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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16일, 엄지척 엄지성 - 막내 날다

by 2021S 2022. 1. 17.

엄지성이라는 선수는 2019년 가을에 알게 됐다 .

U17 월드컵 활약도 있지만, 사무실로 걸려온 제보 전화로. 

손흥민이 이 해 '원더골'로 축구판을 흔들었다.

그리고 광주 금호고 선수가 손흥민의 원더골과 똑같은 골을 넣었다는 전화가 사무실로 걸려왔다. 

시기로는 엄지성의 골이 더 빨랐다. 영상을 보면 진짜 닮았다. 

방향만 다를 뿐. 

12번의 볼터치 끝에 70m가량을 달려 골을 넣었다. 12초의 질주. 

금호고로 달려가서 근처 카페에서 인터뷰를 했는데. 어린 선수인데 정말 유쾌하게 인터뷰를 했다. 

작은 체격의 선수지만 자신감도 넘쳤다. 

김기자 : 원더골 넣고 어땠어요??

엄선수 : 감독님이 빨리 숨 쉬라고 하셨어요. 

손흥민처럼 양발을 자유자재로 쓴다. 손흥민의 왼발을 만든 아버지. 엄지성의 왼발은 어머니가 만들었다. 

게임기였나 핸드폰이었나. 아무튼... 미끼를 던지고 연습을 시키셨다. 약속 대로 바로 사주지는 않으셨다고 ㅎ

그리고 엄지성이 독기가 있었다. 왜 내발인데 내 마음대로 안 되냐는 생각에 죽도록 연습을 했단다. 

당시 롤모델 손흥민을 꼭 만나보고 싶다면서 영상편지도 남겼다. 

인터뷰 내내 이 선수 잘 될 것이라는 생각을 했다.  근자감을 느꼈다. 근거 있는 자신감을. 

타고난 신체 능력에 독기가 있으니. 

체격은 작은 선수인데 프로 데뷔 시즌이었던 지난해에도 헤더를 기록했다. 

아이슬란드와 친선 경기에서도 머리로 골을 만들었다. 

점프력이 좋다. 그리고 양발 슈팅과 함께 자신이 장점으로 꼽는 또 하나의 능력 스로잉. 몸에 탄력이 좋은 선수다. 

무엇보다 큰 무대를 즐길 줄 안다. 

프로 데뷔전 때도 그렇고 너무 긴장해서 시간이 어떻게 가는 줄 몰랐다고는 했지만, 몸이 알아서 움직였다. 

그만큼 준비가 잘 되어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타고나 성향, 기질이 있어서 자신 있게 한다. 

흔히 신인의 패기라고는 하지만, 신인의 패기 쉽지 않다. 

하늘 같은 선배님들, 관중석의 팬들. 생각도 많고 배짱 있게 하기 쉽지 않다. 실패에 대한 생각 먼저 할 수밖에 없는데. 

엄지성은 프로 첫 해 공을 잡으면 일단 차고 봤다. 확률은 반반이다. 골이 되거나, 아니거나. 

슈팅도 안 해보면 확률은 제로. 

대구 원정에서 더 일찍 데뷔골을 넣을 수도 있었는데. 간절하게 몸짓을 했는데 엄원상이 못 봤다. 그때 아쉬워하던 엄지성을 보면서 많이 웃었다. 

공교롭게도 엄원상이 시즌 최종전에서 팔 골절 부상을 입었고, 엄지성이 기회를 얻었다. 

프로의 세계는 냉정하다. 엄원상 입장에서는 부상이 참 원망스러울 것이다. 큰 부상이 모두 상대에 의한 것이기도 했고. 

아프지 않은 게 프로의 우선 목표다. 

그리고 기회가 왔을 때 놓치지 않아야 하고. 

 

대표팀 소집 앞두고 있어서 광주FC 창원 훈련은 아니 가는 줄 알고 있었다. 

동계훈련 출발 날 이정효 감독 인터뷰가 있어서 축구장에 갔다. 

인터뷰가 끝나고 복도를 서성이다가 화장실 가려고 급히 버스에서 내린 엄지성을 만났다. 

우연히 만나서 인터뷰까지 했더란다.

K리거 들로만 구성된 친선경기 대표팀. 

해외파가 가세하면 누군가는 귀국해야 한다. 쉽지 않은 목표지만, 엄지성은 '손흥민'의 꿈을 꿨다. 

친선경기 명단에서 생존하면, 꿈에서도 꿈꾸던 손흥민과 같이 운동할 수 있게 되니까.. 

하지만 상황이 복잡해졌다. 엄지성이 아이슬란드와의 경기에서 눈도장을 찍기는 했지만 쟁쟁한 선배들이 버티고 있다. 일단 생존해야 한다. 

그리고 부상 중이 손흥민이 괴물 같은 회복력을 보여줘야 한다. 

쉽지는 않겠지만 확률이 있는 한 엄지성은 도전할 것이다. 

엄지성은 떠나기 전 "기회를 잘 놓치지 않는 스타일"이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앞에서 이야기했지만 근거 있는 자신감이다. 운도 준비된 자에게 찾아온다. 

왠지 뭔가 할 것 같았던 엄지성. 그래서 아이슬란드전 집중해서 봤다. 

하나하나 조금씩 다음 단계로 전진하는 엄지성의 모습을 보면서 내가 괜히 흐뭇하다. 그럴 줄 알았던 선수라.  매일이 다른 선수라. 

 

엄지성 “손흥민과 함께 뛰는 꿈의 기회 놓치지 않겠다”

대한민국 축구국가대표팀의 ‘막내’ 엄지성이 “기회를 놓치지 않겠다”고 다부진 각오를 밝혔다. 광주FC의 엄지성은 지난 3일 창원에서 시작된 팀의 동계훈련에 참가해 2022시즌을 위한 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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