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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거즈

2012년의 5월12일.

by 2021S 2012. 5. 13.

동성고 꼬꼬마들이 내일 왕중왕전 경기가 있어서.. 동성중 꼬꼬꼬마들만 볼보이로 왔다.

 

둥글둥글 밤톨이 같은 아이들.

 

오랜만에 광주 취재 나오신 한 선배랑 아이들 보면서 두런두런 대화를 나눴다.

 

나중에 아들 야구 시키려고 했는데 만만치 않을 것 같다부터 해서 .. 아마야구 얘기.. 프로야구의 미래까지.

 

그러다 나온 고민 아닌 고민이 프로야구 포스트 윤석민, 류현진은??

 

딱히 떠오른 인물이 없다.

 

일단 두 선수 해외 진출했다고 가정하면 .. 뭔가 심심하다.

 

어린 야수들은 어느 정도 머리에 그려지는데 투수가 그려지지 않는다. 현재 아마야구도 그렇게 탄탄한 편도 아니고.

 

프로야구 인기다 인기다 해도 .. 선수들 전력이 떨어지면 자연히 인기에도 영향이 미치게 될 것이다.

 

매일매일이 전쟁터인 프로야구 무대.

 

하루하루를 싸우는 것도 중요하지만 .. 차곡차곡 미래도 그려놔야 하는 이유.

 

미래에 대한 투자에 소홀했던 팀은 언제가 티가 난다. 그리고 그것을 만회하는데 많은 시간이 걸린다.

 

KIA 2년 뒤 에이스는?  선수들 나이.. 군대 문제까지 생각하면 ..

 

어찌됐든 일단 윤석민은 .. 에이스다운 피칭을 했다.

 

기록에 대해서 .. 선수도 의식하지만 .. 안에서도 의식을 한다.

 

기록에 대한 얘기를 하면 그게 깨진다. 타이밍 어김없다.

 

기록에 대한 생각을 하게 될 때가 집중력과 힘이 떨어질 타이밍이라서 그런 것이기도 하지만.. 아무튼.

 

그래서 뭔가 마운드에서 기록이 진행중일 때 기자들 관계자들 의식만 하고 말은 안 한다. ㅎ 이상하게 누가 얘기를 꺼내면 깨지니까.

 

뭔가 눈치 보고 있는 그런 분위기가 재미있다. 어제도 그런 분위기였는데 잠깐 고개를 돌렸는데 중계화면에 전광판이 잡혀있다.

 

사람들 .. 깨지라고 보여준다고 농담을 하는데 .. 바로 안타가 나온다.

 

물론 누가 언급한다고 해서 그렇게 되는 것은 아니지만 묘한 타이밍이 있다.. ^^

 

인터뷰를 하면서도 질문을 하기는 했지만.. 윤석민 또 오른손이 나갔다.

 

이것 하나만 막으면 된다는 생각에 필사적으로 손이 나갔다고는 하지만 보는 사람들 아찔한 장면이다.

 

 

 

 

기록도 아쉽게 놓쳤고, 9이닝을 소화하느라 ... 또 면도도 안 하고 나와서 피곤해 보이던 윤석민.

 

그래도 얘기를 하다가 옆구리 한 대 맞고 번쩍 정신이 들었다고 웃는다. 웃기는 웃었지만 오늘 욱신욱신 할 것이다.

 

몸 성하게 운동하는 선수가 어디 있겠나. 다들 여기저기 멍들고 찢어지고.

 

어제 경기 끝나고 보니 김선빈도 유니폼에 피가 묻어있다.

 

슬라이딩 하다가 팔이 찢겼다면서 테이핑을 하고 있는데.. 오늘 보니 쭉쭉 줄이 나있다.

 

얼핏보면 양손으로 쭉 긁어 놓은 것 같이.

 

이현곤도 오늘 엉덩이가 좀 아팠을 것이다. 엉덩방아를 찧어가면서 플라이를 잡아낸 이현곤. 끝나고도 엉덩이가 아프다면서 하소연.

 


오늘 이준호 근사한 수비 하나 선보였는데 방망이가 휴업. 윤완주도 7경기 연속 안타 실패. 그래도 하위 타선에서 좋은 활약을 해주고 있는 두 선수.

 

이준호 사인볼 요청을 받았는데 큰일났다는 표정이다. 공에다 사인을 못하겠다면서 낑낑. 하다 보면 사인도 는다.

 

 

한화전에서 병살타를 때렸던 이준호.

 

공격을 못하면 수비라도 잘해야지라는 생각으로 .. 눈에 불을 켜고 있었단다.

 

공 오기만 해봐라 해봐라... 했는데 외야에 그냥 서있다가 광주 왔단다. 자신이 꼽는 수비 장점은 정확한 송구.

 


윤완주는 유격수 출신이라서 그런지 확실히 3루수와 유격수로 있을 때 차이가 난다. 같은 내야라도 각 포지션마다 특징이 있으니.

 

어제 9회 플라이 잡을 때 .. 어어어어. 하게 했는데.. 공이 마지막에 휘더라면서 본인도 어허허하고 웃는다.

 

외야로도 나가고 내야로도 나가고 .. 쉽지는 않을 것이다. 그래도 보면 야구에 대한 적응력이 좋다.

 

신인이라 낯선 자리라 실수를 하긴 해도 금방 채운다.

 

보기에는 날쌔보이지만 사실 그렇게 빠른 발은 아니다. ^^;

 

지난 잠실전 두산전 정수빈의 환상적인 송구에 3루에서 아웃이 됐던 윤완주.  엊그제 보니 베이스 턴 동작도 많이 좋아졌다.

 

이게 바로 신인들의 매력이다. 실수도 하면서 틀을 깨고 배워나가는 모습. 어느 조직이든 새 피가 돌아야 잘 돌아간다.

 

오늘 신인급 선수들 기자들과 인터뷰하는데 코치들 “뭘 잘했다고 인터뷰냐. 많이 컸네. 인터뷰도 하냐?” 등등.. 한말씀씩 하고들 지나가신다. ㅎ

 

코칭 스태프 눈에는 한참 부족한 선수들.. 물론 말은 그렇게 해도 .. 기특한 선수들이다.

 

 


조규제 코치는 입술이 쥐었다.

 

선수시절에도 입술이 이래본 적이 없는데 심동섭 이 녀석때문에 이렇게 됐다는 코치님. ㅎ

 

심동섭 .. 엊그제 비예보가 있다는 얘기에 .. 눈 크게 뜨고 “진짜요? 언제요? 안돼요?”

 

비가 오지 않는다는 소식에 오늘은 룰루랄라 신이 났다.

 

지나가던 심동섭 주먹인사를 하자고 주먹을 쑥 내밀더니 “내일도 응원 하셔야 해요”

 

해맑은 심동섭이다.

 

 

이 사진에 담긴 사연은.. 내일~

 

 

참..  이 강아지.

 

KIA 사무실 앞에 묶여있던 녀석.

 

야구보러 온 꼬마들이 강아지랑 놀고 있다.

 

행색을 보아하니...

 

꼬마들 얘기도 어떤 아저씨가 강아지가 길 잃고 돌아다니고 있다고 묶어놓고 가셨단다.

 

일레븐에 이어.... 너는 투웰브냐??

 

사람 지나가면 신나서 깡총깡총.

 

경기 끝나고 가는데 불이 다 꺼져서 컴컴도 하고. 그렇게 정신없던 녀석이 풀이 죽어있다.

 

소중한 생명인데.

 

길을 잃은 거라서.. 주인을 찾을 수 있는 거라면 좋겠네.

 

 

보탬말.

방금 날짜 쓰면서 알았다. 5월12일.

 

5월12일이었군. 날짜도 모르고 사는.

 

그런데 오늘 5월12일을 못 들었네.

 

이제. 이것도 잊혀져 가는 옛 추억이 되는 건가? 엉엉. 오래전에 .. 어디서 본 듯한 .....  (노래 흥얼거리고 있다면 30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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