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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거즈

인연 혹은 악연.

by 2021S 2011. 10. 24.


헤어짐이 있으면 또 다른 만남이 있다.

이별과 만남으로 정신없던 한 주. 시즌도 끝났는데 경기장을 4번이나 나갔다. 오늘은 광주 FC 마지막 홈경기도 있었고.

아무튼 KIA 타이거즈의 새로운 출발이 시작된 오늘 새로운, 반가운 얼굴들을 만났다.

오전 10시 훈련. 그동안 휴식을 취해왔던 주전급 선수들은 버스를 타고 산으로 떠났고. 18일부터 훈련을 시작했던 1.5군 선수들은 열심히 기술훈련.

선수들 많기도 많은데. 신인들도 있고 모르는 얼굴이 많다.

거기에 오늘은 바람막이들 입고 연습 하고 있어서 정말 누가 누군지 알 수 없는 상태. 4시즌을 KIA 덕아웃을 출입하고 있는 내가 이 정도인데. 이제 막 타이거즈 유니폼을 입은 선동열 감독은 어쩌겠는가.

선수들 이름 모르겠다면서 당분간은 유니폼 입혀서 훈련을 시켜야겠다고 선 감독 껄껄 웃으셨다. 선수들 이름을 불러야지 ‘야, 야’하면 안되는 것 같다면서.

감독실 문은 항상 열어놓고 있겠다고 하셨다. 선수들의 얘기를 듣고 선수들의 장단점을 파악해가는 가장 중요한, 어려운 작업이자 과정이다.

2일부터 진행되는 마무리캠프에는 주전급 선수들도 모두 참가할 예정이다.

선수들 개별 면담들 했는데 모두 일본 마무리 캠프를 가겠노라고 강한 의욕으로 불타오르고 있단다. 당연한 얘기지만...

이제 막 연애를 시작한 연인들처럼 서로를 알아가느라 설레기도 하고 머리도 아프고.. 복잡하면서 뜨거운.. 누군가에게는 새로운 기회를 향한 희망이 가득한 마무리 캠프가 될 것이다.

 

여기 저기 코치들이 포진해 있는데 낯선 코치가 있다. 누군가 했는데 박철우 코치.

선동열 감독 선임과 함께 KIA 행이 거론됐던 인물. 작년 전국체전때 뵙고 1년 만이다.

상무와 고려대 경기가 열렸던 마산을 방문했다가 박철우 코치를 만났었다. 그때 난간에 앉아 양승호 감독님과 박철우 코치와 도란도란 대화를 나눴었는데 두 분 모두 그라운드에서 다시 만나게 됐다.

장채근 홍익대 감독님도 덕아웃에 출몰하셨다.

살 많이 뺐다고 하셨는데 정말.. 날씬해지셨다! 현장에 복귀하면서 얼굴도 많이 타셨고.

대학 선배님이 나타나시니 홍세완 코치가 얼음이 된다. 무서운 선배님 나타나셨다고.. 첫 인상이 너무 강렬하셨더란다.  ㅎ.

덕아웃에서 선 감독님을 기다리면서 후배들에게 일침을 놓으시던 장 감독님.

잠깐 덕아웃에 나온 재활조 김주형 귀가 가장 따가웠다. 눈 껌뻑껌뻑 거리면서 하늘 같은 고등학교 선배님의 구박 폭격을 맞은 김주형.






넋나간 김주형? 




(세 군데 흉터가 남아있다. 손목에서 인대 뽑아다가 팔꿈치에 심었다.)

일침 모드에도 예외는 있었으나.

젖살이 쏙 빠진 막내 한승혁. 그나마 서울집에 다녀와서 살 좀 붙었다고는 하는데.. 통통하던 볼이 사라졌다.

한승혁이 지나가자 친구 아들 녀석이라면서 “승혁이는 잘 하고 있느냐? 잘할 것이다”고 아빠 미소.

야구와 배구, 배구와 야구. 한승혁은 배구선수 출신의 아버지를 뒀고, 장 감독님 딸은 배구를 하고 있다. 내년이면 고등학생이 된다. ^^

장 감독님 수석코치는 어디 갔느냐고 물으셨다.

사람들이 저기 나가 계시다고 운동장을 가리키는데. 내야 중간에 멀리서 봐도.  딱 그분이 서 계신다. 장 감독님도 고개를 돌리시더니 바로 저기 있구만!하고 말씀하신다.

선수시절 수비하러 나가시면 두 팔 축 늘어트리고 심드렁하게 서계셨던 것처럼. 얼굴 표정은 안보였지만..

그냥 서있기만 하셨는데.. 뭔가 서늘한 기운이 느껴지는 듯한..ㅋ 

세 분 모처럼 알콩달콩 회포 좀 푸셨을까.


코치진 구성 진행중인데. KIA에게 꼭 필요한 부분이 강화될 전망이다.

선 감독님, 일본에서 경험했던 몸관리 부상관리에 대한 얘기를 하면서 체력·트레이닝 부분을 체계적으로 관리할 수 있도록 전담 코칭스태프를 강화하겠다고 하셨다. 

http://www.kwangju.co.kr/read.php3?aid=1319378400450530011


 

제대한 지는 꽤 됐지만 인파 때문에 인사를 못했던 .. 폭삭 늙어버린 박진영과도 반갑게 재회했고.

작별인사도 제대로 못해서 마음에 걸렸던 박상혁도 만났다. 여권때문에 옛 직장을 방문한 박상혁. 고향팀 직장에서 실력 많이 키우고 꼭 2013년 그라운드에서 만나자. ^^ 


 

소심한 일레븐이 용기내서 감독실 앞까지 진출했다!

윤기두 부장을 무척 따르는 아이가.. 얼떨결에 부장님 따라서 여기까지 왔다.

감독실로 자리를 옮기던 선 감독님, 아이고 무슨 강아지(강아지라고는 안 하셨지만 어감상 ㅎ)야 라면서 놀라셨다.

일레븐이라고 합니다. 내년에도 일레븐인 레븐이.



사람과 사람속에서 살고 있는 사람들. 그게 인연이지 악연인지는 한참 뒤에야 아는 것 같다. 새로운 변화, 그 속에서 누군가는 인연을 만날 것이며, 누군가에게는 그 인연이 악연이 될 수도 있다.

자기에게 맞는 사람, 자기에게 맞는 자리가 있기 마련.

모두 다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없겠지만 최선을 다하는, 따뜻한 사람이 더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는 세상이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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