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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2~2010.08

류재원 -2008.03.29

by 2021S 2011. 1. 19.



18일 KIA타이거즈와 SK와이번즈와의 시범경기가 펼쳐진 광주 무등경기장 야구장에 때아닌 ‘떡잔치’가 벌어졌다. 

 이날 넉넉한 떡 인심을 자랑한 주인공은 KIA의 외야수 류재원(25)이다. 

 경기가 없던 17일 모처럼 고향에 다녀왔던 류재원은 떡 여섯 박스를 들고 돌아왔다. ‘떡집’ 아들 류재원은 종종 고향을 다녀올 때면 떡을 챙겨오곤 하지만 이번에 준비한 떡은 좀 더 특별하다. 

 지난 14일 두산 베어스와의 경기에서 솔로포를 쏘아올렸던 아들을 위해 부모님이 여느때보다 기쁜 마음으로 정성을 다해 장만한 떡이기 때문이다.

 정식경기도 아닌 시범경기에서 홈런을 치고 비싸다는 줄경단을 돌리자 경기장에는 ‘이틀 연속 홈런을 친 나지완은 뭐 하는 거냐?’는 우스갯소리가 나오기도 했지만 류재원이 돌린 떡에는 많은 의미가 담겨있다. 

 부산출신인 류재원은 프로의 지명을 받지 못하면서 연습생 신분으로 KIA에 들어왔다. 정식으로 입단식을 치러 보지도 못한 류재원이지만 특유의 파이팅과 파워를 인정받아 2006년 7월 1일 간절하게 바라던 1군에 이름을 올렸다. 그리고 다음날인 2일 드디어 그라운드에 나서게 됐다. 

 무등경기장에서 펼쳐진 삼성과의 4-4 동점에서 연장 12회 말, KIA의 마지막 공격. 류재원은 2사 상황에서 1루 대주자로 나서며 감격스러운 프로 데뷔를 했다. 하지만 그라운드에 머무른 시간은 그리 길지 않았다. 첫 1군 무대의 긴장감 때문인지 류재원은 1루에 들어서자마자 견제사를 당했고, 고개를 푹 숙인 채로 2군으로 내려가야 했다. 

 류재원은 절치부심하며 노력한 끝에 2군의 유망주이자 홈런타자로 이름을 알렸다. 그리고 다시 2007년 6월 1군으로 올라왔다. 지난 시즌 10경기에 출장했던 류재원은 6월 29일 LG의 류택현을 상대로 프로 첫 홈런을 날리며 팬들에게 ‘거포’로써 강한 인상을 심어줬다. 

 장종훈의 연습생 신화를 기억하고 있는 야구팬들은 류재원에게 거는 기대가 크다. 학창시절 장타력으로 유명했던 류재원은 거침없는 타격으로 프로 구단들의 외면을 받았던 자신의 자존심도 세우고 싶다. 그래서 개막전 1군 엔트리 합류 여부를 가늠하게 되는 시범경기가 류재원에게는 천금 같다. 

 류재원은 “며칠 동안 감기에 걸려서 고생하고 있지만, 좋은 기회를 얻기 위해서 최선을 다하겠다”며 “올 한해 1군에서 많은 경기에 뛸 수 있는 게 목표다”고 말했다.

김여울 기자 wool@kwangju.co.kr 




<이날 떡 맛있었는데.

봄이면 오리지널 예비역 병장이 되어 돌아온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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