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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이야기

야구는 □이다.

by 2021S 2010. 10. 5.


결과 나온 뒤에.. 나도 그렇게 생각했었노라고 하기 옹색하지만.

준플레이오프 두산의 승리를 예상했었다.

마지막까지 롯데 기세가 무섭기는 했지만 방망이라는 게 무척 변덕스럽기 때문에..

점수를 못 내면 지는 거고. 점수를 내고도 점수를 막지 못하면 역시 진다. 어떻게 지는 확률이 더 높을까?

KIA가 시즌 내내 팀 타율 바닥을 헤매며 .. 16연승보다 어려울.. 무려 16연패까지 했음에도 불구하고.. 막판까지 사람들 애를 태워가며 5위를 했다는 것.

어찌 됐든 지난해 우승을 이끌었던 마운드가 무너져가는 와중에도 기본 틀을 유지했기 때문에 상처투성이의 5위를 달성했다.


야구는 투수 놀음이라고 한다. 매년 그걸 실감한다.

야구는 힘겨루기를 하다.. 어느 순간 툭하고 빈틈을 파고들면 승리하는 경기다. 방패가 잘 지키고 있어야 창도 매섭게 나간다.

예년에 비해 올 시즌 두산 마운드가 좋지 않았다고 해도 기본적인 마운드 구색은 갖춰져 있는 팀이다. 다른 팀에 비해 주전과 백업의 격차가 적다는 것도 두산의 장점이다. 그리고 단기전 승부에 반드시 필요한 깜짝 스타도 튀어나왔다.

충분히 훌륭한 한 시즌을 보냈던 양의지지만.. 신인은 신인이었다. 같은 운동장에서 같은 사람들과 같은 팬들 앞에서 똑같이 매일 하던 공놀이를 하는 거지만 가을잔치라는 거창한 이름이 붙으면 모든 게 낯설어져 버린다.

여기에 4차전은 김경문 감독의 베이징올림픽 재연과 같았다. 용덕한의 투입은 극적이었고, 정수빈의 한방은 준플레이오프의 흐름을 바꿔버렸다.

안치홍의 한방에 기울어져 가던 승부에 변화가 일었던 것처럼..

3-2의 상황에서 롯데의 마지막 공격이 전개됐었다면? 앞선 1·2차전 같이 롯데의 방망이가 쫓기는 두산의 마운드를 눌러버렸을 거라고 생각한다.

섬세한 야구. 심리적으로 부담감을 느끼는 순간 노련한 상대는 그 틈을 놓치지 않는다.

한편으로는 활활 타오르는 방망이가 언제 그랬냐는 듯 시치미 뚝 떼어버리는 게 야구이기도 하다. 타선의 변덕은 어떻게 손 써보기도 힘들다. 그에 비하면 마운드는 꾸준하게 타는 숯불 같다.

인정받을 만큼 실력이 올라오기까지에도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고, 한번 붙으면 잔잔하게 그 힘을 유지하기 때문에 쉽게 꺼지지 않는다.

롯데가 올 시즌 불타는 타선을 보유하고도 4위로 정규시즌을 마감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 마지막 1승을 올리지 못했던 이유.. 그게 내년 롯데가 풀어야 하는 숙제다.

..........롯데의 가을잔치는 끝났지만 야구는 끝나지 않았다.


두산과 삼성의 야구?

삼성이 절대적으로 유리한 고지에 있지만 두산의 사이클을 보면 무척 재미있는 승부가 될 것 같다. 이번에도 역시 3차전이 진짜 승부가 되지 않을까.

가을의 야구를 보면서 드는 생각.

133경기 모두 .. 저렇게 진지한 표정과 열정적인 모습으로 그라운드에 서 있어달라고.. 선수들에게 주문하는 것은 무리한 부탁일까.

한 경기, 공 하나가 이렇게도 아쉬울 수 있구나라는 생각들. 겨울이 지나면서 잊어버리는 모양이다.



이상.. 준플레이오프를 슬쩍 지켜본 짦은 소감.

내일부터는 전국체전 올인모드다. 경남아 내가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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