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 되면 야구 노예가 된다.
매일 야구를 하니까. 하루 경기 그냥 넘어가면 흐름을 놓치는 경우가 있다. 더더구나 요즘은 KIA가 퐁당퐁당 모드라서 한 눈을 팔 수가 없다.
어제의 그 팀 그 팀이 아니고.. 어제의 선수가 그 선수가 아니기 때문에.
비도 외면을 하면서 고행이다. 지난해에도 뭐.. 만만치 않은 고행을 했지만. 16연패. 회사에서 또 주변에서들 온통 야구 얘기.
오기로 KIA 야구 보는 사람들까지 더해지면서. 언제 연패 끝나나 언제까지 연패가나 하면서 더 집중해서 야구를 봐야 했다. ㅋ
야구없는 월요일에는 출근을 한다. 광복절에도 신문은 찍는다. 황금연휴였다면서요????? ㅡㅜ
후반기 들어와서 KIA, 삼성에 1승5패다. -4.
그 상대가 삼성이니 KIA의 타격이 크다. 거기에 잡을 수 있었던 잡아야 했던, 특히 후반전 첫 경기를 허무하게 날리면서 실타래 엉키듯이 엉켰다.
부상으로 인한 강제(?) 리빌딩으로 ‘잇몸야구’만의 끈끈하고 눈물겨운 투혼으로 팬들을 설레게도 하고, ‘잇몸야구’의 부실함으로 팬들 천불나게 하는 야구도 하고 있고. 퐁당퐁당.
올 시즌은 본의아니게 김주형을 위해 세팅된(?) 해지만. 후반기 신종길에게도 기회가 왔다.
겨우내 활활 타오를면서 2011년 외야 지각 변동을 예고했던 신종길이지만 막상 시즌이 시작하고자 불꽃이 사그라들었다.
계속된 부진으로 2군에 내려놓고 보니.. 하필 다음날 김상현이 부상을 당했다. 결국 딱 10일 채우고 콜업.
오자마자 최태원 코치에게.. 신종길 너 너무 빨리 왔다며 구박을 받았다. ㅎ
그리고 2군 경기에서 깨진 헬멧을 쓰고 뛰었는데 .. 중계를 통해서 사람들이 지켜봤던 모양이다.
왜 깨진 헬멧을 쓰고 경기를 하냐고 소리들이 나왔는데. 웃는지 우는지 모를 자신만의 표정으로 신종길, 뭔가 있어보이지 않느냐고 대답을 했다. 여기저기서 야유가 터져나왔다.
엊그제에는 신종길 헬멧을 보고 내 웃음보가 터졌다.
헬멧에 뭐라고 써있길래 봤더니 25번. 이범호의 번호가 써 있다. 쾌유를 비는 의미에서 부상 선수들 백넘버를 적어놓곤 하는데 이니셜까지 곱게 적었다.
원정 룸메도 하고 한화때 같이 운동도 했던 사이라서 .. 그 마음을 담아 적었나보군 하고 넘어가려는데 눈에 띄는 영어 단어.
HOT DOG. 잠시 크게 웃었다.
캠프에서의 미친 질주로 윤정우와 함께 뜨거운 강아지(어감상 .. 강아지로 표현) 원투로 불렸는데... 카톡 이름도 핫도그인데 결국 헬멧에까지 적어놨다. 나로또 이후 ... 헬멧으로 웃음을 준 두 번째 선수.
2군에서는 전원 농군패션인데.. 1군 복귀 뒤에도 양말 치켜신고 활활 불꽃을 태우고 있는 신종길. 열심히 달려온 만큼 이 가을이 다 갈 때까지 뜨거운 질주를 이어가길.
오늘 윤석민의 인터뷰 기사가 떴다. 그 기사 사진..을 찍고 있는 윤석민을 찍었다. ㅎ
프로에서 뛰고 있는 선수들은 지역 무대를 평정했던 선수들이 대부분인데.. 야탑고 윤석민은 보통의 선수였다. 대기만성형. 뒤늦게 구속이 급상승하면서 주목을 받았다.
윤석민 야탑고 시절 무등기에서 준우승을 했었다.
무등기 당시 KIA 스카우트가 윤석민의 투구폼을 보고 바로 침을 발랐다. ‘저 녀석 우리꺼’라면서. 현재보다는 가능성에서 더 높은 점수를 받았던 윤석민은 월척 중에 월척이 됐다.
그래도 섬세한 손 하나는 타고났다. 몇 번 쓱쓱 던져보고는 실전에서 새 구종을 구사해버리는 투수다.
윤석민의 손재주는 일상생활에서도 유용하다.
예전에 한 선배가 열쇠고리의 고리가 빠져서 덕아웃에서 낑낑거리고 있었단다. 그걸 본 윤석민이 줘보라더니.. 얼마 안돼서 다 됐다며 멀쩡한 열쇠고리를 건네더란다. 자기 손재주 좋다면서.
엊그제는 내가 윤석민의 도움을 받았다. 평소 실은목걸이를 하고 다니는데 이날 급하게 나오느라 손에 들고나왔더니 목걸이가 엉켜버렸다.
풀어보려고 하는데 성격도 급한 탓에 열만 내고 있었는데. 마침 윤석민이 짠하고 등장을 했다.
목걸이를 내밀었더니 한번 쓱 보고는 이건 이렇게 됐으니까.. 여기서 풀면 되고... 중얼중얼하면서 작업에 들어간다. 침착하게 .. 손을 몇 번 움직이더니..... 짠하고 목걸이를 내민다.
야탑고 얘기 나온 김에 회사 데이터베이스 돌려봤는데.. 이 기사가 나온다. ㅎ
◇야탑고 6-7 천안북일고
천안북일은 6-6으로 맞선 연장 11회 말 김창훈(3년)과 최명환(3년)의 안타에 이은 이종환(2년)의 볼넷으로 만든 2사 만루의 찬스에서 4번 장지훈의 좌중간을 가르는 끝내기 안타로 극적인 역전승을 거뒀다.
야탑은 3-6으로 뒤져 패색이 짙던 9회 초 1사 1·2루에서 3번 배우열의 우중간을 가르는 싹쓸이 2루타로 5-6까지 따라붙은 데 이어 윤석민(2년)의 1타점 내야땅볼로 동점을 만들었다.
그러나 계속된 1사 만루의 찬스에서 이으뜸(2년)의 번트타구가 포수 파울플라이로 처리되면서 병살로 이어져 역전에 실패했다. 야탑은 또 연장 11회 초 2사 2루에서 상대실책 때 2루 주자 나홍주(1년)가 판단미숙으로 홈으로 들어오지 못한 것이 뼈아팠다.
아 .. 그리고 김선빈이 온다!
에이.. 상수가 잘하던데.. 상수가.. 라지만 김선빈은 욕심쟁이고, 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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