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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거즈

지구는 돈다, 신종길 영광의 상처

by 2021S 2010. 8. 6.

이 찜통더위에 군산 경기라.

홈경기는 홈경기인데.. 9경기를 군산에서 하다 보니..

출장을 아니 갈 수도 없고, 그러자니 매번 가기도 그렇고.

무등경기장도 헬이지만 군산구장도 만만치 않은 곳이라.

집 놔두고 원정 아닌 원정을 가는 선수들 가는 걸음 가볍지는 않다.

 
군산으로 떠나는 버스.. 로페즈가 가장 먼저 승차했을 것이다.

퇴근하고 나오는데 복도에서 로페즈와 마주쳤다. 유쾌한 표정, 마치 바캉스 가는 사람 같다.

버스 대기도 안 했는데 일찌감치 짐가방 끌고 .. 지고 나온 로페즈.

둘이 얘기를 하고 나오는데 경기장 입구에 서 있던 꼬마팬들 로페즈 보고 눈이 커진다.

그러면서 아유 로페즈? 사인사인 이러면서 야단법석.

하지만 로페즈는 눈 하나 깜짝 않고.. 노 아임 새미 소사.. 이러면서 짐꾸러미를 들고 유유히 걸음을 옮긴다 ㅎ


경기장을 뒤집어 놓은 종범어르신.

홈런기록지가 왔는데.. 대타 홈런 1호라고 적혀있다. 온갖 기록 다 가지고 있는 이종범.. 이지만 대타 홈런은 처음이다.

‘미쳐블것어’가 18년 야구 인생에서 처음으로 기록한 대타 홈런의 소감.


어제 주장의 타구 잘 맞았길래 넘어가나? 했었는데.. 우익수 글러브에 쏙 들어갔었다. 

경기전 프런트가 요즘 장어 먹느냐? 장어 꼬리처럼 휙 하고 넘어갔어야 했는데.. 하면서 어제 그 플라이에 대해서 얘기한다.

장어 열심히 먹고 있다는 주장님.. 장어 꼬리는 아버지가 아무도 못 먹게 하고 본인에게만 주신다면서 껄껄껄. 그러더니 오늘 퍼펙트한 공격을 선보였다.


오늘 휴업 모드였던 김원섭. 대신 딸내미가 바빴다.  ^^


오늘도 희원이가 야구장에 놀러 왔다. 알바 언니들 졸졸 쫓아다니던 희원이.

낯도 가리고 새침하더니.. 오늘은 복도에서 나를 보더니 달려와 쏙 안긴다. 애교만점의 희원이가 됐다.

알바생이 투구분석표를 돌리기 위해 기자실에 들어가려고 하자 자기가 나눠주겠다고 손을 내민다. 전에 한 번 알바생을 따라 기자실에 들어왔다가 자료 돌리는 것을 봤던 터.

고사리 같은 손으로 기자들에게 자료를 나눠 준 희원이, 예쁨 받았다.


신종길은 팬들에게 예쁨을 받았을 것 같다.

질주본능이야.. 워낙 출중했지만.. 공·수에서도 능력치가 상승 중이다. ㅎ

초·중·고 내야를 보다가.. 한화 시절에 ‘땜빵’으로 처음으로 외야에 나가봤단다. 유승안 감독이 많이 기회를 주려 하셨다고.

하지만 KIA와서는 정체성이 애매했다.

그런데 이번에 1군에 올라와서 수비가 눈에 띄게 좋아졌다. 2군에서 중견수로 뛰다가 우익수 맡으니 한결 수월하다고... 마음의 여유도 한몫한 것 같다.

엊그제는 .. 속이 까맣게 타서 돌아갔을 친구 이대형의 잘 맞은 타구를 연속해서 잡아내버렸다. 이겼다고 좋아하면서도 친구한테 미안해서 어떡하지라던 신종길.

1군과 2군을 오가는 선수들에게는 상대적으로 많은 기회가 보장되지 않는다. 이번에는 운이 좋았든 실력이 늘었든 어찌 됐든 기회를 잡았다. 시간을 벌면서 한층 여유 있게 플레이를 하고 있는 것 같다. 

경기 끝나고 보니 눈이 반짝반짝 .. 입은 아닌데 눈은 웃고 있다.

덕아웃에 앉아 선수들 표정과 행동만 봐도 그날 성적표 대충 나온다. 그러고 보면 야구도 참 예민하고 섬세한 종목이다.

얼굴은 폈지만 신종길 팔꿈치와 무릎은 성한 곳이 없다. 그냥 막 달려드는 신종길.. 양쪽 무릎에 딱지가 앉아있고 팔꿈치에도 밴드가 붙어있다. 볼 때마다 상처 투성이. 오늘도 영광의 상처 늘었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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