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2군을 이끌고 광주를 찾은 장효조 감독님께 인사차 카메라도 노트북도 아니 들고 연습경기가 열린 무등야구장을 찾았다.
일도 많은 날이라서 인사만 드리고 사무실로 들어가려고 했는데..
앞에 선수들은 보이고.. 2군 애들 어찌 지내는가 살펴보고만 가자 해서 1루 덕아웃으로 향하고.
1루에 있다보니 재활군 상황 궁금해서 웨이트장 기웃.
그러다보니 안치홍 타격이 궁금하고.
타격 보고나니 수비가 보고 싶고.
결국 점심도 건너뛰고 .. 야구장에 앉아있었다.
길고 긴 원정길에 나섰던 시범경기 선수단 홈으로 복귀한다.
오늘 광주행 버스에 오르는 발걸음이 천근만근 무거웠을 이들도 있을 것이다.
추웠던 겨울부터 .. 몇 달 동안 숨가쁘게 달려왔던 시간 그 결승선이 앞에 놓여 있다.
시작은 새롭고, 거창하지만.. 결과는 늘 비슷한 모습이다.
어떻게 보면 전지훈련.. 그리고 그 이후 얼마간의 시간은 겨우 한·두자리를 놓고 벌이는 숨막히는 생존 싸움의 시간이다.
그 과정이 어떻든 결과로 얘기되는 곳. 착하고 성실하다고 성공할 수 있는 곳도 아니다.
하지만 절대 강자가 없는 곳이 프로무대이기도 하다. 1% 가능성이라도 가능성.. 그 가능성을 향해 달리는 사람들이 더 많은 곳.
무대를 짜고 있는 사람도, 무대에 오를 사람도 이를 지켜보고 있는 사람도 머리가 아픈.. 생각이 많아지는 시간이다.
올해는 무엇보다 지도력이 KIA 성패를 좌우하는 중요한 요건이 될 것 같다.
마음껏 유쾌하게 .. 자신이 가진 것을 보여줄 수 있는 자리가 마련되느냐 그렇지 못하느냐.
무거운 얘기를 늘어놨지만 무등야구장 분위기가 무거운 것은 아니었다.
바람 쐰다고 삼성 선수들 많이도 몰려왔다. 여기도 저기도 파란색 물결이다. 그라운드는 물론 웨이트장에서도 삼성 선수들 툭툭 튀어나온다. 어제 마음껏 에이스 놀이를 한 권혁도 친근하게 복도를 누비고.
심판들까지 빵 터지는 장관도 연출되고.
덕아웃 뒤에서 홍코치와 얘기를 하고 있는데... 스트레칭을 끝낸 선수들이 외야 오른쪽을 향해 그라운드에 일렬로 도열한다.
그러더니 한쪽 손을 앞으로 쭉 뻗은 뒤 엄지 손가락을 치켜세운다. 무슨 단체 촬영을 하는 것도 아니고 그렇게 잠시 선수들 서 있었다. 무슨 우주의 기운이라도 받는 것처럼 선수들 동시에 그렇게 서 있으니 처음 보는 사람들 웃음이 터진다. 돌아서 들어오는 선수들도 웃음이 터졌다.
재미있는 이 장면, 집중력 높이기(?) 훈련이다. 엄지손가락을 파울폴쪽으로 향하게 한 뒤 한곳을 응시하면서 오른쪽 왼쪽 눈 초점을 맞춰보는 것이라고. ㅎ
재활중인 한승혁은 보기 좋게 살이 올랐다. 고운 피부에 찰랑거리는 머릿결까지. 야구선수라고 하면 안 믿겠다·· 공부 잘하는 모범생 같은 한승혁이다. 말 잘 듣는 후배 한승혁이기도 하다.
곽현희 코치의 관리 감독 아래 복근 운동 진행. 예정보다 훈련량이 늘었는지 한기주 입이 뾰족뾰족 ㅎ.
어찌됐든 2인 1조로 복근 운동이 시작된다. 훈련 방식은 이렇다. 한 사람은 서고 다른 한 사람은 하늘을 보고 누워서 서있는 사람의 양발을 지지대로 잡는다.
양손으로 서있는 사람 양 발목을 잡고 .. 다리를 위로 끌어 올린다. 이때 90도로 다리를 끌어올렸다가 양옆으로 허리를 비트는 동작도 한다.
한기주와 한승혁 한조, 나지완과 우병걸이 다른 한조.
한승혁이 누워서 복근 운동을 한참 하고 있는데 .. 한기주가 괜히 심술을 부린다. 발 잡지 말라면서.. ㅎ
한승혁은 6년차 선배님 말씀에 벼락같이 손을 떼고 낑낑 거린다.
발 안잡고 어떻게 하냐고 웃던 곽현희 코치.. 한기주는 악동!이라면서 10년차 정도 되면 후배들 꼼짝 못할 거라신다. ^^
그래도.. 기주 몇 년차?라는 질문에... 볼 발그레하며 6년차~라고 대답한 .. 귀여운(?) 선수다.
한승혁 아직 웨이트는 못하고 있지만 .. 다른 훈련은 열심히 잘 하고 있다.
우병걸도 곧 공을 잡는다고.
얘기 나온 김에 찾아본 한기주와 곽현희 코치 옛날 사진 ^^
참. 오늘은 3타수 1안타 기록한 안치홍 .. 경기 출전 여부 상관없이 일단 1군에서 훈련한다.
얼마 전에 머리를 잘랐는데.. 안치홍이 달라진 헤어스타일을 보더니 어려보이려고 머리를 잘랐느냐고 .. 좀 어려보이기는 한단다. 4일 정도?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