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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거즈

당신은 행복한 사람입니다. (feat 곽정철)

by 2021S 2010. 8. 23.


오늘.. 날씨도 잔인했다.

숨 턱턱 막히는 날씨.. 땀으로 무장하고 다니는 선수들 보고 있노라니 두 배는 숨이 막힌다.

덕아웃에서 덥다덥다 하던 기자들.. 우천취소만 있을 게 아니라 폭염취소도 있어야 하지 않냐면서 날씨 얘기들을 했다. 결론은 군대에서도 기온 많이 올라가면 야외활동 안 한다. 군대보다 못한 프로야구? ㅎ

땀에 젖어 켁켁 거리던 주장님 경기 몇 시간 전부터 관중석에 자리 잡고 있는 팬들보고 정말 대단하다고 한마디. 나도 요즘 미친 더위와 씨름하면서 하는 생각... 이 찜통더위에 야구하는 선수들보다 관중들이 더 힘들다. 존경스럽다...

기자실 에어컨바람에 오들오들 떨면서 야구를 관람하고 있는 나..  한여름에 관중석은 차마 못 지킬 것 같다.

누군가가 자신을 지켜 봐주고 아껴주는 것 .. 그것처럼 인생에 큰 힘이 되는 게 있을까?

이 더위에도.. 그리고 기대에 미치지 못한 성적에도 불구하고 .... 열악하기 그지없는 관중석을 지켜주시는 팬들이 있어 KIA 선수들은 행복한 사람들이다. 그걸 진심으로 느끼고들 있는지..
 
프로는 그라운드 안에서는 물론 밖에서도 프로다워야 한다.

아무튼 팬들의 열정과 열성은 대단하다. 훈련 끝나고 들어올 때 또는 출근길에 보면 선수들 손에 뭔가 하나씩 들려있다. 먹을 것도 늘 덕아웃에 공수되어 온다.

덕분에 나도 호사를 누리고 산다.

어제는 아예 주일단장이 기자실에 배달을 왔다. 곽정철 팬분들이 전해주라고 부탁을 했노라면서..


 

덕분에 감사히 먹었습니다. 저도 행복한 기자입니다 ^^




 

팬들의 선물 덕인지  어제 좋은 피칭을 선보였던 곽정철. 나름.. 부상투혼이었다.

 

훈련 중 공을 받다가 넘어진 곽정철... 데굴데굴 구르면서 진화선배를 심하게 웃겼던 모양이다.

덕아웃에서 얘기를 하고 있는데 멀리에서 곽정철 꾸벅 인사를 한다. 인사를 하기 위해 다가갔는데 얼굴이 하얗다. 강해져서 돌아오겠다고 했으니 눈에서 레이저는 쏴야 하지 않겠냐고 했더니... 갑자기 허리를 숙이고 죽겠다는 표정으로 ... 아파서 그런다면서 양해를 구하고 사라진다. 공에 .... 맞았다고...... 그런데.. 음.. 공에 맞았단다. 

오늘은 떡선물을 받았다. 훈련 끝나고 들어오던 김상현 떡 먹었느냐고 물어본다. 무슨 떡인고 했더니.. 아가 100일 기념떡이란다.

못 먹었다고 했더니 .. 직접 떡을 챙겨 들고 나오는 김상현. 다음 주가 100일인데 원정을 가게 돼서 미리 돌렸다는 떡.


 


오늘 성적까지 좋았으면 더욱 좋았겠지만... 그래도 김상현.. 지켜봐 주는 팬들이 있고, 또 본인이 지켜야 할 소중한 사람들이 있어서 행복한 사람이다.  도윤아 무럭무럭 건강하게 자라라!

참.. 김상현과 로페즈 각별하다 했었는데... 로페즈가 상현 주니어 태어났을 때 선물로 거금을 보낸 모양이다. 유모차 구입비용으로 사용했다는데 .. 돈에 민감한 용병들.. 알고 보니 로페즈도 가슴 따뜻한 ... 통 큰 남자였다.



또 다른 용병 콜론은 오늘도 덕아웃에서 만담꾼이 됐다.

음료수를 건넸더니.. 무슨 음료냐고 인삼 음료수냐고 물어본다. 그러노라고 했더니 마시면 안 된단다. 밤에 잠 못 잔다고.. ㅡㅡ;;   아.. 별 걸 다 아는 콜론이에요.

신나게 만담을 하던 콜론 김선빈이 지나가자 외친다. 미니미!  ㅇㅎ

요즘 팬들 참 기발하다. 응원문구 만들어 들고 오는 것 보면 기가 막힐 정도. 예전에 본 응원 문구 중에서 기억에 남았던 것 중 하나가.. ‘선수들이 포기하지 않으면 팬들도 포기하지 않는다’이다.

더위에도 계속되는 패배에도 경기장을 그리고 TV 앞을 떠나지 않았던 KIA 팬들이 하고 싶은 말.. 이 아닐까?

행복한 당신들, 이제 당신들이 팬들을 행복하게 해 줄 시간입니다. 이미 그 결과가 정해져 있다고 하더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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