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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30년, 타이거즈 30년

‘단기전의 명수’ 해태, ‘복병’ 염종석에 무릎 [프로야구 30년 타이거즈 30년]

by 2021S 2011. 6. 25.
<24> 1992 플레이오프

1992시즌의 ‘단기전의 명수’ 해태 타이거즈는 초단기전에서는 ‘머리 잘린 삼손’이라는 불명예스러운 전통을 이어가며 블랙홀에 빠졌다.

‘밀림의 왕자’ 해태가 폭 5m 정도의 해저드에서는 기를 못 펴는 징크스가 만들어지기 시작한 것이 이때부터이다. 여기서 밀림은 한국시리즈이고 해저드는 플레이오프전, 5m의 폭은 5차전을 의미한다.

1990년 플레이오프전서 삼성 라이온즈에게 3전 전패를 당한 아픔이 채 가시기도 전인 1992년에도 플레이오프전에서 롯데 자이언츠에게 또다시 패하고 말았다. 한국시리즈에 6회 진출해 단 한 차례의 실패도 없이 패권을 차지한 해태였기에 충격도 컸고 그 이유에 대한 해석도 분분했다.

상승세의 롯데와의 플레이오프전은 시작 전부터 그러한 징크스가 언론에 회자되면서 해태 선수들에게 보이지 않는 검은 손으로 작용했는지도 모를 일이다.

1차전에서 해태는 원투펀치인 윤학길에 이은 염종석까지 투입한 롯데를 효과적으로 공략했으나 투수들의 4사구 남발과 잇단 실책으로 무너지면서 4-5로 석패했다.

2차전에서는 이강철·문희수의 계투와 박노준의 홈런 2개 포함 3안타4타점과 장채근·이호성의 화끈한 홈런포, 박철우·윤재호의 맹타로 9-4로 대승을 거두었다.

3차전은 ‘팔색조’ 조계현의 1실점 완투속에 이순철·박철우의 각 3안타와 단 한 명도 교체되지 않은 선발타자들이 전원안타 포함 장단 17안타의 맹폭을 퍼붓으며 8-1 압승을 이끌었다.

한 발짝만 건너면 한국시리즈의 성에 오를 수 있는 기회를 목전에 두고 치른 4차전.

혈혈단신 온몸으로 막아선 ‘앳된 화랑’ 염종석의 사투에 해태가 15명의 타자들을 내보내 돌파구를 찾아보았으나 무위로 돌아가면서 0-4 완봉패를 당했다.

5차전서는 선발 에이스 윤학길을 무너뜨렸지만 완투승 이후 이틀 만에 구원에 나선 부산고출신 루키 염종석의 무실점 마무리 벽을 넘지 못하고 4-10으로 대패하고 말았다.

1992시즌의 해태는 플레이오프라는 해저드에 빠져 가을잔치를 펼쳐보지 못한 채 아쉽게 다음 시즌을 기약해야만 했다.

선동열은 4월11일 OB전서 9이닝 최다탈삼진(16) 기록을 세우기도 했지만, ‘폭격기’로서 고작 11경기에 출장 2승8세이브의 최악의 한 해를 보냈고, 이것을 계기로 ‘소방 헬기’로 임무를 변경하게 된다.

마운드에서는 프로야구사상 최초로 이강철(18)·김정수(14)·신동수(13)·조계현(10)·문희수(10) 등 5명의 10승대 투수를 배출하기도 했다.

타격에서는 광주상고 트리오인 이순철이 최다안타(152)와 도루(44) 2개 부문에서 1위, 장채근이 빼어난 투수리드와 함께 23홈런, 홍현우가 타율 0.333, 17홈런, 97타점으로 맹활약한 해이기도 했다.

/김재요 조선이공대학교수.한국야구기록연구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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