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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2~2010.08

스포츠 포커스 - 차일목 2008.05.25

by 2021S 2011. 2. 5.

‘자꾸 이기고 싶다, 다시 태어나도 나는 포수다’

 KIA 타이거즈의 포수 차일목(27)아 매경기 자신의 기록을 새로 써나가고 있다.

 우리 히어로즈와의 경기가 펼쳐진 5월 9일, 차일목은 4회초 김수경을 상대로 12-1 팀의 대승을 이끄는 2점 홈런을 뽑아냈다. 차일목은 2003년 KIA 유니폼을 입고 프로무대에 첫 발을 내딛은 후 처음으로 두 손을 번쩍 들고 그라운드를 돌았다. 맞는 순간 홈런을 직감했다는 자신의 프로 데뷔 첫 홈런은 그렇게 6년 만에 터졌다.

 지난 20일 롯데 자이언츠와의 경기에선 우익수 옆을 빠지는 안타로 3루를 밟으며, 6년째 비어있던 자신의 3루타 기록에 마침내 ‘1’이라는 숫자를 채웠다. 생각도 못해봤던 도루는 올 시즌 2개나 만들었다. 2003∼2007년 시즌 통틀어 7점에 그쳤던 타점은 이미 두자리 수를 넘어섰다.

 ‘안방마님’ 본연의 임무에도 손색이 없다.

 지난달 10일 주전 김상훈의 부상으로 마스크를 대신 쓰게 된 차일목은 한 달여 만에 팀에 없어서는 안될 중요한 선수로 자신의 입지를 굳혔다. 공·수의 눈부신 성장에 차일목의 이름 앞에는 ‘괄목상대’(刮目相對)라는 수식어가 따라 붙었다.

 쉴새없는 훈련과 경기로 몸이 성한 곳이 없지만 차일목은 요즘 자신의 야구 인생에서 가장 신나는 시기를 살고 있다. 한편으로는 한달여 전 상상도 못했던 자신의 모습이 어리 둥절하기도 하다.

“기회가 올 줄 몰랐는데 팀이 상승세를 타고 있는 만큼 신도 나고 자신감도 많이 생겼습니다.  처음에는 생각만큼 안돼서 짜증도 나고 나 때문에 팀이 지는 것 같다는 자책감으로 많이 힘들었습니다.”
 

 덜컥 주전 자리를 맡은 차일목은 팬들에게 욕도 많이 먹었다고 웃는다. 지금은 따뜻한 격려를 보내주는 팬들의 사랑이 큰 힘이 된다.

 팀의 5연승을 통해 부쩍 자신감을 얻었다는 차일목은 아직도 자신은 ‘성장중’이다고 말한다

 “경험이 쌓이면서 경기를 보는 눈도 넓어져 어디쯤에서 위기가 올지, 어떻게 경기가 전개 될지가 보입니다. 그래도 경기에 나설 때마다 내가 알던 볼 배합과 경기 운영의 이상의 것이 있다는 것을 새롭게 배워가고 있습니다.”
 

 차일목은 실수를 최대한으로 줄이고, 점수를 주지 않기 위해 투수들과 많은 얘기를 나눈다.

 대화를 하다 보면 자신이 생각했던 것과 마운드 위 선수가 생각하는 것에 차이가 존재하는 경우도 있다. 이렇게 하나하나 얘기를 주고받으면서 투수가 마운드에서 가장 편하게 경기에 임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가고 있다.

 “선수마다 성격도 틀리고, 성향도 다르기 때문에 각각에 맞게 다독이기도 하고 쓴 소리를 하기도 합니다. 어린 선수들이 많은 만큼 이 부분이 더욱 중요한 것도 같고요.”

 
 차일목은 이범석 선수에게 ‘잘 한다, 잘 한다’ 했더니 역효과가 나는 것 같아 요즘 혼을 많이 내고 있다고 웃었다. 첫 승을 거둔 후 이범석이 ‘이상하게 일목이 형의 리드가 좋았어요’라고 인터뷰를 한 것에 대해서도 차일목은 특유의 미소로 대답했다.

“프로 데뷔 첫 승이라서 정신도 없고 그랬을 겁니다. 그래도 범석이의 프로 데뷔 첫 승 경기에서 함께 호흡을 맞추었기에 기분 좋습니다. 마운드에 있는 선수가 믿고 있다는 생각이 들고, 내가 투수를 이끌어 주고 있다고 느낄 때 포수로서 보람이 있는 거죠.”

 그동안 차일목은 ‘수비형 포수’로 통했다.

 확실한 자리를 잡지 못하고 백업 포수로 활동하면서도 수비만 잘해도 1군에 남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을 했었다.

 하지만 올 시즌을 앞두고 자신의 방향을 수정했다.

 “저의 특성을 살려 잘하면 된다고만 생각했는데, 공격면에서 인정을 못 받으니까 득점 찬스에서 타석에서 빠지게 되더라고요. 캠프에서 공격력 향상을 위해 많이 노력했습니다.”

 ‘포수 조련사’로 이름 난 조범현 감독의 부임도 또 다른 전환점이 됐다.

 “감독님께서 잘 아시기 때문에 조그만 실수도 용납하지 않으세요. 힘들 거라고 걱정도 했지만 많이 배울 거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삼성 진갑용 선배도 많이 배우게 될 거라고 열심히 해보라고 격려해 주셨고… 이래저래 올 시즌 저는 참 운이 좋은 것 같습니다.”

 차일목은 우연히 야구를 시작했고, 또 우연한 계기로 포수가 됐다.

 대구 본리초 5학년 때 학교 야구부가 부원이 없어 해체 위기에 놓이자 반 대항 야구대회를 열었다. 대회에서 두각을 나타낸 차일목은 야구부원이 됐고 한 달 만에 정식 경기에 나가 타격 1위에 오르며 야구에 빠졌다.

 이후 경운중 재학시절 팀 내 포수가 없어 고민하던 감독이 차분하고 미트질이 좋았던 차일목에게 ‘포수 체질’이라며 권유해 마스크를 썼다가 지금에 이르렀다.

대구상고를 거쳐 홍익대를 졸업한 차일목은 경상도 사나이. 홀로 타지 생활을 하고 있지만 전라도의 구수함이 좋다.

“워낙에 이쪽 지역 분들이 친근감 있고, 잘 챙겨주시는 등 정이 많으세요.그래서 타지 생활을 힘들지 않게 하고 있습니다.”

 15년이 넘게 미트를 든 차일목은 왼쪽 엄지 손가락이 완전히 펴지지 않는다. 투수들이 던지는 공의 충격에 손가락이 굳어버려 홍익대 재학시절 군면제를 받았다. 그래도 현재의 자신을 있게 한 못생긴 왼손이 자랑스럽다.

 “목표 같은 것을 세울 틈도 없었고, 세울 입장도 아니었습니다. 그저 자꾸 이기고 싶고, 점수를 안주고 싶고… 내일도 잘 치고, 잘 뛰는데 저의 목표입니다. 계속 좋은 모습을 이어나가는 게 저의 꿈입니다.”
/김여울기자 wool@kwangju.co.kr




<부끄러움이 많은 나.
내가 써놓은 글 다시 보면 ‘부끌부끌’이다.

그래도 예전 글 들여다보면
인터뷰 하면서 했던 얘기 표정 등이 다시 생생하게 떠오른다.

2008년은 차일목에게 찾아온 일생일대의 기회.
누구에게나 세 번의 기회는 온다고 하는데 .. 그 기회를 잘 잡았다.

당장 길이 보이지 않는다고 앞으로 가야할 길이 더 멀다고 주저 앉으려는 선수들을 보면
언제 갑자기 찾아올지 모른 기회를 위해서 늘 준비하고 기다리고 있으라는 말을 해주고 싶다.
비록 실패로 끝나더라도 미련없이 최선을 다했노라고 얘기할 수 있지 않아야 할까?

...올해도 누군가에게 불쑥 기회가 달려올 것이다.


찍어놓고 기분 좋은 사진들이 있다. 이런 자연스런 표정의 사진이 그런다.

작년 전지훈련때는 따로 사진들을 인화 못해줬는데.. 올해는 부지런 떨어봐야 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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