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타이거즈

야구의 완성은 수비!

by 2021S 2011. 8. 12.

 

호수비를 무척 좋아하는 나. 그런데 수비라는 게 .. 호수비라는 게 쉽지 않다. 안정적으로 딱 보통으로 하면 잘한다는 소리 듣는 게 수비력이지만 열심히 한다고 하다가 본전도 못 찾는 경우가 많으니.

위험을 감수하고서라도 뛰어드느냐 그냥 평범하게 가느냐.

또 별 것 아닌 것 같은데 수비 하나에 경기가 와르르 무너지기도 하니 수비의 힘은 크다. 점수를 1점이라도 더 내야 이기는 게 야구지만 일단 지키고 봐야 하니까.

오늘 야구장 곳곳에서 수비 때문에 야구팬들 가슴이 콩닥콩닥 했을 것 같다.

오늘 경기들이 9회까지 알 수 없는 양상으로 전개됐으니.

잠실에서는 마지막 아웃카운트를 놓고 두산 팬들의 숨이 딱!  고영민 진땀 좀 흘렸을 듯.

한화에서는 이여상이 역적이 될 뻔했다. 9회 결정적인 알까기.

그러고 보니 두 선수의 수비에 KIA 팬들도 현기증 좀 났을 것 같다. SK와 삼성.. KIA 입장에서는 잡아야 하는 두 팀이니까 ㅎ.

KIA에서는 입이 딱 벌어지는 호수비가 나왔다.

내가 임의대로 명명한 수비돼랑 콤비. 2수루 안치홍과 1루수 김주형.

바람같이 공을 낚아 챈 안치홍 필사적으로 공을 던졌고, 김주형 자신의 유연함을 한껏 발휘하며 슈퍼 소닉 이대형을 덕아웃으로 돌려 보냈다. 

1점의 팽팽했던 승부 발 빠른 이대형이 살아나갔다면 경기 장담할 수 없었을 것이다.

더블플레이도 척척.

<KIA 타이거즈> 수비할 때 사진은 원래 좀.. 지못미.


안치홍, 김주형 모두 돼랑이과. ㅎ

통통 건장한 체격. 안치홍은 보기보다는 유연성이 떨어진다. 반면 김주형은 그 큰 등치에도 불구하고 유연하다. 오늘 의외의 유연함에 놀란 팬들도 많을 듯.

절친 김선빈이 부상으로 빠지면서 ‘꼬꼬마 키스톤’이 휴업상태. 우 선빈이 빠지니 좌 주형과 콤비모드다.

지난번에 일찍 나온 선수들 몸을 풀고 있는데.. 선수 둘이서 낑낑거리면서 서로를 들었다놨다 정신없다. 누군고 하고 봤더니 안치홍과 김주형이다.

툭하면 둘이 그렇게 낑낑.  수다수다.. 또는 어깨 동무 하고 복도를 지나가기도 하고.

오늘도 안치홍 지나가니까 김주형이 괜히 안치홍을 꼬집고 KIA의 안치홍 안치홍하면서 응원가를 부른다.

둘이 알콩달콩 모드가 되더니.. 살림도 합쳤다. ㅎ

안치홍의 배트 가방 자리는 덕아웃 안쪽에 있고, 김주형은 덕아웃 뒤 테이블 옆이 지정석인데. 어느날 보니 안치홍 전용석에 김주형 배트백이 같이 있다. 그것 보고 괜히 웃었는데... 오늘 환상의 수비 합작해냈다.

(배트백을 덕아웃에 놓고 경기하는 선수들도 있고.. 배트 몇 개 펼쳐놓고 경기 하는 선수도 있고. 경기 끝나고 보면 신종길이 배트 수거하느라 제일 바쁘다. 방망이 한 뭉치 어깨에 짊어지고 들어간다. 김원섭은 오늘 배트에 글러브를 끼어서 낚시대 매듯이 하고 덕아웃에 등장했다. ^^)

안치홍과 얘기하고 있으면 김주형이 슬쩍 와서 안치홍에게 귓속말을 하고. 김주형과 얘기하고 있으면 안치홍이 지나가다 끼어들고.

경기 끝나고 김주형에게 질문을 하고 있는데.. 안치홍이 짐을 꾸려 들어가려다가 쫑알쫑알. 좌치홍 우주형 사이에서 정신이 없었다. 안치홍이 사라진 뒤에야 어.. 뭘 물어보고 있었더라...하고 정신차리고 질문.

안치홍이 궁금했던 것은 피자. 어제 지역기자단 선정 7월 월간 MVP를 받은 안치홍. 종종 MVP턱 쏘는 선수들 있는데 안치홍이 피자를 쐈다.

피자는 시켜먹었느냐.. 옷에 얼룩은 뭐냐 피자 먹다가 흘렸느냐며.. 안치홍은 즐거워하며 락커룸으로 사라졌다.


안치홍은 LG전 두 경기 잠잠했다. 마지막 경기에서 안타 하나 기록하고 1득점. 타율이 살짝 낮아지기는 했지만 0.309 34타점.

김주형은 멀티히트에는 성공했지만 0.198 오늘 타점 하나 추가하면서 36타점.

김주형에게 요즘 .. 부진 주기가 짧아졌노라면서 공도 앞으로 보낸다고 얘기를 했다. ㅎ

입단 이후 가장 꾸준히 많이 출전을 하고 있는 김주형. 이제 뭐가 좀 보이느냐.. 타석에서 어떤 생각을 하느냐라고 물었더니.

일단 전광판을 안보려고 한단다.

빵터졌다. 전광판에 뜬 자신의 타율이 창피하다는 얘기다.

일단 홈런 10개를 치고 싶다는 김주형. 50타점도 가능하지 않겠냐는 얘기를 하다가.. 어찌됐든 커리어하이 시즌이지 않느냐면서 둘이 그냥 웃었다. 커리어하이 시즌인데 1할이라면서.

1할에 홈런 10개 타점 50.. 이것도 뉴스겠네라면서 부끄러워하는 김주형. 나름 위로한다고 그래도 결승타도 몇 개 쳤고, 희생타도 7개 쳤다고 했는데. 자세히 표현하자면 희생번트다.

희생타? 하면서 고개를 갸웃하던 김주형, 희생번트 6개 100% 성공 그리고 .. 플라이 하나 쳤을 거라면서. 다른건 몰라도 번트는 자신 있단다.

김상훈식 농담으로. 덕아웃에 있으면 김주형. 타석에 있으면 공격형. 글러브끼고 있으면 수비형. 공·수는 그럴싸 했지만 주는 꽝.

경기 전에 다카하시 코치가 김주형에게 통산 도루가 몇 개나 되느냐고 물으셨다. (통역없이 대화를 하는 김주형!)

두 개라는 말에 코치님 껄껄 웃으셨는데.. 나도 옆에서 아마 지금 KIA 타자들 중에서 김주형 선수님 도루 갯수가 가장 적을 것이라고 한마디 했다. 나지완도 7개인가 8개인가 된다는 설명도 해주고.

김주형 정말 그러냐면서 놀란 표정이더니.. 자신의 주루 능력을 과시하고 싶어서였는지 열심히 달리고.. 아웃되더니  덕아웃에서 복잡미묘한 표정만 짓고 있었다. ㅎ

너무 빨리 왔다고 벌써 돌아왔느냐고 최태원 코치에게 구박을 들었던 ‘폭풍질주’ 신종길은 복귀 세 경기 만에 이게 도루다를 보여주며.. 결승타의 힘으로 수훈선수를 받았다.

728x90
반응형

'타이거즈' 카테고리의 다른 글

2011.08.16 - 뛰어보자 팔짝!  (29) 2011.08.17
2011.08.15 - 휴일이 뭐죠?  (31) 2011.08.16
2011.08.11 - 고생 끝에 낙이 온다.  (40) 2011.08.12
2011.08.10 - 퐈이어  (23) 2011.08.11
2011.08.09 - 아름다웠던 1승.  (29) 2011.08.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