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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거즈

8월 가버려!

by 2021S 2011. 8. 31.


믿기지 않지만 8월의 마지막 밤이다.

이렇게 가을이 온다.

KIA 경기 없어서 모처럼 여유로운 저녁을 보냈다. 여기저기 야구도 돌려보고, 느긋하게 후배랑 저녁도 먹고.

8월의 마지막 밤, 깜빡 잊고 있었던 과태료 통지서 꺼내놓고 앉았있다.

8월31일까지가 납기 기간이니까 딱 8월31일 밤 11시59분에 입금할 계획. 마구잡이 견인 좀 그만하시오 광주 남구!

업데이트 하느라 깜빡 시간을 넘길까봐 알람까지 맞춰놓고 있다. 하하. 요즘 상태가 많이 안 좋다. ㅡㅡ;

아무튼 9월에는 위태위태한 이 슬럼프가 좀 가셨으면.

KIA도 슬럼프다. 모처럼 3연승을 달렸는데 .. 역시 한계였던가?

놓칠 수도 없고 놓쳐서는 안될 경기를 허무하게 보내버렸다. KIA에게는 허무라는 단어로는 부족할 정도. 마운드 전원 대기령까지 내려졌고, 시즌이 다 끝나가고 있는 상황에서 나온 비슷한 실패의 연속이라서 어제의 패는 치명적이다.

이제 남은 경기는 15.

1위를 너무 쉽게 내준 상황에서 2위는 반드시 지켜야 하는 고지. 2위 싸움까지 백기를 들지 않는 이상 결국 한 경기 한 경기 전쟁 치르듯 전개해야하는데.

2위를 가져온다면 절반의 성공일지 모르지만 그렇지 못한다면 KIA는 지켜야 했던 고지도 잃고, 2012년의 준비기간도 잃는 최악의 수를 만날 수도 있다.

든든한 마운드라고 자부했지만 여기저기 많은 문제점이 노출됐고, 지금 당장으로는 내년 시즌의 플러스 요인보다는 마이너스 요인이 더 많다.

외국인 투수들의 거취와 활약 여부를 비롯한 선발진 구성. 부상과 부진으로 시즌 내내 정상가동 되지 못한 불펜 승리조, 심동섭에는 딱히 기존 전력 구상 외에 추가할 수 있는 전력도 없다.

치열한 싸움이 전개되야 하는 남은 15경기에서 미래를 대비한 운영도 불가능하고.

이범호라는 최강 무기와 로페즈·트레비스라는 방어선까지 든든했던 터라 KIA의 2011년 8월은 참담했다.

9월의 시작은 로페즈가 책임진다.

윤석민의 선발을 예상했었는데.. 윤석민은 로페즈의 지원사격에 나설 예정.

지난 SK전 등판때 깜짝 카드로 임무 이상의 역할을 했던 로페즈. 덕아웃에서 밝은 표정이다. 장난도 치고.

부산에서 던지냐고 했더니, 자기와 윤석민이라고 싱글싱글.

부상에서 복귀 후 롯데전에 2연패를 기록한 로페즈가 자존심 회복을 할 수 있을까?

롯데와의 후반기 두 번의 대결에서 3개의 홈런을 치고도 쓸쓸히 짐을 싸야 했던 나지완은 이번에는 웃을 수 있을까?

어제 만루홈런은 집중할 틈도 없이 터졌다. 기록 좀 정리하려고 하는 순간 이번에는 김상현이다. 맞는 순간 와 ~그린몬스터다 했는데 무시무시한 홈런이 나왔다. 만루홈런에 이어 기가 질리도록 커다란 홈런이 연달아 나왔는데 ...... KIA는 졌다.

<누구보다 이날 나지완의 홈런이 기뻤을 김선빈> KIA 타이거즈


경기 끝나고 보니 텅빈 덕아웃에 나지완이 있다. 아쉬운 듯 머뭇머뭇 하더니 풀이 죽어서 짐을 싸고 있는 나지완.

나름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 최근 홈런을 친 4경기에서 모두 팀이 졌다.

23일 롯데와의 경기에서는 두 개를 쳤는데도 재역전패. 14일 삼성전도 그렇고 어제 경기도 역전 홈런이었는데.. 역시 재역전패. (지난 넥센전 만루홈런 친 날에는 김상현이 경기 도중 광대뼈 함몰로 실려나가서 덕아웃 분위기가 무거웠었다)

열심히 홈런을 치고도 수훈선수는 커녕 잘 쳤다는 칭찬도 받기 애매한 팀의 패배. 만루홈런까지 치고도 인터뷰 한번 못하고 축 늘어져 짐을 싸야 했던 나지완.


텅빈 덕아웃에 .. 나지완 말고 한 명의 선수가 더 있었다.

한참 고개를 숙이고 있던 이 선수. 잠시 후에는 모자를 벗어 하늘을 올려다본다. 그래도 발걸음이 떼어지지 않는지 멍하니 앉아있다가 겨우 일어서 터벅터벅 들어간다.

눈앞에서 승리를 날렸지만 팀의 역전극을 기대했던 서재응 힘없이 돌아섰다.

붕괴 위기의 마운드에서 최후의 보루가 됐던 서재응.

어제 서재응이 공을 던지는 동안 기자실에서는 .. 아니 공이 도대체 왜 저래. 뭘 먹은 거야. 자주 던져야 더 잘던지는 체질인가? 공이 살아있네 등등 서재응의 피칭에 대한 찬사가 이어졌다.

서재응이 마운드를 내려간 뒤에는.. 이거 뭔가요. 서재응 승리 날아가네. 오늘 공 좋았는데. 이미 10승은 해야 했는데. 통산 최고 승이 9승인데 아쉽겠네.. 등등 탄식의 소리가 터져나왔다.

악몽의 8월을 보낸 KIA, 9월에는 어떤 야구를 보여줄까?

일단 엔트리가 확대되면서 선수수도 늘고, 부상 선수들의 복귀도 있을 것이다.

KIA는 1일 한 경기 이후 8일까지 경기가 없어서 내일 당장 엔트리 확대가 별 의미는 없을 것 같지만. 일단 윤정우와 류재원이 합류할 예정.

손영민은 이제 막 캐치볼 시작했지만 어깨 통증은 없다고 하니 8일 삼성전이 복귀전이 될 전망.

어제 경기장 출근 길에 재활조와 마주쳤다.

손영민은 엔트리 말소 된 날 이후 첫 만남. 뒷모습만 봐도 딱 손영민, 반가운 마음에 손영민을 부른다는 게 ‘언더돼지’

그런데 손영민 아무 망설임 없이 뒤돌아 서서 씩 웃으며 손을 들어보인다.

아진이 얘기만 하면 입이 함지박만 해지는 아진애비. 입으로는 1시간 자다 깨고, 울고 힘들게 한다면서도.. 세상 부러울 것 없는 표정이다.

통증도 없고 캐치볼 시작했다면서 복귀를 예고한 손영민,  무릎환자 최훈락, 팔꿈치 환자 김주형과 경기장을 떠났다.

투수도 아니면서 토미존 서저리 받을지도 모를 김주형. 통증은 많이 없어졌다고.

뼛조각하고는 상관없다고.. 조금씩 조금씩 아프기는 했는데 인대가 한꺼번에 끊어지면서 통증이 심하게 온 것이라는 설명.

인체는 신비하기 때문에 .. 무리 안하고 기다리면 인대가 붙기도 하느냐고 물어봤는데 인대가 저절로 붙을 확률은 김주형이 단독 홈스틸에 성공할 확률이다. 한마디로 불가능하다는 것!

김주형도 혹시나 하는 생각에 나와 같은 질문을 의사에게 했는데 돌아온 대답은 NO.

부분 파열이라서 그냥 야구를 할 수도 있기는 하지만 나중에 인대가 더 끊어질 수 있어서 신중하게 고민을 하고 있다.

운동 선수는 운동선수라고 운동을 안 하면 몸이 힘들다고 방망이를 돌려보던 김주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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