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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거즈

야구는 없지만 이야기는 있는 월요일

by 2021S 2014. 7. 14.

 

 

 

이미 올린 사진이기는 하지만.

 

승리의 박준태.

 

상대가 강속구 투수 최대성.

 

신인 선수에게는 만만치 않을 스피드.

 

이명수 타격 코치가 들어가기 전에 일단 스트라이크를 하나 보라고 주문을 했다.

 

그리고 최대한 방망이 끝으로 공을 맞춘다는 생각으로 타격을 하라는 지시가 내려졌다 .

 

사실 말이 쉽지. 이렇게 이렇게 하라고 충고를 해준다고 해서 다 치면 야구가 아니다. 잘 쳤다는 얘기다. ㅎ

 

인터뷰가 끝나고 카메라를 들이대니 얌전하게 선다.

 

‘예쁜 표정!’이라고 했더니.. V를 그리며 저렇게 웃는다. 풋풋하니 신인은 신인이다.

 

 

 

 

 

박준태가 웃을 수 있었던 것은 이 분의 득점이 있었기에. 

 

다음날 홍세완 코치랑 얘기를 하는데 순간 큰일 났다는 생각이 들었단다.


 
김민우가 홈에 들어오려다 다시 3루로 몸을 돌리면서 앞으로 균형이 쏠려있던 상황.

 

처음부터 3루에서 지켜보다가 들어왔으면 넉넉하게 세이프인데 챔피언스필드 홈플레이트에서 백스톱 거리가 짧은 구장. 홈에서 아웃되는 줄 알고 철렁했다고. 

 

사진에선 확인 불가지만 옷은 진흙 범벅.

 

덕아웃 분위기는 손아섭이 공을 던지려는 순간 “넘어가는구나!”였다고.

 

공을 잡은 뒤, 손아섭의 어깨가 들어올려지길래 예상을 했다는 설명이었다.

 

아무래도 외야수 보다는 정확하게 세밀하게 공을 던져야 하는 내야수. 비가 와서 공에 물기가 묻은 만큼 더 송구가 더 까다로운 상황이기에 예상을 했던 실수였다고. 

 

반드시 잡고 말겠다는 이글거리는 손아섭의 눈빛과 어깨에 KIA 덕아웃에서는 “공 넘어간다!”는 소리가 나왔다.

 

 

 

 

 

뒤로 넘어갈 뻔했던 사람.

 

송은범의 나비효과에 마스크를 쓰고 안방을 지켜야 했던 최준석.

 

덕아웃에서 상황을 지켜본 프런트.

 

최준석이 자리를 잡고 앉는데 뒤로 휘청거리더란다. 주심이 꾹 밀어서 자리를 잡아주고, 꾹 밀어주고 또 꾹 밀어주고 하면서 경기가 진행됐다고. ㅎ

 

여지없이 비를 부른 김진우. 행운의 승, 말 그대로 행운의 승.

 

연장전,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두 사람이 대화를 한다. 아 화면이 꽉 찬다.

 


최준석의 얘기는

 

“어제 공을 받다가 타석에 서니 공이 하나도 안 보이더라. 힘들어 죽는 줄 알았다. 손바닥도 아프다”

 


강영식 김승회 그리고 최대성의 공까지 받아냈으니.

 

나는 행운의 승리 덕분에 사인볼을 받았다.

 


KIA의 83 친구들 신종길·이대형·김진우.

 

경기전 신종길에게 사인을 받기 위해서는 이대형의 허락을 받아야 하고, 이대형의 사인을 받기 위해서는 신종길의 허락을 받아야 한다. ㅎ

 

신종길이 없는 동안 .. 종길이 없으니 프리라며 쓱쓱 사인을 하던 이대형.

 

지난 주..  프런트의 부탁으로 사인을 하고 있던 이대형. 그 옆에 김진우가 앉아있다 .

 

사인볼 부탁 받은 게 있어서.. “김진우 선수 사인볼 받아가야 한다”고 했더니.

 

김진우는 넙죽 손을 내미는데.. 이대형이 낮은 목소리로 “때가 아니다”며 사인 불가 원칙을 천명했다.

 

“지금은 사인을 할 입장이 아니다. 1승 한 뒤에 다시 오시라”며 김진우를 막은 이대형.

 

일요일.. “김진우 선수님 사인볼을 받아가도 되겠습니까”라고 물으니. “1승을 했으니. 약속은 약속이니 받아가시죠”라며 사인활동을 허한 이대형.
 

 

신종길이 없는 틈을 타 이대형에게  몇 개 주문했더니 “노 프로브럼”이라며 쓱쓱쓱.

 

컨디션이 슈퍼 소닉이길래 프런트도 공 몇 개 더 쥐어줬다.

 

잠시..  신종길이 와서 잔소리를 하고 가기는 했다.

 

 

 

 

 

기록원도 헷갈리는 박준표와 박준태.

 

나도 가끔 이름이 헛나온다.

 

 

 

요즘 내 블로그에 지분이 높은 박준표.

 

외야에서 훈련 끝나면 바로 쏙 라커룸으로 들어가는 선배 투수들과 달리.

 

막내라서 이것저것 정리하고 챙길 것이 많아서 아무래도 가장 자주 보는 얼굴이라.

 

오늘은 더운 게.. 물이 더 많이 필요할 것 같다며 아이스 박스를 척 열더니.

 

냉장고에 들어갈 기세로 세심하게 시원한 음료수를 골라 담는다.

 

아이스박스 가득 물을 싣고 떠난 박준표.

 

 

 

 

왜 이러나 싶게 잘 치고 있는 안치홍.

 

어제 나지완과 얘기를 하는데.  안치홍이 다 쓸어담아서 뒤에서 먹을 게 없단다.  그러더니 치홍이한테 타점 따라 잡혔다고 웃었다.

 

오늘 찾아보니.. 어느새 60타점. 나지완 하고 같다. 전체 공동 9위.

 

6·7월 25경기 타율 0.383. 10홈런 35타점.

 

인터뷰는 여전히 수줍수줍 겸손이다.

 

그래도 신인 시절에도 그랬고 ... 또박또박 말 잘하는 선수다.

 


 

 

 

인터뷰를 하고 있던 안치홍을 누군가가 한참 지켜보고 있었다.

 

사진으로 보면 ... 안치홍에게 방망이를 선물하러 온 분위기인데.

 

 

 

 

알고보면 황재균이 안치홍의 방망이를 얻기 위해 걸음을 한 것이다.

 

방망이 주라며 쓱 웃고 서있던 황재균.

 

안치홍이 들고 있던 방망이 두 개 중 하나를 가리키더니.

 

“어제 친 방망이 맞느냐? 그 방망이로 내어놓으라”며 맞춤주문을 하고 있다.

 

 

이날 경기장에서는 세상 해맑은 표정으로 방망이 한 자루를 들고 3루 덕아웃에서 1루 덕아웃으로 사뿐사뿐 달려가던 한 선수가 목격됐다.

 

 

잘나가는 타자들은 방망이로 대표된다.

 

선수들이 방망이 좀 주라고 찾는 선수가 ‘핫’한 선수.

 

KIA에서는 요즘 김주찬과 안치홍의 방망이가 인기가 높다.

 

김주찬의 방망이를 노렸던 정훈은.. 과연 득템을 했는지 궁금하다.. ㅎ

 

 

 

저 인터뷰할 때는 그래도 쫑알쫑알이었는데.

 

오늘은.. 마음 짠하게 아저씨같이 웃었다.

 


야구밖에 모르는 까까머리 고등학생에서 팀을 대표하는 6년차 선수.

 

일할 때야 선수 기자지만.

 

2008년 가을부터 올해까지 7년을 보다 보니. 어떨 때는 가족보다 더 자주 봤으니. 유니폼 벗으면 친구 같고 동생 같다. 

 

사람과 사람,  더 마음 맞는 이들이 있기 마련. 각별하게 지내는 지인 중에 하나이기도 하고.

 


말은 많지만 ^^;; 남 배려하고 반듯반듯, 독하게 사는 게 몸에 배여서 속내를 잘 보이는 성격은 아니다.

 

야구만 보고 살아서. 야구 하는데 생각도 많고 욕심도 많고 예민하고 은근 아니 대놓고 까다로운 성격이기도 하고.

 

그나마 어렸을 때부터 봤던 선수라서 표정, 목소리, 억양만 들어도 마음이 읽힌다.

 

괜찮다고는 하지만 사람 마음이라는 게 괜찮을 리가 없다. 평소 같이 씩씩하게 하겠다고는 한다.

 

안치홍의 수다에 막히곤 했는데. 오늘은 내가 떠들고 안치홍이 들었다. 하하.

 

여전히 너무 일찍 철든 고등학생 안치홍 같아서 가끔은 안쓰러울 때도 있다. 복잡한 말이지만. . 이제는 어른이 됐으면 좋겠다. 

 

‘물건 들어왔다는 소문 들었다’는 상대팀 코칭 스태프의 부러움 가둑한 얘기에  KIA 코칭 스태프 의기양양하게 하던 루키.

 

신통방통 최연소 기록은 싹 갈아치우더니. 한국시리즈 그 큰 무대에서도 야무지게 수비하고 끝내기 홈런 만큼이나 컸던 홈런도 터트리고.

 

전경기출장에 3할도 찍고 골든글러브도 받고.

 

말 그대로 승승장구했다. 엘리트 코스를 밟으며 술술 편하게 6년 차가 된 것 같은데.

 

사실 내가 아는 안치홍은 한 번도 쉽게 야구를 한 적이 없다.

 

아픈 손바닥 붙잡고 매일같이 새벽 바람에 스윙하던 고등학생 시절부터 밤잠 설치며 살던 지난 시즌까지.

 

어렵게 독하게 야구를 했다.

 

기본 실력도 실력이지만 단점도 확실한 선수라서 한계를 넘기 위해서 누구보다 독하게 살았다.

 

야구만 생각하지 말고 편히 좀 살아라. 무슨 재미로 사느냐는 얘기도 많이 했는데.

 

그나마 올 시즌이 편해 보이기는 했다. 그래서 좋은 결과가 나오고 있는지도 모르겠고. 오늘의 결과는 좋지 못했지만.

 

대표팀 복은 없지만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고 사니 한편으로는 복 받은 사람이라는 얘기를 해줬다.

 

이번에도 아저씨 같이 웃었지만.. 안치홍도 그 마음은 잘 안다.

 

남은 2014시즌도 멋지게 달리길!

 

 

추가. 라인업 혼란에 대한 해명(?)의 글.

어제 야구친구 프리뷰 비더레 추천에서 나지완의 이름을 써놨다.

그런데 원래 라인업에는 나지완이 빠져있었다.

감독님께서 박기남이 1루에 들어간다고 말씀도 하셨고.

그날 1루수 구하기 대작전이 벌어졌었다. 김다원도 1루수 후보로 언급되기도 하는 등 ‘누구 1루수 없나요?’  모드였다.

나지완은 무릎도 좋지 않고 그래서 덕아웃에서 소리로 야구를 하겠다고 했는데. 그랬는데 . . 마지막 오더 작성하면서 라인업에 변동이 생겼다.

비더레 추천을 안 해놨으면 모르겠는데.. 하필.. 그래서. SNS에 글을 올리게 됐고, 본의 아니게 허위사실을 유포하게 됐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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