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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거즈

2009년 그리고 오늘

by 2021S 2014. 6. 13.

KIA의 2009년은 안치홍으로 시작해서 안치홍으로 끝났다.

정식 기록은 나지완의 끝내기 홈런이지만.


안치홍의 한국시리즈 최연소 홈런이 컸다. 타격도 타격이었지만. 한국시리즈 내내 안치홍이 보여줬던 수비는 신인의 수비가 아니었다.

안치홍이 움직이면 ‘최연소’라는 기록도 같이 움직였던 2009년.
 

오늘 경기를 보면서 2009년의 ‘아기 호랑이’를 다시 본 것 같았다.

그때 그 느낌. 그 기분이라고 할까. 그냥 그런 기분이 들었다.

 

 

사진도. 다소곳하니 2009년의 안치홍 같다. ㅎ


 
경기 전 잠깐 안치홍과 얘기를 했다.


실내에서 배팅훈련을 하고 락커룸으로 가던 안치홍에게“괜찮냐?”고 물었다.


저번에는 손목이 너무 아프다고 했는데 얼마 전에는 뒤꿈치 부상까지 당해서 발목에 테이핑을 감고 산다. 요즘 말도 많이 안하고 ㅎ. 요 며칠 유심히 지켜보고 있었다.

아픈 게 눈에 보여서 괜찮은지 물어보는 것이라고 했더니 “언제는 안 아픈 적이 있었나. 설마 죽기야 하겠어요.”
 
안 아픈 적은 없다. 손바닥 손목이야 고등학교 때부터 고질적으로 가지고 있는 부분이고. 경기도 많이 뛰고 가끔은 공에 맞기도 하고. 코로 공을 받기도 했던 안치홍이다. 물론 통뼈 집안의 후손답게 다음날 반창고 하나 코에 붙이고 경기장을 뛰어다녔다.  
 

그래서 다른 선수들은 몰라도 안치홍이 경기 도중 아픈 내색을 하면 “진짜 아픈가 보네”라는 소리가 나온다.

엄살 따위는 없어서 사구에 맞아도 빛의 속도로 튀어나가는 선수라서. 그래서 상대 투수를 당황하게 하는 선수라서.
 

2009년 자신의 생일이었던 7월2일. 하루에 홈런 두 개 날리며 자축을 했던 안치홍.

아홉수 따위는 없다는 듯.. 9호포와 10호포를 동시에 날리며 신인 두 자릿수 홈런을 기록했다.

고등학생 티가 남아있던 2009년 여름이었다.
 
2014년 여름. 1806일 만의 멀티홈런이 나왔다.
 
2009년과 2014년. 5년 전과 오늘의 멀티 홈런에 대해 물었다.
 
“2009년의 멀티 홈런은 신인 다운 모습으로 했던, 무조건 공보고 공치기로 만들었던 홈런이었다. 오늘 멀티 홈런은 생각했던 대로 내가 준비한 대로 가져가면서 만든 홈런이다.”
 
쫑알쫑알 입이 쉴 틈이 없었던 신인 시절부터 의젓한 6년차가 된 올해까지.. 이젠 표정만 봐도 읽힌다. 원래 성격, 욕심이 어디 가겠냐만은 올해는 조금은 느긋하게 조금은 즐기면서 야구를 하는 것 같아서 다행이다 싶다. 그런 선수다.
 
 

꽁꽁 싸매고 있던 마음을 조금은 풀어놓은 안치홍.

그와는 반대로 올 시즌 어느해보다 절박한 마음으로 야구를 하는 선수가 있다.

무슨 생각으로 공을 쳐냈는지, 정신이 하나도 없었다는 김민우. ‘절박함’이었다고 했다. 사실 이렇게까지 열심히 하는 선수가 아니었다는 수줍은 고백을 하기도 했던 김민우.

절박한 마음으로 치고 치고 또 치고 .. 투 스트라이크에서 겨우 파울을 만들어낸 뒤 13구 승부 끝에 볼넷을 골라냈다.

오늘 KIA 승리의 또 다른 수훈 선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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