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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30년, 타이거즈 30년

허망했던 1994 시즌 [프로야구30년 타이거즈30년]

by 2021S 2011. 7. 7.
<28> 마운드 붕괴·수비 불안 … 초단기전 징크스 못깨
아종범의 대기록 탄생 … 타율(0.393)과 최다안타(196), 도루(84)


1994시즌 뚜껑을 열기전 해태 타이거즈는 당연한 우승팀으로 꼽혔다.

해태 우승에 대한 확신은 전년도 입단한 만능플레이어 이종범, 한대화·신동수를 내주고 LG에서 영입한 김상훈·이병훈 그리고 박철우·윤재호를 내주고 쌍방울에서 영입한 송인호에 대한 기대치가 높았기 때문이다.

해태와 LG의 트레이드는 양팀의 이미지 스타로 활약하던 두 선수 간의 트레이드로 화재를 모았다. ‘해결사’ 한대화를 내줄 만큼 기대가 컸던 ‘미스터 LG’ 김상훈은 정교한 3할타자인데다 해태에서 귀한 좌타자라는 이유로 각광을 받았다. ‘개그맨’ 이병훈은 한 시즌 최다 16개의 홈런을 쳤던 거포능력을 보유해 해태의 이미지에 부합되었다. 또 쌍방울 시절 신인때 타율 0.326를 기록해 기대를 모았던 송인호는 부실한 해태 내야를 재건할 재목으로 영입되었다.

그리고 시즌 중반에는 ‘노지심’ 장채근과 쌍방울 ‘풀빵’ 최해식의 포-포 트레이드를 통해 젊은 안방마님으로 교체해 분위기를 일신하려는 시도도 있었다.

해태의 독주로 예상되던 페넌트레이스였지만 막상 호랑이 굴의 뚜껑이 열리자 무등산 호랑이는 엉뚱한 방향으로 내달리기 시작했다. 방향을 잃고 내리막길을 달리던 호랑이는 4월 중순에는 5연패를 당하면서 꼴찌 신세로 전락하고 말았다.

해태는 잔인한 4월을 7위로 마감한 후 5월 대공세로 12연승을 거두며 반전을 기했지만 최종 순위는 한화와 공동 3위를 차지하는데 만족해야만 했다.

해태는 한화와 치른 준플레이오프 1차전서 이종범·이건열·이호성의 각 2안타 포함 14안타를 치고도 3득점에 그치는 응집력 부족과 9회 이종범의 도루실패, 연장10회 포수의 패스트볼 등 잇단 실책성 플레이로 3-4로 역전패를 당하고 말았다.

2차전서는 김성한이 역전 투런포 등으로 홀로 3타점을 올리는 고군분투를 펼쳤으나 ‘신형 악바리’ 이정훈의 맹활약에 밀려 또다시 3-5로 역전패하고 말았다.

‘한국시리즈의 황제‘ 해태는 초단기전에서는 ‘고양이’가 되어버리는 징크스를 깨지 못하고 허망하게 1994시즌을 마감해야만 했다.

팀 우승은 마운드의 붕괴와 내야수비 불안으로 물 건너갔어도 ‘바람의 아들’ 이종범은 야구사에 길이 남을 대기록을 양산했다.

이종범은 4할에 근접하는 타율(0.393)과 최다안타(196), 도루(84), 출루율(0.452), 득점(113)및 홈런(19) 등에서 인간의 범주를 벗어나며 그라운드를 화려하게 수놓았다. 불과 124경기를 뛰어 수확한 최다안타 및 도루 부문은 경기수가 늘어난 지금도 언터쳐블 영역으로 남아있다. 그리고 타율 0.393 또한 72경기를 뛰어 이룬 원년의 백인천의 0.412 보다 가치가 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김재요 조선이공대 교수.한국야구기록연구회장

http://www.kwangju.co.kr/read.php3?aid=1310045400439493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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