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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2~2010.08

연장 12회 -2008.04.27

by 2021S 2011. 2. 1.




예전 블로그 글 틈틈이 옮겨오고 있는 중인데

옮기려는 순서가 보니 마침 .. 어제 경기장에서 만난 이현곤 관련 글.

이날 이현곤의 끝내기 안타가 나와서 경기가 마무리 됐는데.. 내 기억으로는 그렇게 잘 맞은 타구는 아니었던 걸로.. ㅎ

3루수가 전진수비를 했는데 그 키를 넘기면서 .. 안타가 됐을 것이다. 아마. 어찌됐든 끝내기 안타!!

끝내기의 주인공 인터뷰를 하고 있는데 서재응이 면도크림을 들고와서 이현곤의 얼굴을 크림 범벅으로 만들었다.

경기 후 무척 들떠있던 이현곤의 모습 엊그제 같은데... 벌써.. 시간이..

참 이현곤 하면 ‘끝내기 사구’의 위엄도.. 빼놓을 수 없군! 두산과의 경기, 끝내기 사구의 주인공이 되고도 잠시.. 끝내기 상황이라는 걸 잊은 이현곤.

물을 뿜어대며 달려나오는 박기남 등등을 보면서 비로소 상황을 인식하며 손을 들어올렸던 이현곤!




전지훈련 취재 가면 지겹게 얼굴들 보고 있지만 막상 진지하게 얘기 나눌 시간은 적다.

훈련이 끊임없이 진행되고 규칙적인 일과에 맞춰 선수들 움직이니까. 그리고 이 선수 저 선수 한꺼번에 다 챙겨둬야 해서 취재 다녀오면 .. 못들은 얘기 못 물어본 얘기가 많아서 뭐하고 왔나 싶을 때도 있다.

지난해 귀국하기 전날, 취재 했던 것들 정리하다가 아쉬움이 남는 선수들 방에 전화를 넣었다. 많은 얘기를 못했던 또 듣고 싶었던 이현곤도 그 중 한사람.

진지하게 두런두런 대화를 나눴는데 타격왕에 대한 얘기 빠질 수가 없다.

타격왕이라는 타이틀은 이현곤에게 영광스러운 이름이기는 하지만 무거운 짐이었다. 그래서 더 잘하고 싶다고 그랬는데 지난해에도 결과가 좋지는 못했다.

자신의 내성적인 성격에 대한 얘기도 기억에 남고.


안경 쓰면 전형적인 모범생의 모습이 되는 이현곤. 사실 진짜 모범생이기도 했다. 동기인 광주일고 김광우 코치의 증언에 따르면 공부도 손에 꼽을 정도로 잘해서 선생님들이 왜 운동을 하느냐고 말릴 정도였다고 하니.

모범생 모습처럼 매너있고 푸근하다.

그런데 내성적인 성격 그리고 지킬 것은 지키는 모범생 타입이라 처음에는 오해를 살 수 있는 성격이기도 하다.

야구도 공부하듯이 한다. 코칭스태프 붙잡고 질문도 많이하고 고민도 많이하고.. 땀도 많이 흘리고 ^^  뻥뻥 터지는 농담만 하는 스타일이 아니라서 가끔 내가 질문에 답을 못해 민망할 때도 있고.



아무튼 오른쪽 무릎이 안 좋아 괌에서 중도 귀국한 김진우에 이어 이현곤이 중도 귀국자가 됐다.

마침 어제 경기장에 갔는데 익숙한 이현곤의 차가 들어온다.

나를 보더니 멋쩍은 표정으로 ‘안녕’하면서 두 손을 들어 흔든다.

왜 왔느냐고 웃었더니 이제 자기도 나이를 먹은 것 같다면서 다리가 풀렸다고 슬픈 표정을 짓는다. 의욕적으로 하려고 했는데 아쉽다는 이현곤.

타격을 하려고 다리를 드는데 갑자기 종아리가 올라와서 그대로 억 하고 주저 앉았단다. 

앞서 몸이 좋지 않아 완벽하게 훈련을 소화하지 못했던터라 일단 귀국해서 재활을 하며 몸을 만들기로 했다.



승범이 아버지 이현곤. 빠른 재활을 기원합니다.

참. 승범이 돌림자가 범이다. 나중에 또 아들을 낳으면 종범이 되야 할지도 모른다고 했는데..ㅎ

그리고 엊그제 호사방지기도 득남을 했다. (최근 KIA에서는 아들이 대세. 아들 행렬 속에 박기남 군은 모처럼 공주님의 아버지가 된다) 호사방지기네 돌림자는 현이다.  ㅎ




독하거나 뻔뻔하거나. 


사람 냄새 나고 착한(?) 사람이 더 성공했으면 하지만 야구 사회도 일반 사회와 비슷하다.
치열한 야구 세계에서의 생존, 단순함이 큰 무기가 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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