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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30년, 타이거즈 30년

추락한 ‘디펜딩 챔프’ [프로야구 30년 타이거즈 30년]

by 2021S 2012. 2.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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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시즌 리더십 부재에 잦은 용병술 실패
해태 시절 포함 창단 후 최다 16연패 ‘수모’


2010시즌 KIA 타이거즈는 야구팀이 아니라 킥복싱팀으로 명성을 날렸다.

전년도 ‘다승왕’이었던 로페즈와 ‘아시안게임 영웅’ 윤석민은 역전패의 화풀이를 쓰레기통 걷어차기와 벽치기를 하면서 팀과 자신의 명예를 실추시키는 우를 범하였다.

원인을 따져보면 벤치의 리더십 부재와 잦은 용병술 실패가 누적되어 나타난 결과였지만 프로정신으로는 납득하기 어려운 행동이었다.

2009시즌 극적인 우승으로 패배의식에 젖어있던 팀 분위기를 반전시킨 KIA에게 2010년은 V11로 이어갈 수 있는 절호의 기회였는데, 제대로 전투조차 치러보지 못한 채 자중지난으로 괴멸당한 꼴이 되고 말았다.

악재는 겹치는 법, 조범현 감독과 불화를 겪었던 뜨거운 감자 ‘장성호 트레이드 사건’에 이어 구톰슨을 포기하고 영입한 로드리게스는 팔꿈치 부상으로 개막 직전 귀향 조치되고 말았다.

거기다 팀 전력의 핵심인 김상현이 무릎 수술에 이은 발목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한데다 최희섭 마저 바뀐 스트라이크존에 적응하지 못하며 상대 투수들에게 ‘쉬어 가는 중심타선’이 되고 말았다.

적전분열을 일으킨 KIA는 6월18일 문학 SK전서 3-4로 패한 경기부터 7월8일 잠실 두산전서 2-5로 패한 경기까지 믿고 싶지 않은 16연패의 수렁에 빠져 허우적거려야만 했다.

7월9일 뉴 에이스 양현종의 호투와 나지완의 홈런 수훈으로 한화전 4-2 승리를 거두던 날 홈 팬 관중들은 마치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한 날처럼 감격의 눈물을 흘려야만 했다.

KIA는 장장 3주 동안 SK(6패)·두산(5패)·넥센(3패)·삼성(2패) 등에 수모를 당했는데, 이 16연패의 기록은 해태 시절 포함 창단 후 최다연패의 뼈아픈 낙인으로 남게 되었다.

7월에는 악몽 같던 연패를 끊고 부상에서 복귀한 김상현과 신들린 타격감으로 리드 오프 맨의 소임을 다 한 이용규를 앞세워 6위에 올랐다.

에이스 윤석민의 복귀로 탄력을 받은 KIA는 8월에는 5위 고지를 탈환하며 4위 롯데에 2경기차까지 추격하며 4강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그러나 윤석민이 롯데 홍성흔의 손등과 조성환의 머리를 맞히는 투구로 시즌 아웃되면서 4강의 꿈은 사라졌다.

마운드에서는 뉴 에이스 좌완 양현종이 16승8패로 무한한 가능성을 보여주었고, 타격에서는 ‘신바람의 아들’ 이용규가 유일한 3할타(0.307)에 25도루로 체면치레를 하였을 뿐이다.

전년도 챔피언인 KIA는 타이틀 홀더, 골든 글러브 수상자 한 명 배출하지 못한 채 59승0무74패(0.444)의 종합 5위의 초라한 성적으로 시즌을 마감했다.

/김재요 조선이공대교수.한국 야구기록연구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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