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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거즈

끊고, 끝내기.

by 2021S 2012. 8. 24.

 

비도 부슬부슬 오고.. 오늘은 경기 못하겠거니 하면서 느긋하니 2시 정도에 경기장에 출근했다.

 

어디선가 들려오는 공소리.

 

비 내리는 날은 3시 정도에나 훈련이 시작되고. 딱히 호승관이 열려있을 시간도 아닌데.

 

특타조 훈련 하나 싶어 걸음을 옮겼더니 김원섭이 방망이를 휘두르고 있다. 변선웅이 공을 올려주고 있고.

 

 

 

 

분위기를 보아하니 자체 특훈이다.

 

어쩌냐. 아직 아니냐. 그렇지. 이렇게 가야 하는데. 아 이게 아닌데. 중얼중얼하면서 땀을 뚝뚝 흘리고 있는 선수님.

 

7연패를 하는 동안 6경기에서 안타가 딱 하나. 수비에서도 실수가 계속됐다.

 

왜 이렇게 야구 못하냐는 질문에 허허 웃더니. 이를 악물었다.

 

 

 

득점, 희생타, 안타에 끝내기 안타까지.

 

오늘 당장 결과를 내기 위해서가 아니라 앞으로의 경기를 위해서 준비를 한 거였는데 좋은 결과가 나왔다고 싱글벙글.

 

직구를 노리고 들어갔다는데. 노력과 준비가 만들어낸 값진 끝내기 안타다.

 

봉중근이 마무리로 나와 직구 위주의 파워피칭을 한다는 걸 노리고 직구 승부에 들어갔다는 김원섭.

 

잡힐 줄 알았는데 바람이 많이 불어줬다면서 또 웃는다.

 

 

 

예전에 홍세완 코치가 .. 김원섭이 진짜 귀찮게(?) 했다고 얘기를 했다.

 

룸메이트 시절에 방에서 방망이 들고 서서 어떻게 쳐야 하냐고 묻고 또 묻고 묻더라면서.

 

땀이 가끔은 배신을 하긴 하지만.. 대부분은 결과로 돌아오는 것 같다.

 

 

 

그런데.. 좋은 결과를 얻기는 얻었는데 경기 끝나고 보니 김원섭 그새 늙어버린 것 같다. 과격한 세리모니에 시달리느라?

 

그라운드에 결승타 주인공은 아니 보이고 흥분한 호랑이떼가.

 

기자들 질문이 “괜찮냐?”가 나올 정도의 격한 축하 인사. ㅎ

 

김원섭 왈, 이 시키들이 발을 걸어 넘어뜨리더니 막 때리더라. 다 후배들인데.

 

그래도 표정을 방실방실.

 

나중에 보니 김선빈이 선배님의 다리를 공략해 그라운드에 눕게 하시고,

 

승리의 기쁨에 도취 된 나지완이 직계 선배 등에서 세상을 다 가진듯한 표정을 짓고 있다....

 

 

단국대 루키 배터리. 단국대 출신 거포 나지완의 홈런 두 방. 단국대 맏형 김원섭의 끝내기 안타까지..

 

KIA의 단국대 특집 주간인가?

 

 

김원섭 .... 플픽도 단국대 동창들이다.

 

누가 보내줬을까. ㅎ. 팬이 합성해서 만든 것 같은데.. 나지완의 얼굴 자리에는 나지완을 닮은 강아지 사진이.. 똭.

 

 

 

비는 오락가락.

 

코치들 차례차례 나와서 하늘을 올려보는데 .. 반응은 똑같다. “오려면 오고 말려면 말지!”

 

경기가 더 밀려봤자 좋을 것도 없고 .. 훈련 시작.

 

타자님들 여기저기서 공 치고 받고 있는데.

 

홀로 서 계시던 이강철 투수 코치. 투수들은 안 나오고 뭐하느냐고 닥달하시는데 훈련 장소 잘못 아셔서 홀로 서계셨던 것.

 

머쓱해 하시면서 쑥 뛰어가신다.

 

 

 

연패도 끊고 그래서 오늘 분위기는 좋았다.

 

방실방실 수비훈련들을 하는데 .. 내야수님들이 모여있는데 공이 옆으로 샌다.

 

김선빈도 쓱 공을 지나쳐서 뒤에 있던 사람들 발 굴리게 하더니만 .. 실전에서는 100점 수비.

 

 

 

 

순서 기다리고 있던 내야수들 ‘내 것이 좋네. 네 것이 좋네’ 그런 표정으로 서로의 글러브를 만지작만지작..

 

그러다가 안치홍·김선빈·홍재호 글러브 돌려끼기.

 

홍재호의 글러브를 끼고 공을 받은 안치홍.. 김선빈이 글러브를 보고 뭐라고 중얼중얼하더니 쑥 빼서 장난기 가득한 표정으로 한쪽에 버려(?)버린다.

 

공을 잡고 돌아서던 홍재호. 구석에 놓여있는 글러브를 보고 터진다.

 

 

어제 경기 끝나고는 윤석민이 터졌다.

 

올 시즌 승리투수가 된 뒤 가장 즐거운 표정. “아 이상해. 되게 좋네”라면서 신이 난 윤석민.

 

모처럼 타선 지원도 받고, 위기 상황에서도 크게 안 흔들리고 불펜까지 완벽하게 역할을 해줬으니.

 

나지완은 각별한 후배의 승리를 위해 홈런을 두 개나 쳐줬다.

 

나지완도 끝나고 입이 함지박이다.

 

 

 

나지완의 첫 마디는 “자존심이 상했었다.”

 

팀 타격도 그렇고 상황이 상황이다 보니 경기에 뛰고 있는 선수들보다는 없는 선수들이 화제의 중심이 됐다.

 

그만큼 부진했던 타선. 섭섭하기도 하고 제 몫을 못한 것에 대한 자존심이 상했던 나지완.

 

정말 너무 이기고 싶었다면서 .. 오늘 힘들었어요.. 힘들었어요..

 

석민이도 뒤에서 간절하게 승리를 바라고 있길래 자기도 덕아웃에서도 열심히 응원했다면서.

 

힘들다고 힘들다고 하면서도 말은 청산유수.

 

 

 

‘가을 나비’냐고 웃었는데.. 후반기에 강한 나지완.

 

생긴 건 곰인데 여우같기도 하고 야구 욕심도 많고.

 

나지완 터질 때가 왔다고 생각은 하고 있었다. 오늘도 귀중한 희생플라이로 날리고.

 

 

 

팀 홈런 1위,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 두 자릿수는 아니다.

 

지난해에도 그렇고 나름 팀 홈런 1위 선수인데 이상하게 나지완 홈런 때리고도 뒷전으로 밀려난 경우가 많았다.

 

홈런을 때려도 팀이 이기질 못하니. 지난 SK전에서도 .. 다시 만난 채병용에게 홈런을 때렸는데도 말이다.

 

그날 안타에 운도 많이 따랐고. 나지완의 완승인데 KIA는 패.

 

 

 

연패를 끊는데 .. 마지막에 두 어르신도 힘을 더했다. 최향남과 김상훈.

 

최향남 가볍게 삼진을 잡아내고 몸에 맞는 볼을 허용하기는 했지만 김상훈이 대주자 이대형의 도루를 막아냈다.

 

그리고 외야플라이로 경기 마무리.

 

어제 경기 끝나고 서재응은 김상훈을 보고  “살아있네~”라면서 덕아웃을 들썩들썩하게 한다.

 

김상훈도 하나 했다면서 아빠미소.

 

지난주 마무리 자리비웠던 최향남 이번 주에는 시원시원하게 퇴근본능 발휘하고 있다.

 

화요일에는 투수 교체를 하는데 투수코치보다 먼저 마운드에 올라와 있다. 그러더니 공 하나 던지고 이닝 마무리.

 

 

 

소사도 오늘 흔들흔들 하는 것 같더니. 그냥 막 공을 던지고 멋지게 덕아웃으로 달려간다.

 

나중에 소사와 리드 두 선수의 투구 분석표가 왔는데. 스피드가 경이롭다.

 

소사 싱커가 158. 리즈 직구가 158. 소사의 포크가 140. 리즈의 포크가 145.

 

앤서니도 그렇고 공 던지는 것만큼이나 두 외국인 선수 시원시원한 성격.

 

 

 

소나는 원장님으로 통한다.

 

앤서니의 머리를 만든 소사, 불펜 보조 선수들 머리까지 시원하게 밀어줬다. 모히칸 스타일로.

 

웨이트장에서 성심을 다해 머리를 손질하고 있는 소사 사진에 시원하게 웃었다.

 

 

앤서니도 덕아웃에 웃음을 주었다.



 

어제 훈련 끝나고 들어온 앤서니의 손에 뭔가 들려있다. 

 

 

 

그걸 자랑스럽게 들어보이더니 선동열 감독 앞에다 놓고 자신의 사진을 가리키면서 막 웃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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