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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거즈

야구 없는 토요일.

by 2021S 2010. 8. 28.

야구 한 경기 없을 뿐인데.. 이렇게 여유로울 수가!

도저히 허리 아파서 못 누워있을 때까지 침대 사수하다가... 컴퓨터 켜고 누워서 클릭클릭.

비 내리는 소리도 좋고... 아. 천국이다.


 

어제는 광주하고 사직 경기 비슷하게 진행됐다. 여기서 적시타 나오면 사직에서도 나오고 .. 이쪽에서 병살 나오면 저쪽에서도 나오고. 사직에서 홈런 비디오 판독하고 나니 광주에서도 비디오 판독도 하고.

최희섭의 폭풍같은 끝내기 타점이 나온 뒤 .. 덕아웃에 갔다 왔더니 사직에 끝내기 역전 홈런이 나와있다. 야구 몰라요~

최희섭.. 방망이가 아닌 몸으로 모처럼 타점 올렸다. 73이 참으로 오래 지속되더니.. 어제도 경기 끝나고 오래간만에 타점 올렸다고 좋아한다.

밀어내기 하면 안치홍도 빠질 수 없다. 롯데와의 홈경기에서 사구를 맞고 박수를 쳐가면서 좋아했던 안치홍. 몸으로 결승타점을 만들었던 안치홍, 이날 덕아웃 분위기가 1점만 더 내면 무조건 이긴다.. 이런 분위기여서 이겼다는 생각에 신이 났었단다.

다음날 영광의 상처를 보여주던 안치홍. 허벅지에 야구공 하나가 그대로 그려져 있다.. 좋다고 웃던 안치홍. ㅎ

빅초이 짐을 싸고 있는데 지나가던 선수 빅초이를 보고 두 손을 벌려 환호성을 지른다.

승리투수님 안영명이다. 축하한다면서 몇 승이냐고 물었더니..안영명 고개가 갸웃...하더니.. 어..나 몇 승이지? ㅡ.ㅡ;;;;;;;;;;;;

‘헉’하고 당황해하고 있는데 뒤에서 누군가 대신 얘기해준다. 6승. 6승. .. 안영명.. 6승이랍니다.


퇴근하려고 차에 올라타는데 저기에서 박기남이 걸어오고 있다. 한쪽 다리에 아이싱을 한 채로. 병원 간다는 박기남에게 왜 그러세요?라는 표정을 지었더니.. 경기 제대로 안보냐면서 한 소리 한다.

어제 .. 기사 쓰는 날도 아니고.. 듬성듬성 왔다갔다 경기를 봤는데.. 다쳤단다. 경기하다 다치는 거야..뭐... 흠흠.. 친절하게 다리가 찢어졌다고 설명해 주면서 꿰매러 병원 간다고. 뼈 있는데 까지 찍혔다면서 거북이 같은 표정으로 느릿느릿 차에 오른 박기남.


경기 끝나고 .. 사진 찍으러 경기장 나왔던 기자랑 술 한 잔 했다.

취재하느라 고생했다고 얘기를 늘어놓는 기자. 어제 같이 결과를 알 수 없는 경기는 취재기자와 마찬가지로 사진기자들도 정신없이 바쁘단다. 

어느 팀이 승리팀이 될지 알 수 없어서 양쪽 선수들에게 모두 집중을 하고 사진을 찍어야 한다고. 거기에 끝내기가 끝내 이기는 했지만 밀어내기로 점수가 나면서 어제는 극적인 사진이 아니 나왔단다.

사진 기자들에게 훌륭한 취재원은.. 역시 서재응. 같은 사진이라도 선수들의 액션에 따라 느낌이 많이 달라진다. 서재응은 극적인 요소를 잘 갖추고 있다.

안치홍은 그런면에서 좋은 취재원은 아니란다. 어제 서재응이 위기 상황에서 병살로 이닝을 마무리했을 때. 서재응 이라던가 다른 선수들은 좋아하는 표정으로 많은 제스처를 취해서 사진이 예쁘게 나왔단다.

그런데 안치홍은 특별한 표정 없이 뛰어 들어와서 사진을 올리지 못했단다. 안치홍의 사진은 그런 밋밋한 사진이 많단다.  사진 기자 입장에서야 좋은 취재원은 아니지만 그라운드에서 집중해서 성실하게 하는 모습인 것 같아서 좋아 보이기는 한단다.


참 엊그제는 정근우 때문에 웃었다.

경기장에 도착한 SK 선수단. 정근우가 김강민과 함께 1루 덕아웃으로 걸어 들어온다. KIA 선수들 훈련 끝나고 텅 비어있는 덕아웃. 다른 선수들도 음료수 구하러 종종 1루 덕아웃을 방문하기에 그러는 줄 알았는데.... 냉장고 쪽이 아니라 덕아웃 감독님 의자 있는 방향으로 걸어간다.

옆에 한 선배랑 정근우 뭐하나 유심히 지켜보고 있는데..

의자 뒤쪽에 있는 문을 똑똑 두드리더니 잡아당긴다.

알고 보니 조범현 감독께 인사를 하러 온 것. 그런데 그 문은 그냥 뒤에 복도와 연결된 출입문이다. 경기 중 감독님이 그 문으로 왔다 갔다 하시니까 거기가 감독실 문인 줄 알았던 모양이다.

둘이 어색해하며 감독실이 어디냐고 물어보는데 나랑 옆에 계시던 선배 웃음보가 터졌다.

마침 출입문이 잠겨 있었는데.. 만약 열려있었다면 어땠을까? 문을 열고 안녕하세요.. 했는데 복도가 휑하니 맞아준다면?

그라운드에서 레이저 눈빛을 쏘는 두 선수... 그라운드 밖에서는 천진난만한다.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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