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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30년, 타이거즈 30년

[프로야구 30년 타이거즈 30년] 이종범의 등장

by 2021S 2011. 7. 2.
<26> 김성한 등 베테랑 부진 속 세대교체 선봉
수비·주루 플레이 등 종횡무진 V7 주역

전인미답의 V7을 달성했던 해태 타이거즈의 1993시즌은 세대교체가 진행되던 변혁기였다.

마운드에서는 프로야구 신기록이 된 10승이상-6명의 주역인 다승왕 조계현(17)과 송유석(11)·선동열(10)·김정수(10)·이강철(10)·이대진(10) 등이 투고타저의 선봉장이 되었으나 타격의 침체는 팬들의 가슴을 답답하게 만들었다.

한 시대를 풍미했던 김봉연·김준환·김무종·김일권·김종모·김윤환·김일환·김종윤·김우근·김경훈·김평호 등 김씨 왕가의 왕자들은 몇 해 전부터 별자리에서 사라지기 시작했고 유일하게 김성한만 독야청청하고 있었다.

그러나 김성한도 세월의 흐름을 거슬리지 못하고 타율 0.273, 52타점, 6홈런으로 빛을 잃어가기 시작한데다, ‘해결사’ 한대화 마저도 타율 0.266, 46타점, 13홈런에 그치며 중심타선의 중량감이 현저히 떨어진 라인업이 되고 말았다.

김성한·한대화·이순철·이건열·박철우·장채근 등의 베테랑들이 부진한 가운데 이호성·홍현우 등 신예들로 그 공백을 메우려고 했으나 역부족이었다.

간절히 구원이 필요한 한 그 시점에서 하늘에서 바람을 타고 ‘신’이 강림하였다.

1970년 8월15일생, 178Cm, 78Kg의 체격조건을 가지고 서림초-충장중-광주제일고-건국대를 거쳐 입단한 슈퍼루키 ‘종범신’, ‘바람의 아들’ 이종범이 혜성과 같이 등장한 것이다.

그리고 그 이종범은 잠시 일본 주니치 드래곤즈로 외유를 나갔다 컴백해 18년이 지난 2011년에도 그라운드에서 정신적인 지주로서 팬들의 연호를 받고 있다.

입단 첫 해 이종범의 성적은 126경기출장, 타율 0.280, 133안타, 85득점, 16홈런, 53타점, 73도루였다.

이종범을 기록상으로만 평가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유격수로서 수비 폭과 송구는 감히 흉내 내기도 어려울 정도로 넓었고 강했다.

특히 롯데 전준호와 시즌 막판까지 벌였던 치열한 도루왕 경쟁에서 단 한 개 차로 밀리기는 했지만 흥미로운 볼거리를 제공했을 뿐만 아니라 흥행카드로서 구름관중을 모으는 데 일등공신이 되었다.

그 누구도 깨지 못할 다수의 선두타자 홈런을 만들어낸 노려치기와 허를 찌르는 주루플레이는 야구라는 스포츠가 단순히 피지컬적인 스포츠가 아니라 멘탈적인 스포츠라는 것으로 한 차원 끌어올리는데 선구자역할을 해냈다고 평가하고 싶다.

1993년은 뜨는 해 이종범이 입단한 해이기도 하지만 백인호·오희주·박노준·한대화·신동수·박철우·윤재호 등이 호랑이 둥지를 떠난 해이기도 했다.

/김재요 조선이공대 교수.한국야구기록연구회장

http://www.kwangju.co.kr/read.php3?aid=1309446000438679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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