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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2~2010.08

동갑내기 이용규, 최용규 - 2008.02.26

by 2021S 2011. 1. 14.



KIA타이거즈 23살 동갑내기 이용규(좌투좌타·외야수)·최용규(우투우타·내야수)가 내·외야 정복을 위한 도전에 나선다. 

 일본 미야자키에서 전지훈련중인 두 명의 ‘용규’는 1985년생으로 나이도 같고, 숙소에서도 한 이불을 덮는 룸메이트다. 같은 이름의 선수가 함께 하다보니 방으로 걸려오는 전화를 잘 못 받을 때도 있고, 경기장에서 ‘용규야’라는 소리에 같이 대답을 하기도 한다. 선배들도 억지로 두 선수가 함께 있으면 이름을 부르며 장난을 걸기도 한다. 둘이 사용하는 호칭은 ‘최’와 ‘용규’다. 

 얼굴만 알고 지내던 사이였지만 호흡이 척척 맞는 환상의 룸메이트가 된 두 선수는 성실하고 깔끔한 성격에 야구에 대한 욕심과 고집도 닮았다. 

 자타가 공인하는 야구 욕심쟁이 이용규는 악바리 근성으로 2005년도에 KIA 유니폼으로 갈아입자마자 주전 자리를 꿰차며 스타급 선수로 부상했다. 대졸 신인 최용규도 이용규 못지 않다. 본인 스스로 ‘최씨’라고 강조하는 최용규는 야구를 위한 고집과 욕심으로 매일 훈련일지를 쓰면서 자신을 점검한다.

 비슷한 색의 두 선수지만 겉에 보이는 모습은 전혀 딴판이다. ‘말의 달인’이용규는 말주변도 뛰어나고 다양한 표정으로 훈련장 분위기를 띄우는 역할을 한다. 휴식 날에는 숙소에 앉아있는 법이 없다. 여기저기 관광도 다니면서 스트레스를 푼다.

 ‘포커 페이스’ 최용규는 친구들과 수다도 곧잘 떨지만 경기장 안에서는 한결같이 무표정이다. 슬라이딩을 하다 무릎이 심하게 벗겨져도 표정에 변화가 없다. 휴식 날에는 하루 종일 의자에 앉아서 인터넷을 하면서 보낸다.

이용규가 “몇 시간 동안 불편한 의자에 앉아 있는 것을 보면 내가 다 허리가 아프다”며 “밖에 좀 나가서 여가 생활을 하면 좋겠다”고 할 정도다. 

 올 시즌을 맞는 두 선수의 입장도 다르다. 지난 시즌 부상으로 힘든 한해를 보냈던 이용규는 슬럼프에서 벗어나 무서운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본인 스스로 “방망이만 들었지 몇 달동안 야구를 한 게 아니었다”고 말할 정도로 좋지 않았지만 청백전에서 다이빙 캐치와 도루를 시도하는 등 특유의 공격적인 야구를 구사할 만큼 컨디션이 좋다.  

 최용규는 프로 데뷔 첫 해가 순탄하지는 않다. 빠른 발과 야구 센스를 가진 선수다라는 평가를 받고 있지만 아직 미완의 대기다. 게다가 2루에는 김종국, 3루에는 이현곤이라는 쟁쟁한 선배가 버티고 있다.

조범현 감독이 직접 편안한 수비 포지션을 물어보는 등 신인 기 살리기에 나섰지만 변수가 많은 신인의 앞날은 장담할 수가 없다. “감이 오지 않아 걱정이다”는 최용규는 마음이 바쁘다. 

 둘의 목표는 함께 테이블세터로 나서 좌·우 타석에 서서 내·외야를 누비는 것이다. 이용규·최용규라는 이름이 나란히 전광판에 올라오는 꿈을 꾸면서 두 룸메이트는 2008시즌을 준비하고 있다. 
김여울 기자 wool@kwangju.co.kr





<받은 것 없이 괜히 잘됐으면 하는 선수들도 있다. 최용규가 그중 하나였다. 그만큼 안쓰러운 선수기도 하고.

한꺼번에 3개의 글러브를 들고 다녔던 최용규.  ‘멀티플레이어’라는 타이틀은 자신의 생존을 위한 방안이기도 했지만 .. 결국 실패로 돌아가면서 그 타이틀에 발목이 잡혀버리고 말았다.

무척이나 안쓰럽고 불운했던 최용규.

지난해 1군과 2군을 전전한 뒤 돌아왔던 1군. 자신의 플레이 하나하나에 안간힘을 쓰고 자신의 실수에 탄식을 하던 모습을 보면서 마지막이라고 마음을 먹고 왔구나 라는 생각을 했었다. 하지만 최용규의 야구인생에는 결국 봄이 오지 않았다.

현역입대.

늦은 시간 .. 온갖 감정이 뒤섞인 목소리로 절대 이대로 물러서지 않을 거라는 말을 남긴 뒤로는.. 최용규의 목소리를 듣지 못했다.

끝날 때까지 끝난 것은 아니니까.

그래도 최용규도 강렬한 한방을 남기기는 했었다. 3년의 시간 동안 111타수 21안타에 그친 최용규. 21개의 안타 중에서 팬들도 자신도 결코 잊지 못할 홈런이 하나 포함되어 있다. SK 김광현을 상대로 날렸던 짜릿한 홈런. 그것도 밀어서 쳤던 한방. 그 장면을 보고 감탄사를 내질렀던 기억이 있다.

양팔을 쫙 펴고 그라운드를 돌던 최용규. 야구 인생 가장 짜릿한 추억이자 지금은 가장 가슴 아픈 추억일지도 모르겠다.

굿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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