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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거즈

시작은 어렵다.

by 2021S 2010. 9. 8.


이번 주 임시 데스크를 하느라 출장은 가지 못하고 겸사겸사 2,3군 연습 중인 무등경기장에를 들렸다.

이른 점심을 먹은 선수단 훈련은 잠시 소강상태.

덕아웃에서 두런두런 얘기를 나누고 있는데 한 선수가 넙죽 인사를 한다. 누군고 했더니 한승혁이다.

저번에 한 번 봤다고 인사를 하는데.. 뒤에 나온 선수님들은 정신이 없다. 어쩔 줄을 모르고 덕아웃으로 가 앉는 선수들.

맹호관에 입소된 신입 호랑이 홍건희, 유재혁, 박세준이다.

광주일고 출신의 박기철은 그래도 홈그라운드라고 알아서 여기저기 잘 돌아다니고 있다는 소문이. ㅎ

셋이 떨어져 앉아서 그냥 앞만 보고 있다.

그걸 본 홍세완이 프로선수들 구경하고 있느냐고 농담이다.

당황한 어린 선수들 덕아웃에서 쉬고 있어라고 했다면서 우물쭈물.

팀에서 주전으로 고참으로 맹활약하고 왔을 선수들, 프로 입문을 앞두고 정신이 하나도 없을 것이다. 달라진 환경과 더 높아진 무대. 주변의 모든 것이 어색하고 낯설 테니.

나도 처음 입사해서 어쩔 줄 모르고 눈치만 보고 앉아있던 신입시절 생각 좀 했다. 처음에는 그렇게 다 어렵다.



오늘부터 본격적으로 몸 만들기에 들어간 윤석민. 목을 축이러 나왔다가 잠시 덕아웃에서 휴식을 취한다.

이번 입단하는 신인들이 좋아하는 투수로 윤석민을 꼽았다고 .. 한승혁도 그중 하나라고 귀띔해 줬더니.. 승혁 너 나 좋아하니? 뭐가 좋은데... 이러면서 한승혁을 움찔하게 만든다.

말 씩씩하게 잘하는 한승혁인데 좋아하는 선수를 눈앞에 둬서 그런지 말이 어버버다. 마운드에서..의.. 모습.. 그게 뭐.. 다.. 좋습니다. 이런 답변이 나온다.

...윤석민은 어차피 같이 훈련하고 지내면 환상이 깨질 거라면서 근엄한 선배임을 포기하고.. 떠든다.


윤 선수님도 신인 때 저리 긴장하고 있었음? 하고 물어보았더니 
 
친구 곽정철만 따라다녔단다. 곽정철 어렸을 때 볼보이도 하고 그래서 사람들도 알고 그래서 곽정철만 의지했다는 윤석민. 곽정철 없으면 뭘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서 무서웠다면서 ㅎ.

그러고 보면 동기들이 많은 힘이 되는 것 같다. 나는 어떻게 하다 외롭게 수습 보내느라 외롭기도 하고 많이 힘들었는데.. 2011 신인선수들 빨리 친해져서 막강 11라인 구축하길.


밑에 후배 꽤나 거느리게 된 김선빈은 태.어.나.서 처음으로 홈런 세리머니를 했다.

공 넘어가는 것을 확인하는 순간부터 이닝이 종료될 때까지 웃느라고...편집국에 민폐를 끼쳤다. ㅎ 이용규 만루홈런 나왔을 때는 용규야아아하하하하하 였다면 이번에는 그냥 으하하 으하하 으하하였다.

있는 힘껏 끌어당겨 그대로 넘겨버린 김선빈. 얼떨결에 넘겨버렸다는 김선빈의 설명을 들으면서도 난 계속 웃고 있었다.

김선빈 홈런 나왔을 때 덕아웃 반응은.. 다들 짐작하고 있겠지만...‘김선빈 죽었어’.. 김선빈  화려한 홈런 신고식을 치렀다.



<KIA 타이거즈>

지난 군산전부터 기자들 사이에서는 김선빈 홈런 나온다는 소문(?)이 돌았었다.. ㅎ 조범현 감독이 곧 김선빈 홈런이 나올 것이라고 큰 소리를 치셨는데.. 그날 마침 김선빈의 큰 타구가 나왔다. 순간 기자실 술렁이면서 홈런? 홈런? 이랬었다. 물론 홈런이 아니었지만.


신종길의 홈런이 나올 때부터 내 웃음보가 터졌다.

배트 살벌하게 돌아간다 했더니 담장을 넘기는 신종길. 옆에 있던 후배가 신종길 프로 데뷔 첫 홈런이냐고 물어본다. 사이클링 히트 주인공! 이렇게 대답은 했는데. 홈런이 하나 있다는 것은 알고 있는데.... 기록을 뒤져보니 통산 두 번째 홈런이다.

KIA 와서 첫 홈런.

ㅋ 하고 축하인사(?)를 보냈더니 ㅎ라는 답변이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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