음을 줬다.

신인들과 2군 선수단이 3루 덕아웃에 대기 하고 있었는데.. 윤석민이 홍건희를 불렀다.

윤석민의 호출을 받고 홍건희가 오는데 천천히 걸어온다. 안 뛰냐고 큰 소리를 내자 1루 덕아웃 도착 2m를 앞두고 뛰는 시늉을 하는 홍건희.

머리는 그게 또 뭐냐면서 짧게 치라면서 윤석민이 잔소리를 한다. 머리 짧게 깎고 ... 나중에 셀카로 확인 사진 보내라는 윤석민.

홍건희의 헤어스타일이 궁금하다.

웃자고 .. 기분 전환하려고 하는 업데이트. 재미있는 얘기 하나 추가.

SK와 시즌 마지막 3연전. 최훈락이 껄껄 거리고 있었다. 무슨 일인고 하니.. 최훈락이 쉬는 날 낚시를 갔다가 우연히 가재를 잡아왔다는 것이다. 그걸 가져왔는데 이용규가 키우겠다고 나섰단다.

그러면서 이름을 ‘큐’라고 지어줬다고. 경기 끝나고 수족관 사러 간다고 했다면서 이용규가 가재를 들고 “큐야 큐야” 하고 있다고 웃음이 터진 최훈락.

그런데 이날 ‘큐’는 세숫대야에서 하루를 보냈다. 퇴근길에 이용규가 “큐야 살아있어야 한다. 좋은 집 사줄게”라면서 세숫대야를 락커밑으로 넣고 가더란다. 옆에서 이유를 물어보니 끝나고 일이 있어서 바로 데려가지 못한다면서.

이용규 덕분에 라커룸이 빵터졌다고 한다.

다음날 큐는 살아있느냐고 물었더니... 살아있다고 했다. 현재 큐의 생사여부는 모르겠다. 큐야 살아있니?



참 이범석은 살아있다. 살이 많이 빠져버렸지만.




덕아웃에 쓱 등장한 이범석. 아직 소집해제는 아니고 잠시 광주에 들렸다.

예전이 트위터를 통해 어떤 분이 이범석 은퇴하느냐고 안타까워하면서 질문을 남기셨다.

은.. 은퇴?? 이범석 안부도 물을 겸 전화를 했었다.

이 나이에 무슨 은퇴나면서 웃던 이범석. 천천히 차분하게 .. 다시 시작하길.


이범석을 놀라게 한 선수무리.





주전급 선수들은 자리에 없었던 이날. 그럼에도 불구하고 신인 선수들까지 가세해서 외야가 북적북적. 이범석이 도대체 무슨 선수들이 저리 많냐면서 놀란다. 나도 놀랬다. 

경기장에 사람만 들어오면 그게 누구인지도 모르고 넙죽넙죽 인사부터 하는 신인선수들. 아 .. 적응이 안 된다. 올해 신인들은 사실 이름도 잘 모른다.  ㅡㅡ;;;  빨리 루키들 분석해야 겠다. 마침 신인드래프트 리포트가 신간으로 들어와서... 체육부로 넘어왔다.




글로 돈을 벌고 글로 마음을 풀고 사는 사람. 아무리 노력해도 내 생각, 마음을 100% 완벽하게 전달할 수는 없다. 내가 원하는 대로 읽히지 않는 게 글이다. 못된 욕심이기도 하고.. 원하는 그대로 적을 수 있는 능력이 있는 것도 아니고.

왜. 욕심내서 .. 힘들게 일을 하고 글을 적고 있나. 시간과 상황에 따라서 변화는 사람, 마음을 알면서도 왜 조바심 내면서 아프게 살고 있나라는 생각에 마음이 안드로메다까지 갔다.

오고있냐 마음아. 행복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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