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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30년, 타이거즈 30년

김인식 감독과 OB 베어스 [프로야구 30년 타이거즈 30년]

by 2021S 2011. 7. 12.
<29> ‘내우외환’ OB 김인식감독 믿음의 야구 실현
전년도 7위·항명파동 잠재우고 우승 ‘파란’


1995시즌 원년 챔피언 OB 베어스의 13년만의 우승은 한 편의 드라마였다.

전년도 7위로 사실상 꼴찌나 다름없었던 성적과 항명파동으로 산산조각났던 팀워크를 추슬러 우승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하는 전문가는 한 명도 없었다.

1994년 9월 4일, OB가 쌍방울과 군산 원정 경기에서 패한 후 숙소에서 미팅 중 윤동균 감독이 “말을 듣지 않을 거라면 차라리 서울로 올라가 버리라”고 말하자 김상호·박철순·강영수·장호연·김상진 등 17명이 집단 이탈했다.

세칭 ‘1994년 OB 베어스 선수단 집단 이탈 사건’은 결국 윤동균 감독이 자진 사퇴하고 후임감독으로 ‘덕장’ 김인식감독이 새 지휘봉을 잡는 계기가 되었다.

김인식 감독은 붕괴된 팀워크를 재정비하는 리더십으로 ‘믿음의 야구’를 선택했다. 젊은 투수들에게 무한한 기회를 주었고, 타순 변동을 하지 않는 용병술로 선수들 스스로 해보자는 분위기를 이끌어내냈다. 경기 흐름의 맥을 끊어놓기 일쑤인 타격을 하는 김상호에게 126 전경기를 3번 타자 좌익수로 고정 출전시킨 예가 대표적인 사례이다. 김상호는 홈런(25)과 타점(101) 부문에서 2관왕을 차지해 페넌트레이스 MVP에 오르며 감독 신뢰에 부응하는 대활약을 펼쳤다.

1995시즌은 준플레이오프제도가 폐지되고, 페넌트레이스 3위 롯데 자이언츠와 2위 LG 트위스 간의 7전4선승제의 플레이오프전으로 펼쳐졌다. 한국시리즈는 플레이오프전에서 LG를 4승2패로 꺾고 올라온 롯데 자이언츠와 OB 베어스 간의 대결이 되었다.

OB는 1차전서 염종석의 호투에 밀린데다 종반 실책을 남발하며 2-4로 패배했다. 2차전은 OB 권명철이 슬라이더를 주무기로 롯데 주형광과 혈전을 펼쳐 2안타1실점 2-1 완투승을 거두었다.

3차전은 OB가 9회말 공필성에게 동점홈런을 허용하며 연장전까지 끌려갔으나 루키 정수근의 결승 3루타로 5-2로 승리했다. 4차전은 OB 김상진이 강상수와 맞장 대결 끝에 김민재의 2안타2타점의 활약에 밀려 2-3으로 패했다. 5차전에서 OB가 초반 4득점의 리드를 지키지 못하고 연장 10회초 폭투와 임수혁에게 결승점이 된 희생플라이를 허용하며 6-7로 대역전패를 당하고 말았다.

OB 진필중은 6차전에서 3안타1실점의 위력적인 강속구로 4-1 완투승을 거두며 승부를 3승3패까지 끌고 가는 저력을 보여주었다. 그리고 시리즈 최종전이 된 7차전, OB 에이스 김상진과 롯데 에이스 윤학길의 대결에서 힘의 균형이 무너졌다. 김상진은 구겨진 자존심을 세우는 호투를 했고 윤학길은 1회 아웃카운트 하나 없이 강판당하면서 OB가 롯데를 4-2로 꺾고 감격적인 V2를 이루었다.

OB는 예상 밖의 우승 못지않게 선진적인 팜시스템과 김인식감독의 혜안으로 진필중·이용호·심정수·이도형 등 꿈나무가 잠실 땅에 뿌리를 내리는 일거양득의 수확으로 최고의 한 시즌을 보냈다.

/김재요 조선이공대 교수.한국야구기록연구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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