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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거즈

KIA vs LG, 덕아웃 이야기 2.

by 2021S 2012. 3. 30.

 

#나지완
유쾌한 지완씨.

엊그제 보니 윤석민을 괴롭히는(?) 사진이 떴다. 덕아웃에 앉아서 장갑으로 툭툭 치고.

그런 나지완은 한기주한테 꼼짝 못한다. 사직에서 (상의 탈의 한 채 곰같이 있던)나지완이 선배한테 이런다면서 하소연이다. 한기주가 선배 볼을 꼬집고 다닌다나.


천연잔디에서 처음 경기를 하던 날. 수비하는데 어쩔 것 같냐고 했더니..

자신의 수비가 안정감 있지 않느냐. 오늘 나의 수비를 맘껏 보여줘야 하는데 하필 지명타자라면서 허세모드.

마침 덕아웃에 선동열 감독이 계셨다. 감독님한테 가서 말씀 드리라고 했더니.. 갑자기 겸손해진다.


어제는 가뿐가뿐 뛰어다니면서 수비를 했다. 끝나고 .. 이경호 기자님과 수비요정님~ 하고 불러줬더니 흐뭇한 미소다.

하지만 방망이가 형편없다면서 고개를 숙이던 나지완.

오늘.. 잘한 타격이기도 하고 못한 타격이기도 하고. 몸쪽 그대로 보내놓고 바깥쪽 승부 들어오니까 툭 밀어서 안타를 만들었다. 하지만 몸쪽 공에서 자꾸 고개를 갸우뚱.


LG 훈련이 진행되고 있는데.. 나지완이 배트를 들고 깡총깡총 덕아웃으로 달려나온다.

배트백에서 몇 자루 더 꺼내들더니 그라운드로 나간다. 후배사랑이네 뭐네 하면서. 후배 주려고 선배들 한테 방망이 뺏었다면서 병곤이병곤이를 외치는데. 나중에 보니 정병곤이 단국대 후배님이시다. 

 

#심동섭
생각보다 빠르다. 피칭 시작하나 싶었더니 마무리 후보로까지 언급된다.

심동섭은.. 풀카운트 승부가서 삼진을 잡아내는 경우가 종종있다. 아니 자주 있다.

잘한 것이라고 해야하는지 못하는 것이라고 해야하는지. 어제 등판에서도 볼볼 하다가도 삼진.

어이해서 볼질이냐고 했더니 원래 좀 그런다면서 멋쩍어 한다. 그래도 씩씩하게 잘 던진다. 결과는 좋았으니 표정은 나쁘지 않았다.

얘기를 하다가... 스피드가 안 나와서 고민이란다. 열심히 던졌는데 안 나왔다면서.

스피드도 이상하다. 심동섭 지난해 갑자기 구속이 늘었다. 본인도 그 이유는 모르겠다고 했다. 밸런스 맞고 몸 풀리면 원래 페이스가 나올 것이다.


후배님들 들어오기는 했지만 어린 선수는 어린 선수. 덕아웃 뒤쪽에 포스터 한장이 붙었다. 승부조작, 불법 베팅 등에 대한 포스터.


양현종이 유심히 그걸 보고 있었는데 지나가던 심동섭이 “형도 제의 받으셨다면서요”라고 묻는다.

양현종 무슨 소리냐고 화들짝 놀라는데.. 심동섭 천진난만한 표정으로 “**선배가 그러던데요”라고 얘기를 한다.


양현종 농담으로 한 걸 진짜로 믿냐면서 당황모드.

두 선수 대화를 지켜보다가 ...  “그냥 볼을 많이 던진 것이지”라고 정리해줬다. 미안해요.. 양 선수님.

 

#앤서니
“안녕하세요~”

전방 10m 전부터 자신의 존재를 알리면서 등장하는 앤서니. 친화력은 역대급이다.

넙죽넙죽 인사를 하고 다니는 앤서니를 본 선동열 감독 “1년만 있으면 한국말 잘~할거야”라면서 웃으신다.

시즌 개막하기 전에 선 감독님, 단골 식당에 앤서니를 데리고 가시겠다고 했다.  맛있는 고기 먹으러 ㅎ.

 감독님 소고기라고 안 속이셔도 되요... 앤서니 홍어 산낙지 개고기에 도전하겠노라고 이미 공언했기 때문에.

 덕아웃에서 시끌시끌 장난기 가득해도 야구에서는 진지하다.

감독님께서 이것저것 주문하면 착한 어린이 자세로 듣고 고개를 끄덕끄덕하는데.. 눈꼬리도 처지고.. 아가 눈이다. 

 

#송산
언제였지.. 홍보팀이.. 송산 선수가 당분간 인터뷰를 하지 않겠다고 했노라고 양해를 구한다.

응? 하면서 넘어갔는데.. 기자들도 사람이라 예의있고 애정있는 선수들 이름 한번이라도 더 넣어주고 싶고 기사 한 줄 더 써주고 싶고 그런다. 공식 인터뷰 사절에 조금 당황하기는 했다.


그런데 사직에서 한 기자분이 송산 얘기를 했다.

인터뷰 거절 당하면서 본인이 미안하기는 처음이란다. 송산에게 전화를 했는데 아직은 보여준 것도 없고 그래서 인터뷰를 할 수 없다고 했단다.

그런데.. 거의 울면서 죄송하다고 거절을 하는데..  전화하신 기자분이 오히려 더 미안했단다.

야구를 놓을 생각도 했었던 .. 방황의 시간도 있었던 만큼. 당당히 인터뷰 자리에 설 수 있기를. ^^

 

#박경태
분명 .. 좋아졌다. 그런데 좋아졌다는 것 이상을 보여주기에 2%가 부족하다. 잘

 던지고도 안타를 맞고, 못 던지고도 아웃을 잡기도 하는 게 야구다. 잘 던지고도 빗맞은 안타가 나오기도 하고, 실책이 나오기도 하고, 주심이 손을 들어주지 않을 때도 있다.

원하는 결과가 나오지 않을 때.. 헤쳐나가는 법을 배워야 한다. 그래야 큰 선수가 될 수 있다. 사람이 하루 아침에 쓱싹 변할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맞으면서 크는 시간.


칭찬은 신종길을 춤추게 했다. 박경태도 춤을 출 차례다.

스피드가 만족스럽게 나오지 않고 있지만 몸쪽 승부도 좋아졌고 제구고 많이 좋아졌다. 어차피 밑져야 본전 이제 자기 공만 던지면 된다.


어제 대구 원정가는 길. 사복을 입으니 말쑥해보인다. 머리도 예쁘게 자른터라.. 사람 같노라고 했더니. 그러면 제가 괴물이었어요라면서 피식 웃고 간다. 마운드에서는 괴물이 됐으면.^^

 

#김원섭
학부형이지만 .. 어린이 같은 어른이다.

무슨 질문을 하면 왜! 뭐!하면서 새초롬한 표정을 짓기도 하고 눈이 안보이게 웃기도 하고.

천연잔디 깔리니 기분이 어떠냐는 질문에.. 행복해 죽겠다는 표정이다.

잔디를 보고만 있어서 행복하다는 김원섭. 올해는 꼭 풀타임 출전의 꿈을 이루기를. 페이스는 좋다!

 

#한기주
어제 누가 “한기주 속에는 가가멜 3명이 들어있어!”라는 얘기를 했는데... 아 웃긴다. 한기주 심술궂은 표정으로 삑삑거릴 때 정말 가가멜 같다!

 

 

이 사진 찍을때도 가가멜 같았다. 처음에 한승혁이 모자를 벗고 있었다. 조용히 복화술로.. 지금 뭐하는 거냐. 모자 안 쓰냐.

한승혁 벼락같이 모자쓰고.. 환하게 웃고 있다. ㅎ 한승혁 구박도 많이 하는데.. 자신과 비슷해서... 더 애정이 가고 아끼는 후배.


52번 한기주.. 백넘버가 뭐냐며 핀잔도 많이 들었는데.. 52번으로 가겠단다. 어색하기는 하다. 바뀐 폼도 눈에 안 익어서 그런지 조금은 어색하다.

경기 끝나고 자기 투구폼 어땠냐면서 조계현이 되는 것이다며 눈을 반짝반짝. 폼이 낯설어서 이상하기는 했지만 공은 예뻤다고 대답을 해줬다.


지난번 두산전 등판은 못 봤고. 어제 올라와서 연습 투구를 하는데 첫 공부터 눈이 번쩍. 생각했던 것보다 공에 힘이 있다. 부드럽게 던지는데 공이 좋다.


오늘 등판도 좋았다. 한번 던질 때마다 바로 전력 업그레이드 모드다. 한기주용 스피드가 안 나오고 있지만 본인은 크게 신경쓰지 않고 있다. 밸런스 잡는데 우선 순위를 두고 있다.

 

#양현종
양현종도 이제 좀 웃는다.

지난해 욕심이 많이 났을 것이다. 어렵게 오른 자리를 지키고도 싶고, 기록도 이어가고 싶고.

양현종 탈날 것이다는 얘기들도 많이 했었다. 급할수록 돌아가라는 법을 배웠을까? 양현종 페이스도 빠르다. 통증 없이 피칭도 잘하고 있고.


웨이트장에서 운동을 하던 양현종. 물병을 들고 쑥 나온다.

그러더니 덕아웃에 있는 냉장고를 열고는 해맑은 표정이 된다. 자신의 물병에 이온 음료를 조심조심 따르던 양현종. “아껴 먹어야지”란다. 재활군에는 이온음료가 나오지 않는다.

 

#이정훈
전력분석팀 직원이 지나가니까 스피드를 물어보면서 한승혁과 투닥투닥하고 있다.

슬라이더를 남발했다면서 .. 허허.

LG와의 경기에 등판해 13개의 공을 던졌는데... 슬라이더가 11개. 기교파가 되는 건가라면서 다시 허허.

직구 스피드 갱신을 못했다면서 아쉬워한다. 1

45㎞ 던져봤는데.. 어제 경기에서는 144㎞ 나왔단다.

어린 선수들이라서 그 모습이 귀엽기도 하고.. 직구를 던져야 속도가 나오던가 말던가 하는 것 아니겠냐면서 웃었다.

오늘 .. 씩씩하게 잘 던졌는데 결과가 좋지는 않았다. 그래도 묵직하니 .. 눈빛 변함없이 공을 던지고 내려왔다.


어메이징한 스타탄생은 없지만.. 시범경기를 보면서 전반적으로 KIA 전력이 한 단계 올라왔다는 것이 보인다. 탄탄해져 간다는 느낌이다.

 

#이준호
왜 경기하다 말고 눕냐고 습관적이다고 놀렸다.

적시타 잘 치고 경기장에 누워버린 이준호 ㅎ. 지난 사직 경기에서는 비때문에 수비하다가 미끄러졌었다. 깜짝 놀랐는데 다행히 허리랑 무릎 발목 이상무.

어제 리즈를 상대했었다. 어땠냐고 했더니 정말 빠르긴 빠르더라면서 잘 칠 수 있었는데 그랬다면서 안타까워했다.

리즈의 빠른 공처럼 빠르게 끝나버린 공격. 그나마 이준호 타구가 가장 근접하게 맞았는데.. 아웃. 신

문에 실리게 홈런이라도 때릴 수 있었는데 라면서 넉살. 

 

#한승혁
열심히 맞으면서 크고 있는 중이다.

프로무대 첫 피홈런도 기록하더니 .. 끝내기 패도 기록하고.

그동안은 재활을 하느라.. 아프지 않게 공을 던지는 것에만 신경을 썼다.

그냥 공을 던지는데 그쳤던 한승혁이라면 이제는 경기를 하는 한승혁이 되겠다는 생각이다.

홈런을 맞고나니 잊고 있었던 그런 느낌 감정들이 살아났단다. 이제 진짜 야구를 하는구나. 이게 야구지라는 생각이 들었던 모양이다.


괌에서 재활을 할 때도 선동열 감독은 직구 피칭만 주문했었다. 팔꿈치에 무리가 가지 않도록.

첫 등판에서는 열심히 직구를 던지더니.. 이제 슬슬 변화구도 가동시키고 있다.

부상, 수술, 재활로 공을 한참 던지지 못했으니 .. 릴리스 포인트가 일정치는 않다. 한승혁에게 필요한 것은 시간.

얼마 전에 한승혁에 대한 질문을 받았었는데 .. 그때 내 대답이.

 한승혁은 반드시 성공할 것이다. 좋은 투수가 될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아니다고 대답을 했었다.

내 대답 민망하게 금방 자리를 잡을 수도 있고. 더디 갈 수도 있다... 어찌됐든 스타로 성장할 수 있는 자질을 갖춘 좋은 선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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