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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다반사·SNS

후회는 없다.

by 2021S 2020. 4. 22.

훈련할 때 투수, 내야수, 외야수가 동시에 담긴 사진을 찍는 게 쉽지 않은데. 다 담겼다. 

분주함. 그들만의 치열함. 

축구, 야구 개막이 미뤄졌지만 바쁘게 살았다. 오히려 야구장은 시즌 때보다 더 자주 갔던 것 같다. 

닫혀있던 축구장 문도 열렸다. 그동안 K리그는 축구장 취재도 제한했었다. 

하지만 21일부터 타 구단과의 연습경기와 경기장 취재도 허용했다. 물론 가이드라인에 따라야 한다. 

마스크 쓰고, 발열체크하고. 거리 유지하고. 

아무튼 오전에는 광주FC 훈련을, 오후에는 KIA 타이거즈 훈련을 봤다. 

사진기 두 대를 들고 하나는 영상을 찍고 하나로는 사진을 찍고. 사진 마감하고, 기사도 마감하고. 그 와중에 라디오 연결도 했다. 

대충하려면 참 쉬운 일이기도 하다. 체육기자. 그런데 내 이름 걸고 사는 일이라서 대충을 생각해본 적은 없는 것 같다. 그랬으면 처음부터 오지 않았을 길이고. 

누가 알아주는 것도 아니고 사서 고생을 하기도 한다. 그래도 괜찮다. 누가 알아주면 정말 고마운 것이고, 그럴 안목이 있는 사람이라면 알아줄 것이고. 그렇지 않아도 나 스스로 부끄럽지 않기 위해 하는 것이니까. 

가끔은 너무 오버하는 것 아닌가. 다른 이들의 시선에는 유난스럽지 않을까라는 걱정도 한다. 

하지만 나는 나고. 내가 할 수 있는 것에서는 최선을 다하고 싶다. 

요즘 그래서 최형우의 "후회는 없다"는 말이 내 이야기처럼 와닿는다. 

캠프 때도 그랬고, 얼마 전 다시 이야기를 했을 때도 "욕심은 없다. 후회는 없다"고 그랬다. 

올 시즌이 끝나면 다시 FA자격을 얻게 되는 최형우. 부와 명예 욕심이 없는 사람이 누가 있을까.

하지만 최형우는 욕심이 없다고 말한다. 욕심이 없다고 해서 열심히 하지 않겠다는 뜻은 아니다. 원래 최선을 다해서, 열심히, 잘해왔던 사람이라서 잘하고 싶은 것은 당연한 것이고.  그렇지만 크게 뭔가를 하고 싶다, 욕심난다 그런 게 없다는 뜻이다. 

그만큼 많은 것을 했고, 최선을 다했기 때문에, 후회가 없기 때문에 할 수 있는 이야기다. 

당연히 42살까지 야구를 하고 싶다면서도 당장 야구를 그만둬서 후회는 없다는, 얼핏 들으면 논리가 안 맞는 말. 하지만 그 의미가 나는 너무 와닿았고 이해가 돼서 고개를 끄덕였었다. 

아직도 그라운드를 가장 사랑하고, 가장 열정적으로 대하고 있지만. 더 많은 것을 그라운드에서 하고 싶지만. 그게 아니게 되더라도. 괜찮을 것 같은 마음. 최선을 다해 내 일을 했기에 후회는 없기에, 미련 없이 잘했다 스스로에게 박수칠 수 있을 것 같다. 

그리움은 남겠지만 후회는 남지 않을 것 같아서 다행이다. 언제 작별을 하게 될 지 모르겠지만. 난 또 그렇게 미련스럽게 열정적으로 달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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