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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거즈

안암골 호랑이

by 2021S 2011. 8. 25.


박성호 선수님이 선발이라고?

“어제도 보고 오늘도 보는. 가장 자주 보는 성호야 안녕?”이 박성호에게 하는 인사다.

어떻게 1군에서 인사해놓고 다음날 보면 2군에 와있고. 2군에서 인사하고 돌아서면 1군에 와있다.

1·2군 홈 원정 엇갈리게 가는 일정 속에서 박성호는 늘.. 그렇게 눈앞에 짠 하고 등장을 한다.

KIA 올 때도 그랬다. 2군 경기를 보러갔는데 그때 한화 투수가 박성호였다. 그날 좀 유심히 봤었는데 그 다음날인가 다다음날인가 KIA로 트레이드 되어 왔다.

1·2군 오르락내리락 하는 게 본인한테 그리 좋은 일은 아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그만큼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이기도 하다.

처음 KIA 왔을 때 ..모습이 생생하다. 안영명과 함께 대충 옷 빌려 입고 연습하고 있던 박성호.

1군 엔트리에 바로 등록이 되지는 않았지만 .. 특별 지도를 받았다. 투구 폼 잡는다고 땀 뻘뻘 흘리며 정신없이 덕아웃을 헤매던 박성호.

2m에 육박하는 키에 150㎞가 넘는 강속구를 뿌리니 .. 투수로서는 매력적이고 탐이 나는 원석이다.

올 시즌 앞두고 선발 후보로까지 언급됐던 팀에서 많이 기대를 했던 선수다. 하지만 역시 제구가 문제다.



큰 키에서 내리꽂는 강속구로 상대 타자들 돌려세우는 박성호와 어디로 튈지 모르는 좌충우돌 공을 던지는 박성호. 선발로서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KIA 팬들의 심경 복잡할 것이다. 이 놈의 야구 안보고 말아야지 하면서도 막상 오후 6시가 넘으면 이번에는 좀 다르겠지 하면서 티비 앞을 찾는 .. 내면의 두 인격체가 존재하는.

내일도 그럴 것이다. 비나 와라. 아니 비가 오지는 않겠지. 오더라도 멈추겠지. 에이 혹시 알아. 박성호 잘 던지겠지.. 하면서 팬들은 야구를 찾을 것이다.

롯데전 6연패 상황에서 선발 책임을.. 어쩌면 그냥 첫 번째 투수가 될지도 모르겠지만 .. 아무튼 어렵고 중요한 시기에 가장 먼저 마운드에 오른다. 은사님이 보는 앞에서. ㅎ

롯데 양승호 감독이 박성호의 고려대 은사다.

지난해까지 고려대 사령탑을 맡으셨던 양 감독님.

해태 OB모임 멤버이시기도 하고, 무등기가 열릴 때면 광주를 찾곤 하셨는데.. 지난해에도 무등기때 광주에 오셨다.

기자실에서 감독님과 얘기를 하고 있는데 커다란 선수 하나가 쑥 들어온다. 박성호다.

안녕하십니까 이런 인사도 없이.. 박성호는 성큼성큼 걸어와 감독님 손을 꼭 잡고 한참을 서 있었다.

옆에 계시던 스카우트와 감독님들이 성호 말 못하노.. 왜 그러고 있나 ..해도... 그냥 아무 말도 없이 감독님 손만 잡고 있다가 갔다.

사람좋은 양 감독님도 그냥 허허 하면서 제자 손만 어루만지고. ㅎ

은사님 앞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야 할텐데.. 그러자니 은사님이 머리가 아프시겠다. 하하.

고대 주장 출신 홍재호도 양 감독님의 제자.

홍재호도 잊혀질만 하면 온다는 얘기를 할 만큼 1·2군 오락가락 했다.

이번에도 어떻게 보면 어부지리로 1군에 불려왔는데 본인이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강렬한 인상을 남기고 점차 자기의 영역을 확장하고 있는 홍재호.

지난해에는 신인이라 뭔가 보여줘야 한다는 생각이 강해서 타석에서 급했단다. 무조건 쳐야한다는 생각이 강해서 나쁜 공에도 손이 나가고. 

하지만 지금은 한결 침착하게 타석에 서고 있다. 아직도 배워가고 있는 중이기는 하지만 볼을 골라내고 있다. 볼을 고르게 되면서 실투도 얻어내고.

3루는 프로와서 처음 맡은 자리라 어색해 보이기는 한다. 그래도 파이팅 좋은, 열심히 하는 모습이 좋은 선수다.
 

그러고 보니 두 선수 이름에도 호가 들어가는 군.

KIA 프런트 가끔 농담으로 범과 호가 들어가는 선수들 다 영입해보고 싶다고 하는데.. ㅎ 두 선수 모교 마스코트도 호랑이.

만화 캐릭터 같은 갸스러운 외모도.. KIA로 올 운명이었나라는 .. 말도 안 되는 결론으로 업데이트 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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